경험을 살릴 일과 몸이 감당할 수 있는 일은 따로 따져야 한다
시니어클럽·복지관 상담과 주치의 상의부터 거치는 것이 순서다
퇴직하고 몇 해가 지나면 “아직 일할 수 있는데 어디서 시작해야 하나”라는 물음을 품는 어르신이 많다. 오랜 세월 쌓은 경험과 책임감은 여러 일터에서 쓰일 수 있는 자산이다. 다만 경험이 많다고 해서 아무 일이나 오래 할 수 있는 것은 아니어서, 일자리를 고르기 전에 건강과 생활 여건을 함께 살필 필요가 있다.
어르신 경험이 쓰이는 곳은 생각보다 넓다
일하는 방식과 기술은 빠르게 바뀌고 있지만, 깊은 통찰력, 사람을 아우르는 리더십, 끈기와 책임감 같은 자질은 분야를 가리지 않고 쓰일 수 있다. 세월 속에서 몸에 밴 이런 능력은 새로 배우기 어려운 것이어서 오히려 변화의 시기에 쓰임새가 커질 수 있다.
어르신 손길이 필요한 자리로는 다른 어르신을 돕는 사회 서비스, 아이 돌봄, 공공기관 안내, 마을 환경 정비 등이 꼽힌다. 예전에 하던 일과 전혀 다른 분야에 새로 도전하는 길도 열려 있다. 어떤 일이든 당사자가 즐거움과 보람을 느낄 수 있는지가 오래 이어가는 데 중요한 기준이 된다.
하고 싶은 일과 할 수 있는 일은 다르다
의욕이 앞서면 체력에 넘치는 일을 덜컥 맡기 쉽다. 그러나 오래 즐겁게 일하려면 무리한 일보다는 자기 체력에 맞고 재미를 느낄 수 있는 일을 고르는 편이 낫다. 일을 시작하는 기쁨과 그 일을 몇 달, 몇 해 동안 버틸 수 있는지는 별개의 문제다.
고혈압, 당뇨, 관절 질환처럼 지병(오래 앓아 온 병)이 있는 어르신이라면 일자리를 알아보기 전에 주치의와 먼저 상의할 필요가 있다. 오래 서 있어야 하는지, 무거운 것을 드는지, 바깥 날씨에 노출되는지 등을 의사에게 구체적으로 설명하면 몸에 부담이 덜한 일을 가려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가까운 기관과 온라인을 함께 쓰는 것이 유리하다
처음 문을 두드려 볼 곳은 노인일자리 지원기관이나 시니어클럽이다. 이곳에서는 어르신에게 맞는 일자리 정보를 안내하고 상담과 교육도 함께 진행한다. 동네 주민센터나 노인복지관에서도 관련 소식을 얻을 수 있어, 집에서 가까운 곳부터 찾아가는 것이 부담이 적다.
컴퓨터나 스마트폰 사용에 익숙한 어르신은 고용노동부의 구인구직 사이트(옛 워크넷, 현재 고용24)에서 전국의 일자리 정보를 한꺼번에 살펴볼 수 있다. 사용이 서툴다면 자녀나 손주에게 도움을 청하거나, 앞서 말한 기관을 직접 찾아가 화면을 함께 보며 안내를 받는 방법도 있다.
새 일을 시작하는 것은 생활 리듬과 집안일 분담까지 바꾸는 결정이다. 가족과 미리 솔직하게 이야기를 나누면 출퇴근 시간이나 건강 문제를 함께 점검할 수 있고, 가족의 응원은 일을 이어가는 데 큰 힘이 될 수 있다.
상담 전에 확인하고 물어볼 것
상담 창구를 찾기 전에는 하루 몇 시간, 일주일에 며칠 일할 수 있는지, 걸어서나 대중교통으로 오갈 수 있는 거리인지, 몸이 감당하기 어려운 동작은 무엇인지를 먼저 정리해 두는 것이 좋다. 상담 자리에서는 일의 내용과 근무 시간, 교육이 따로 있는지, 몸이 좋지 않을 때 쉴 수 있는지를 물어볼 필요가 있다.
일자리 정보와 상담은 가까운 시니어클럽, 노인복지관, 주민센터에서 받을 수 있고, 온라인으로는 고용24에서 찾아볼 수 있다. 전국 단위 노인일자리 사업 안내는 한국노인인력개발원을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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