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는 오르는데 어디서 일을 구해야 할지 막막한 어르신이 적지 않다
회사 근무 이력만 경력으로 보는 생각과 실제 일자리 현장은 다르다
시니어클럽과 고용센터 상담으로 건강과 시간에 맞는 일부터 찾는 것이 순서다

최저임금 인상 소식이 뉴스에 자주 오르내리면서 다시 일을 해 볼까 고민하는 어르신이 늘고 있다. 장바구니 물가는 오르는데 막상 어디에 문을 두드려야 할지 모르겠다는 목소리도 함께 나온다. 다만 “내세울 경력이 없어 일자리를 구하기 어렵다”는 생각은 실제 노인 일자리 현장과는 거리가 있을 수 있다.

경력은 회사 이력만이 아니다

흔히 경력이라고 하면 이름 있는 회사에서 일한 기간을 먼저 떠올린다. 그러나 자녀를 키우며 살림을 꾸린 경험, 이웃과 어울리며 쌓은 관계, 작은 가게를 운영하며 익힌 손님 응대와 장부 관리 요령도 일터에서 쓰일 수 있는 능력이다.

기계가 대신하기 어려운 일, 곧 사람을 직접 돌보고 마음을 살피는 일은 숙련된 경험이 있는 사람에게 맞는 경우가 많다. 돌봄이나 교육처럼 상대를 이해하는 태도가 중요한 분야에서는 오랜 생활 경험이 강점이 될 수 있다. 돈벌이와 함께 자신의 경험을 나누고 사회에 보탬이 된다는 보람도 일을 다시 시작하는 이유로 꼽힌다.

공익형과 사회서비스형, 시장형은 다르다

노인 일자리는 성격에 따라 크게 세 갈래로 나뉜다. 공익형은 환경 정화나 급식 지원처럼 지역 사회에 필요한 활동을 하는 일이고, 사회서비스형은 돌봄이나 교육처럼 다른 사람에게 서비스를 제공하는 일이다. 시장형은 카페 운영이나 제품 제조와 판매처럼 수익을 내는 사업에 참여하는 형태다.

같은 노인 일자리라도 하는 일과 근무 방식, 받는 돈의 성격이 서로 다르기 때문에 이름만 보고 고르기보다는 내용을 따져 볼 필요가 있다. 이런 일자리를 찾아 연결해 주는 곳이 시니어클럽 같은 노인일자리 수행기관(정부 노인 일자리 사업을 지역에서 맡아 운영하는 기관)이다. 상담사가 건강 상태, 원하는 근무 시간, 그동안의 경험을 듣고 맞는 자리를 함께 찾는 방식이다.

민간 일자리를 찾는다면 정부가 운영하는 일자리 정보 누리집을 활용할 수 있다. 널리 알려진 워크넷은 현재 고용24로 통합돼 운영되고 있다. 인터넷이 익숙하지 않다면 가족의 도움을 받거나 주민센터, 고용복지플러스센터를 찾아가면 직원에게 검색과 사용법을 안내받을 수 있다.

건강이 먼저인 사람과 수입이 급한 사람

일을 고를 때 가장 먼저 살펴야 할 것은 수입보다 건강이다. 돈만 보고 몸에 부담이 큰 일을 맡으면 오래 이어가기 어렵고 오히려 건강을 해칠 수 있다. 매일 무리 없이 할 수 있는 가벼운 일, 쉬는 날에는 충분히 몸을 돌볼 수 있는 일이 오래 일하는 데 유리할 수 있다.

지병이 있거나 체력이 예전 같지 않은 어르신이라면 짧은 시간의 공익형 활동부터 살펴보는 것이 부담이 덜할 수 있다. 반대로 생활비가 더 필요하고 몸이 비교적 건강하다면 사회서비스형이나 시장형, 민간 일자리까지 넓혀 볼 수 있다. 어느 쪽이 맞는지는 사람마다 다르므로 상담을 거쳐 판단하는 편이 안전하다.

가족과 상의하고 상담 창구부터 찾아야

새 일을 시작하기 전에는 혼자 결정하기보다 배우자나 자녀와 충분히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 좋다. 출퇴근 거리, 근무 시간, 집안일과의 균형을 함께 따져 보면 시작한 뒤의 어려움을 줄일 수 있다. 가족의 지지는 낯선 일터에 적응하는 데도 힘이 될 수 있다.

상담을 받을 때는 내가 할 수 있는 일과 하기 어려운 일, 하루와 일주일에 일할 수 있는 시간, 집에서 다닐 수 있는 거리를 미리 정리해 가면 도움이 된다. 노인 일자리 참여를 원한다면 가까운 시니어클럽이나 노인복지관에 문의하고, 사업 안내는 한국노인인력개발원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민간 일자리와 취업 상담은 고용센터(고용24)나 고용복지플러스센터에 물어보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