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세 이후에도 일을 이어가려는 어르신이 늘고 있다
오랜 경력은 강점이지만 건강과 근무 강도에 맞는 자리를 고르는 것은 별개다
경험과 건강을 먼저 정리하고 가까운 상담 창구를 찾을 필요가 있다

은퇴를 했지만 아침마다 갈 곳이 없다는 허전함을 털어놓는 어르신이 적지 않다. 60세를 넘겨서도 삶의 보람을 찾고 수입을 이어가고 싶다는 바람은 이제 흔한 이야기가 됐다. 다만 다시 일하겠다는 마음만으로 아무 자리나 서두르면 몸에 무리가 오거나 금세 그만두게 될 수 있다.

오랜 경력은 다시 일할 때의 밑천이다

가정과 직장, 지역사회에서 수십 년 동안 쌓은 경험과 판단력은 짧은 시간에 배울 수 없는 자산이다. 새 일터에서 후배에게 일하는 요령을 전하거나 손님을 대하는 노하우를 보여주는 일은 어르신이 잘할 수 있는 영역으로 꼽힌다.

경제 소식에서 일자리 이야기가 자주 오르내리는 만큼 중장년과 노년층의 경력을 눈여겨보는 곳도 생각보다 많을 수 있다. 다만 경력을 알아주는 곳이 있다는 것과 그 자리가 지금의 몸 상태에 맞는다는 것은 다른 문제다.

하고 싶은 일과 할 수 있는 일은 다르다

첫 단계는 스스로를 돌아보는 일이다. 어떤 일을 할 때 가장 잘했고 즐거웠는지, 어느 분야에 관심이 있었는지를 적어보면 방향이 잡힌다. “내가 할 수 있을까”라는 걱정보다 “내가 잘하는 이 일로 어떤 도움을 줄 수 있을까”를 묻는 편이 출발점으로 낫다.

건강 점검은 이 과정과 함께 가야 한다. 오래 앓아온 만성질환(고혈압, 당뇨처럼 오랫동안 관리가 필요한 병)이 있다면 무리 없이 일할 수 있는 조건을 먼저 따져볼 필요가 있다. 힘이 많이 드는 일보다 짧은 시간 일하는 자리, 앉아서 하는 일, 보람을 느낄 수 있는 봉사활동도 선택지가 될 수 있다.

혼자 정하기보다 가족과 의논하는 편이 낫다

새 일을 시작하기 전에 배우자나 자녀와 터놓고 이야기하는 시간이 도움이 된다. 어떤 일을 얼마나 하고 싶은지, 건강은 어떤지를 함께 나누면 가족도 결정을 이해하고 응원하기 쉽다. 가족의 지지는 낯선 일터에 적응하는 동안 버팀목이 될 수 있다.

일을 시작한 뒤에도 건강이 가장 앞선다는 점은 변하지 않는다. 일에 지나치게 매달리기보다 중간중간 충분히 쉬고, 스트레스가 쌓이지 않는 선에서 즐겁게 일할 수 있는 강도를 지키는 것이 오래 일하는 길이다. 체력이 떨어졌거나 통증이 생겼다면 근무 시간을 줄이거나 업무를 바꾸는 방안도 함께 고민할 필요가 있다.

일자리 정보는 어디에서 묻나

어르신 맞춤 일자리를 안내하는 창구는 여러 곳이다. 동네 주민센터나 시군구청에 문의하면 가까운 노인일자리 지원기관을 알려주며, 이곳에서는 경력과 건강 상태에 맞는 일자리를 찾아 연결해 준다. 직접 찾아가 상담을 받으면 조건을 더 자세히 들을 수 있다.

시니어클럽은 어르신들이 모여 지역사회에 필요한 활동을 하면서 일자리를 얻는 곳으로, 새로운 사람을 만나고 건강하게 일할 기회가 될 수 있다. 정부가 운영하는 일자리 정보 사이트(예전 워크넷, 지금은 고용24로 통합)도 있다. 컴퓨터나 스마트폰이 익숙하지 않다면 가까운 고용센터를 찾아가거나 전화로 물으면 직원이 정보를 찾아 안내한다.

다시 일을 알아보려는 어르신이라면 잘했던 일과 관심 분야, 현재 건강 상태와 하루에 일할 수 있는 시간을 미리 적어두는 것이 좋다. 그 메모를 들고 주민센터, 시니어클럽, 고용센터(고용24), 노인복지관 가운데 가까운 곳에 상담을 신청하면 첫걸음을 떼기가 한결 쉬워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