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험의 가치가 알려지는 것과 당장 일자리가 생기는 것은 다르다
가족과 조건을 정리한 뒤 시니어클럽·고용24에서 상담부터 받아볼 필요가 있다
부엌에서 수십 년 반찬을 만들어 온 손, 가죽을 재단하고 구두를 꿰매 온 장인의 손이 새로운 쓰임새로 이야기되고 있다. 사람이 일하는 방식을 배워야 하는 로봇 같은 기술에 어르신들의 숙련된 움직임이 귀한 자료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이런 흐름이 곧바로 어르신 누구에게나 새 일자리가 열린다는 뜻은 아니어서, 기대와 현실을 나눠 볼 필요가 있다.
사람의 움직임을 배워야 하는 기술
로봇이 사람처럼 자연스럽고 정확하게 움직이려면 먼저 사람이 실제로 어떻게 손을 쓰고 몸을 움직이는지 자세히 익혀야 한다는 설명이 나온다. 이 과정에서 오랜 시간 같은 일을 반복하며 몸에 밴 기술, 이른바 노하우(경험으로 익힌 요령)가 학습 자료로 쓰일 수 있다는 것이다.
요리할 때 칼을 다루는 각도, 재료를 다듬는 순서, 구두 밑창을 붙이는 손의 힘 조절처럼 말로 설명하기 어려운 감각이 여기에 해당한다. 한때 “나이 든 사람이 무엇을 알겠느냐”는 시선이 있었지만, 이제는 일상에서 쌓은 작은 습관부터 한 분야의 전문 기술까지 가치를 다시 보려는 분위기가 생기고 있다.
경험의 가치와 실제 일자리는 다르다
경험이 소중하다는 평가와 그 경험으로 돈을 버는 일자리는 별개다. 숙련 기술이 기술 개발의 자료가 될 가능성이 거론된다고 해서 관련 일자리가 이미 넓게 마련돼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원문에서도 구체적인 모집 사업이나 기관, 보수 수준은 제시되지 않았다.
따라서 이런 소식은 자신의 경력을 다시 돌아보는 계기로 삼는 편이 현실적이다. 내가 오래 해 온 일이 무엇이고, 어느 정도 숙련됐는지 정리해 두면 어떤 형태의 일자리 상담에서든 쓸모가 있을 수 있다.
건강과 조건부터 따져 봐야 하는 사람
은퇴 뒤 다시 일하고 싶은 어르신이라면 먼저 가족과 함께 관심 있는 일, 원하는 근무 시간과 장소, 체력의 한계를 이야기해 보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 혼자 결정하기보다 자녀나 배우자의 의견을 들으면 무리한 선택을 피하기 쉽다.
무엇보다 건강이 우선이다. 수입도 중요하지만 몸에 부담이 큰 일은 오래 이어가기 어렵다. 가볍게 몸을 움직이는 일이나 보람을 느낄 수 있는 봉사활동으로 천천히 시작해 자신에게 맞는 속도를 찾는 방법도 있다. 반대로 지병이 있거나 체력이 많이 떨어진 경우에는 일을 늘리기 전에 의사와 먼저 상의할 필요가 있다.
상담받을 곳과 미리 물어볼 것
어르신 일자리를 찾아 연결해 주는 곳으로는 시니어클럽과 노인일자리 지원기관이 있다. 이곳에서는 건강 상태와 경력을 함께 살펴 알맞은 일을 찾아 주는데, 전화로 문의하거나 직접 찾아가 상담을 받을 수 있다.
정부가 운영하는 일자리 정보 누리집인 고용24(옛 워크넷)에도 어르신 대상 일자리가 올라온다. 컴퓨터나 휴대전화 사용이 서툴다면 자녀나 노인복지관의 도움을 받아 함께 찾아볼 수 있다. 상담할 때는 하루 근무 시간, 몸을 얼마나 쓰는 일인지, 보수와 계약 기간, 자신의 경력이 쓰일 수 있는지를 미리 물어 두는 것이 좋다.
자신의 경험을 믿되, 기대만으로 서두르기보다 가까운 시니어클럽이나 고용센터, 한국노인인력개발원 상담 창구에서 지금 지원할 수 있는 일부터 확인해 보는 것이 첫걸음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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