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사업을 여는 길과 경험을 살려 일자리를 구하는 길은 다르다
건강에 맞는 일을 고르고 시니어클럽·고용24에서 상담부터 받아야 한다
수십 년 지켜온 가게의 셔터를 내린 뒤, 이제 무엇을 해야 하느냐는 물음을 안고 지내는 어르신이 적지 않다. 장사를 접었다고 해서 그동안 쌓은 손님 응대 요령, 살림 감각, 성실함까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다만 경험이 있으니 다시 가게를 열면 된다는 생각은 경기가 가라앉은 시기에 부담을 키울 수 있다.
사업을 정리한 뒤 일자리로 눈 돌리는 흐름
경제 여건이 좋지 않을 때는 새 사업에 목돈을 들이기보다 지금까지의 경험과 기술을 살려 비교적 안정적인 일자리를 찾는 편이 나은 선택일 수 있다. 실제로 사업을 정리한 많은 어르신이 재창업 대신 재취업 쪽을 알아보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때 눈여겨볼 점은 큰 수입보다 건강을 지키면서 사회와 이어지고 생활의 활력을 얻는 데 무게를 두는 태도다.
컴퓨터나 스마트폰이 서툴러 구직을 망설이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어르신의 연륜과 대인 관계 경험, 넉넉한 품성을 필요로 하는 현장은 생각보다 넓다. 디지털 기기에 익숙하지 않다는 것과 일할 능력이 없다는 것은 별개의 문제다.
하고 싶은 일과 몸에 맞는 일은 다르다
일을 고를 때 먼저 따져야 할 기준은 현재의 체력이다. 젊은 시절처럼 하루 종일 서 있거나 무거운 물건을 드는 일은 몸에 무리를 줄 수 있어, 앉아서 하거나 즐겁게 이어갈 수 있는 일을 우선 살펴볼 필요가 있다. 어르신이 많이 진출하는 분야로는 경비, 환경미화, 돌봄, 주차 관리 등이 있고, 대가를 크게 바라지 않는 재능 기부도 한 갈래다.
오래 해온 취미나 특기가 새로운 일거리가 되는 경우도 있다. 다만 같은 직종이라도 근무 시간, 이동 거리, 작업 강도는 자리마다 차이가 크다. 일자리 이름만 보고 정하기보다 하루 일과가 어떻게 짜이는지 미리 물어보는 것이 안전하다.
혼자 찾기 어려운 사람과 스스로 찾을 수 있는 사람
혼자 구직 정보를 모으기 어렵다면 노인일자리 지원기관이나 시니어클럽(어르신 일자리를 연결하고 운영하는 지역 기관)을 찾아가는 방법이 있다. 대개 생활권 가까이에 있으며, 어르신에게 맞는 일자리를 소개하고 직무 교육(일에 필요한 기술을 익히는 교육)도 돕는다. 인터넷 사용이 가능한 사람은 정부 구직 사이트인 고용24(옛 워크넷)에서 직접 공고를 살펴볼 수 있다.
기기 사용이 어려운 경우에는 스마트폰에 익숙한 가족이나 지인의 도움을 받아 함께 검색하는 것도 방법이다. 기관 상담과 온라인 검색을 함께 쓰면 고를 수 있는 일자리의 폭이 넓어질 수 있다.
결정 전에 가족과 확인할 것
재취업이든 새로운 활동이든 혼자 결정하기보다 가족과 충분히 이야기를 나눌 필요가 있다. 어떤 일을 할지, 일주일에 며칠 몇 시간 일할지, 일하는 동안 건강 관리는 어떻게 할지를 솔직하게 짚어보는 것이 좋다. 가족의 지지는 새 일에 적응하는 과정에서 큰 버팀목이 될 수 있다.
첫걸음은 가까운 시니어클럽이나 노인복지관에 들러 상담을 받는 것이다. 지원 자격과 모집 시기는 기관과 사업마다 다를 수 있으므로, 고용센터(고용24)나 한국노인인력개발원 안내를 통해 최신 공고를 함께 확인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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