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온 경험은 자산이지만 일자리 선택은 건강과 생활 여건에 맞춰야 한다
시니어클럽·고용센터 상담과 가족과의 논의부터 시작할 필요가 있다
은퇴 뒤 몇 해를 쉬던 어르신이 다시 일을 해볼까 고민할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물음은 “이 나이에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있을까”다. 오랜 세월 일터와 가정에서 쌓은 경험은 여러 현장에서 쓰임새가 있다. 다만 경험이 많다는 것과 어떤 일이든 감당할 수 있다는 것은 다르다. 두 번째 일자리는 체력과 생활 리듬에 맞춰 고르는 것이 먼저다.
일한다는 것의 의미, 소득만은 아니다
최근 최저임금(법으로 정한 시간당 최소 임금)을 둘러싼 논의가 이어지면서 일하는 사람이 받는 보상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고령층에게도 일은 생활비나 용돈을 보태는 수단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일의 의미는 소득에 그치지 않는다.
새로운 사람을 만나고, 하루의 규칙을 되찾고, 스스로 쓸모 있다는 감각을 느끼는 것도 일이 주는 몫이다. 살림을 꾸리며 익힌 손재주, 이웃과 어울리며 다진 소통 능력, 취미로 갈고닦은 기술도 일터에서는 경력이 될 수 있다. 다만 이런 장점은 무리하지 않는 범위에서 일할 때 살아난다는 점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하고 싶은 일과 할 수 있는 일은 다르다
어르신이 많이 찾는 일자리로는 경비, 환경미화, 돌봄, 카페 운영 보조, 행정 업무 보조 등이 꼽힌다. 운전이 가능하거나 간단한 컴퓨터 사용이 익숙하면 선택지가 더 넓어질 수 있다. 일자리를 고르기 전에 젊은 시절 어떤 일을 했는지, 어떤 일을 할 때 가장 즐거웠는지, 지금 무엇을 잘하는지를 차분히 정리해 보는 것이 첫걸음이 된다.
이 과정에서 하고 싶은 일과 몸이 감당할 수 있는 일을 나눠 볼 필요가 있다. 오래 서 있거나 무거운 물건을 드는 일은 의욕만으로 버티기 어렵다. 피로가 쌓이면 일의 능률이 떨어지고 일이 오히려 스트레스가 될 수 있다. 그래서 처음에는 하루 몇 시간, 혹은 주 며칠만 일하는 시간제나 단기 일자리로 시작해 몸의 반응을 살피는 방법이 권장된다.
누구에게 맞고 누구는 더 따져봐야 하나
건강 상태가 비교적 안정적이고 사람을 만나는 일에 부담이 적은 어르신이라면 돌봄이나 안내, 보조 업무처럼 경험을 살릴 수 있는 일을 찾아볼 만하다. 반면 지병이 있거나 최근 몸이 자주 피곤한 어르신은 근무 시간과 업무 강도를 먼저 따져야 한다. 일하는 중에도 틈틈이 스트레칭을 하고 짧게 쉬는 등 자신만의 건강 관리 방법을 정해 두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
가족과의 논의도 빠뜨리기 어렵다. 배우자나 자녀와 하고 싶은 일, 걱정되는 점을 솔직하게 나누면 출퇴근이나 집안일 분담 같은 현실적인 문제를 함께 풀 수 있다. 가족이 정보 검색을 거들면 인터넷이 낯선 어르신도 선택지를 넓힐 수 있다.
어디에 묻고 무엇을 확인할까
혼자 정보를 찾기 어렵다면 가까운 기관의 도움을 받는 것이 빠르다. 시니어클럽과 노인일자리 지원기관은 상담을 거쳐 어르신에게 맞는 일자리를 연결하고 면접 준비 등도 돕는다. 어느 기관이 가까운지는 동네 주민센터나 구청에 물으면 안내받을 수 있고, 주민센터와 구청에서는 지역의 노인 일자리 사업과 봉사활동 정보도 얻을 수 있다.
고용노동부의 구인구직 서비스는 인터넷으로 이용할 수 있지만 직접 다루기 어렵다면 가까운 고용센터(고용24)를 찾아가 담당 직원의 안내를 받을 수 있다. 상담할 때는 하루 근무 시간, 주당 근무일, 업무 중 몸을 쓰는 정도, 출퇴근 거리를 미리 물어보는 것이 좋다. 조급하게 결정하기보다 시니어클럽이나 노인복지관 상담을 먼저 받아 보고 한 걸음씩 시작할 필요가 있다.

댓글 0
로그인 후 댓글을 작성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