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가 줄던 충남 예산시장이 새 활력을 찾으며 경험의 가치가 다시 주목받는다
시장의 성공 사례와 개인의 재취업 가능성은 따로 따져 볼 문제다
내 재능과 건강을 점검한 뒤 시니어클럽·고용센터에 상담을 청하는 것이 첫걸음이다

은퇴한 뒤에도 사회에서 제 몫을 하고 싶다는 어르신이 적지 않다. 오랜 세월 손에 익힌 기술과 사람을 대하는 요령이 다시 쓰일 곳이 있느냐는 물음도 함께 따라온다. 다만 “경험만 있으면 곧바로 일자리가 생긴다”는 기대는 현실과 거리가 있을 수 있다.

예산시장의 변화가 보여 준 것

충남 예산시장은 인구가 줄고 고령층 비중이 높은 지역의 전통시장이었다. 그러다 먹거리와 새로운 운영 아이디어가 더해지면서 사람이 몰리는 명소로 바뀌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외식사업가 백종원 대표가 기존 상인과 새로 들어온 도전자들을 함께 도운 것이 계기가 됐다.

이 사례에서 눈여겨볼 대목은 오래 자리를 지켜 온 상인들의 손맛과 장사 노하우가 새 아이디어와 만나 다시 빛을 봤다는 점이다. 시장 상인이 아니더라도 요리, 뜨개질, 글쓰기, 이웃과 이야기 나누기처럼 사소해 보이는 경험이 지역 일자리나 사회활동의 밑거름이 될 수 있다.

시장의 성공과 개인의 재취업은 다르다

다만 한 시장이 되살아난 이야기를 모든 어르신의 재취업 가능성으로 넓혀 읽기는 어렵다. 예산시장의 변화에는 외부 전문가의 기획과 지원이 함께 작용했고, 개인이 혼자 같은 결과를 내는 것과는 별개다. 경험이 “자산”이라는 말은 맞지만, 그 자산을 어디에 어떻게 쓸지는 따로 찾아야 할 몫이다.

그래서 먼저 할 일은 자신이 젊은 시절 즐겨 하던 일, 지금도 남보다 잘할 수 있는 일을 차분히 정리해 보는 것이다. 무엇을 할 수 있는지 분명해야 상담 기관에서도 알맞은 일자리나 교육 과정을 연결해 주기 쉽다.

건강과 가족 사정부터 살펴야

새 일을 시작하려는 의욕이 크더라도 건강이 먼저다. 고혈압이나 당뇨 같은 만성질환(오래 관리가 필요한 병)이 있는 어르신은 담당 의사와 충분히 상의한 뒤 체력에 맞는 일을 고를 필요가 있다. 무리하지 않고 꾸준히 이어 갈 수 있는 일, 스트레스가 덜한 일이 오래 가는 데 유리할 수 있다.

가족과의 대화도 빼놓기 어렵다. 출퇴근 시간, 손주 돌봄 같은 집안 사정이 일과 부딪힐 수 있어서다. 자녀와 계획을 미리 나누면 서류 준비나 인터넷 검색처럼 혼자 하기 버거운 일에서도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어디에 물어보면 되나

어르신 일자리를 돕는 곳은 여럿이다. 가까운 시니어클럽이나 노인일자리 지원기관을 찾으면 적성에 맞는 일자리 안내와 필요한 교육을 함께 받을 수 있다. 예전 워크넷 서비스가 옮겨 간 고용24 누리집에서도 구인 정보를 찾아볼 수 있고, 컴퓨터가 익숙하지 않다면 가족이나 기관 직원의 도움을 받으면 된다.

직접 방문하거나 전화로 상담할 때는 해 온 일과 잘하는 일, 하루에 일할 수 있는 시간, 건강 상태를 미리 메모해 가는 것이 좋다. 지역 고용센터, 시니어클럽, 노인복지관, 한국노인인력개발원 등에 문의해 내게 맞는 일자리와 교육 과정이 있는지 확인하는 것이 첫걸음이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