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 뒤 다시 일을 고민하는 어르신이 적지 않다
서둘러 시작하는 일과 몸에 맞게 고른 일은 결과가 다를 수 있다
익숙한 일과 공공 상담 창구부터 살펴볼 필요가 있다

퇴직한 지 몇 해가 지나 “다시 일해볼까” 하는 생각이 드는 어르신이 적지 않다. 오랜 세월 쌓은 경험과 판단력은 일터에서 여전히 쓸모가 있다. 다만 일을 다시 시작하는 것 자체보다 어떤 일을 어떤 속도로 시작하느냐가 더 중요할 수 있다는 점은 흔히 간과된다.

경기 불안 속 무리한 창업은 신중해야

경기가 어렵다는 소식이 이어지면서 걱정이 많은 어르신도 있다. 이런 때 무리하게 사업을 시작했다가 어려움을 겪는 경우도 있다는 이야기가 들린다. 큰돈이 드는 결정일수록 혼자 서두르기보다 시간을 두고 따져볼 필요가 있다.

반대로 어르신이 가진 강점도 분명하다. 젊은 세대가 미처 생각하지 못하는 부분을 살피는 눈, 사람을 대하는 요령, 오랜 직장 생활에서 익힌 책임감은 쉽게 대신할 수 없는 자산이다. 무리하지 않으면서 의미 있는 활동을 찾는 쪽이 오래 일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새로 배우는 일과 해본 일은 다르다

일자리를 고를 때 먼저 떠올릴 것은 과거에 해온 일이다. 예전 직업에서 익힌 기술을 그대로 살리거나, 관심 있던 분야에서 봉사활동으로 경험을 쌓은 뒤 일자리로 이어가는 방법도 있다. 새로운 분야를 배우는 것도 좋지만, 익숙하고 잘하는 일에서 출발하면 적응 부담이 덜할 수 있다.

혼자 일자리를 찾기 막막하다면 공공 창구를 활용하는 방법이 있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는 어르신을 위한 여러 일자리 사업을 운영하고 있으며, 가까운 시니어클럽이나 노인일자리지원기관을 찾으면 상담과 소개를 받을 수 있다. 정부 고용 정보 누리집인 워크넷도 있지만, 컴퓨터나 스마트폰이 낯설다면 기관을 직접 방문하거나 자녀와 함께 가는 편이 수월할 수 있다.

건강이 먼저인 사람, 가족과 상의가 필요한 사람

일보다 앞서는 것은 건강이다. 지병이 있거나 체력이 예전 같지 않은 어르신이라면 처음부터 전일제로 뛰어들기보다 하루 몇 시간, 또는 일주일에 2~3일 정도의 가벼운 일부터 시작하는 방법을 고려할 수 있다. 일을 시작한 뒤에도 정기적으로 건강 상태를 살피고 충분히 쉬는 시간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

돈이 들어가는 일이나 몸을 많이 쓰는 일을 고민하는 경우라면 배우자, 자녀와 미리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 바람직하다. 가족의 지지는 새 활동을 이어가는 힘이 될 수 있고, 생길 수 있는 경제적 위험이나 건강 문제를 함께 따져보면 판단이 한결 안전해질 수 있다. 반면 소일거리 수준의 짧은 활동이라면 부담 없이 먼저 경험해 보는 것도 방법이다.

상담 전에 정리해 둘 것

상담 창구를 찾기 전에 몇 가지를 정리해 두면 도움이 된다. 예전에 해온 일과 자신 있는 기술, 일주일에 일할 수 있는 날과 시간, 피해야 할 작업(오래 서 있기, 무거운 물건 들기 등)을 미리 적어 가면 맞는 일자리를 찾기 쉬워질 수 있다.

인생 후반의 일자리는 조급하게 고를 대상이 아니다. 구체적인 일자리와 지원 사업은 가까운 시니어클럽이나 노인일자리지원기관에 문의하면 안내받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