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과 골목을 되살리는 지역 사업에서 어르신 경험이 다시 주목받는다
지역 활동의 보람과 일자리로서의 소득은 따로 따져 볼 필요가 있다
강점을 정리한 뒤 시니어클럽과 고용센터에서 참여 길부터 확인

은퇴한 뒤 남는 시간을 어디에 쓸지, 평생 쌓은 경험을 나눌 곳은 없는지 고민하는 어르신이 적지 않다. 최근 충남 예산시장처럼 지역 먹거리와 문화를 살려 사람을 불러 모으는 사례가 알려지면서, 동네를 가장 잘 아는 어르신의 역할에도 관심이 모인다. 다만 지역이 활기를 띤다고 해서 곧바로 어르신 일자리가 생기는 것은 아니다.

지역 살리기와 어르신 경험이 만나는 자리

외식사업가 백종원 대표가 참여한 예산시장 사례는 지역 고유의 맛과 이야기를 앞세워 방문객이 즐겨 찾는 곳으로 바꾼 경우로 꼽힌다. 이런 변화가 이어지면 볼거리가 늘어나는 데 그치지 않고, 그 지역을 오래 지켜 온 주민이 할 수 있는 일도 함께 생겨날 수 있다.

동네의 옛이야기, 오래된 맛집, 숨은 골목길을 꿰고 있는 사람은 대개 그곳에서 오래 산 어르신이다. 방문객에게 길을 안내하고 지역 이야기를 들려주는 일, 특산물을 포장하고 파는 일, 손맛을 살린 음식을 만드는 일 등이 어르신 경험과 맞닿는 활동으로 거론된다. 이런 활동은 지역에 생기를 더하고 참여하는 어르신에게는 보람과 소득을 안겨 줄 수 있다.

보람 있는 활동과 소득이 되는 일자리는 다르다

지역 행사 안내나 이야기 나눔처럼 봉사에 가까운 활동과, 정해진 시간에 일하고 보수를 받는 일자리는 성격이 다르다. 같은 길 안내라도 자원봉사로 운영되는 곳이 있고 사업단 형태로 활동비가 나오는 곳이 있어, 참여 전에 조건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

또 지역마다 사정이 달라 예산시장 같은 변화가 모든 동네에서 일어나는 것은 아니다. 유명 사례를 보고 기대를 키우기보다, 주민센터 게시판이나 이웃의 소식을 통해 우리 동네에서 실제로 무엇이 진행되는지 살펴보는 편이 현실적이다.

누구에게 맞고, 무엇을 먼저 따져야 하나

첫걸음은 스스로 무엇을 잘하고 무엇을 할 때 즐거운지 정리하는 일이다. 손재주가 좋은 사람, 사람들과 이야기 나누기를 좋아하는 사람, 동네 역사를 잘 아는 사람, 바둑이나 장기, 뜨개질 같은 특기가 있는 사람, 요리 솜씨가 좋은 사람 모두 지역 활동에서 자기 자리를 찾을 수 있다.

반면 건강이 받쳐 주지 않는데 무리하게 일을 늘리는 것은 피하는 것이 좋다. 체력에 맞는 일을 고르고 중간중간 충분히 쉬는 것이 오래 일하는 바탕이 된다. 가족과 미리 의논해 두면 일정 조정이나 이동 같은 부담을 나눌 수 있고, 응원 속에서 일을 이어 가기도 수월하다.

어디에 묻고 어떻게 찾을까

노인일자리 지원기관은 어르신에게 맞는 일자리를 상담하고 연결하며 필요한 교육도 돕는다. 시니어클럽은 카페 운영, 학교 급식 도우미, 등하원 도우미, 텃밭 가꾸기 등 지역 사업단을 운영하는 곳이 많아, 가까운 곳에 어떤 사업단이 있는지 문의해 볼 만하다.

인터넷이나 스마트폰이 익숙하다면 고용노동부의 고용24(옛 워크넷)에서 전국 일자리 정보를 찾아볼 수 있다. 사용이 어렵다면 자녀나 주민센터, 노인복지관에 도움을 청하거나 가까운 고용센터를 직접 찾아 상담을 받는 방법이 있다. 참여 전에는 활동 내용과 시간, 보수 여부, 체력 부담을 꼭 물어보고 정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