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자리가 줄어드는 분야와 경험이 쓰이는 분야는 구분해서 볼 필요
경험 정리, 전문 기관 상담, 건강 점검, 가족과의 대화부터 차례로 시작
대형 마트가 점포를 줄이고 인력을 조정한다는 소식이 이어지면서, 다시 일을 찾으려는 어르신들 사이에서 “이제 설 자리가 더 좁아지는 것 아니냐”는 걱정이 나온다. 매장 일을 해 왔거나 비슷한 일자리를 알아보던 사람이라면 불안이 더 클 수 있다. 다만 한 업종의 인력 조정이 곧 고령층 일자리 전체의 축소를 뜻하는 것은 아니다.
변하는 일터, 달라지는 일의 방식
유통업처럼 기술 변화와 소비 방식 변화의 영향을 크게 받는 분야에서는 사람 손이 덜 가는 방향으로 일이 바뀌고 있다. 이런 흐름 속에서 체력을 많이 쓰는 일보다 오랜 경험과 판단, 사람을 대하는 요령이 필요한 일의 비중이 커질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어르신들이 수십 년 동안 쌓은 직업 경력, 사람들과 부대끼며 익힌 소통 능력은 짧은 기간에 배우기 어려운 자산이다. 상담이나 안내, 돌봄, 후배 지도처럼 이런 자산이 쓰일 수 있는 자리가 생각보다 다양하다는 점에서, 지금의 변화를 새 일을 찾는 계기로 볼 여지도 있다.
줄어드는 일과 필요한 일은 다르다
다만 기대만으로 일자리가 저절로 생기는 것은 아니다. 일자리가 줄어드는 분야와 경험이 새로 필요한 분야는 다르고, 어느 쪽에 해당하는지는 사람마다 지닌 경력과 건강, 사는 지역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막연히 “경험이 많으니 괜찮다”고 여기기보다, 무엇을 잘해 왔고 어떤 일을 할 때 보람을 느꼈는지 하나씩 적어 보는 일이 출발점이 될 수 있다.
이렇게 정리한 내용은 상담을 받을 때도 쓸모가 있다. 예전 직장에서 맡았던 일, 다룰 줄 아는 기계나 프로그램, 따 둔 자격증, 남을 가르치거나 이끈 경험 등을 미리 적어 두면 자신에게 맞는 일을 찾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무엇보다 스스로 가치를 낮춰 보지 않는 마음가짐이 필요하다.
건강 상태와 가족 사정부터 살펴야
일을 다시 시작하려는 어르신이라도 건강을 뒤로 미뤄서는 안 된다. 고혈압이나 당뇨 같은 만성질환(오래 관리가 필요한 병)이 있다면 담당 의사와 먼저 상의하고, 몸에 무리가 덜 가는 일을 고르는 편이 오래 일하는 데 유리할 수 있다. 일하는 시간과 쉬는 시간의 균형을 맞추는 것도 중요하다.
가족과의 대화도 빼놓기 어렵다. 일을 할지, 어떤 일을 할지 정하는 과정에서 배우자나 자녀와 충분히 이야기를 나누면 출퇴근이나 집안일 분담 같은 현실적인 문제를 미리 풀 수 있다. 가족의 응원은 새 일을 시작하는 어르신에게 든든한 힘이 될 수 있다. 반대로 건강이 크게 나쁘거나 돌봄 부담이 큰 경우라면 일을 서두르기보다 상황을 먼저 정리할 필요가 있다.
혼자 찾기보다 전문 기관에 먼저 물어야
일자리를 혼자 찾기 막막하다면 공공 기관의 도움을 받는 것이 현실적인 방법이다. 시니어클럽이나 노인일자리 지원기관에서는 어르신에게 맞는 일자리를 연결해 주고 필요한 교육도 안내한다. 인터넷으로 일자리 정보를 보고 싶다면 정부가 운영하는 고용 정보 누리집을 이용할 수 있다.
인터넷 검색이 어렵다면 가까운 행정복지센터(옛 주민센터)나 노인복지관에 직접 찾아가 묻는 방법도 있고, 자녀에게 검색을 부탁할 수도 있다. 상담을 받으러 갈 때는 앞서 정리한 경력과 건강 상태, 하루에 일할 수 있는 시간을 함께 가져가면 좋다. 시니어클럽이나 노인일자리 지원기관 안내를 통해 지역에서 모집 중인 일자리가 있는지부터 확인하는 것이 첫걸음이 될 수 있다.

댓글 0
로그인 후 댓글을 작성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