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 뒤 지역 살리기 활동에 어르신의 손맛과 농사 경험이 쓰이고 있다
보람을 얻는 봉사와 소득이 생기는 일자리는 조건이 서로 다르다
자기 강점과 체력을 먼저 따져 보고 지원 기관에 상담을 청할 필요가 있다

한때 손님이 뜸하던 시골 장터가 어르신들이 만든 먹거리로 다시 붐빈다는 이야기가 곳곳에서 들린다. 은퇴 뒤 무엇을 하며 지낼지 고민하는 어르신이라면 “내 경험도 쓸모가 있을까” 하는 물음을 품을 수 있다. 다만 지역 활동에 참여한다고 해서 모두 일정한 소득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라는 점은 미리 알아 둘 필요가 있다.

장터·특산물·안내, 어르신 솜씨가 쓰이는 자리

최근 여러 지역에서 마을과 시장에 활기를 되찾으려는 이른바 “지역 살리기” 사업이 이어지고 있다. 이런 사업에서는 오랜 세월 쌓은 생활의 지혜와 손재주가 그대로 자산이 될 수 있다. 지역 특산물로 음식을 만드는 일, 찾아온 방문객에게 길과 마을 이야기를 안내하는 일, 젊은 농민에게 재배 요령을 전하는 일 등이 대표적이다.

이런 활동은 어르신에게 사회에 보탬이 된다는 보람을 주고, 경우에 따라 경제적인 도움도 줄 수 있다. 원문 사례처럼 한적한 장터가 관광객이 찾는 곳으로 바뀌는 데 어르신의 인심과 손맛이 한몫했다는 이야기도 있다. 다만 이는 일부 지역의 사례이고, 모든 마을에서 같은 결과가 나온다고 보기는 어렵다.

봉사 활동과 일자리는 다르다

지역 활동에 참여하는 방식은 크게 봉사와 일자리로 나뉜다. 봉사는 보람이 중심이고 대가가 없거나 적은 반면, 일자리는 정해진 시간과 역할에 따라 보수가 지급된다. 같은 장터 일이라도 어떤 형태로 참여하느냐에 따라 근무 시간, 보수, 책임의 무게가 달라질 수 있다.

시니어클럽(노인 일자리 사업을 운영하는 지역 기관)처럼 어르신들이 함께 물건을 만들어 팔거나 지역에 봉사하는 사업을 꾸리는 곳도 있다. 이곳에서는 개인의 특기를 살린 활동을 찾을 수 있지만, 사업마다 참여 조건과 모집 시기가 다르므로 미리 확인할 필요가 있다.

맞는 사람과 한 번 더 따져 볼 사람

농사, 요리, 사람과 어울려 이야기 나누기처럼 오래 해 온 일에 자신 있는 어르신이라면 이런 활동과 잘 맞을 수 있다. 무엇을 좋아하고 무엇을 잘하는지 차분히 적어 보는 것이 첫걸음이다. 자기 강점을 알고 있어야 상담 자리에서도 원하는 일을 분명히 말할 수 있다.

반대로 지병이 있거나 체력이 예전 같지 않은 어르신은 일의 시간과 강도를 먼저 따져 볼 필요가 있다. 새 일을 시작하는 의욕과는 별개로 건강이 가장 앞선다. 시간제나 유연근무(출퇴근 시간을 조정할 수 있는 근무 방식)처럼 몸에 무리가 덜한 형태를 고르는 것도 방법이다.

가족과 상의하고 상담 창구부터 찾아야

일을 시작하기 전에 가족과 충분히 이야기를 나누는 과정도 중요하다. 하고 싶은 일과 걱정되는 점을 솔직하게 나누면 가족의 지지를 얻기 쉽다. 특히 인터넷으로 일자리 정보를 찾을 때는 스마트폰이나 컴퓨터에 익숙한 자녀의 도움을 받는 것이 수월할 수 있다.

혼자 고민하기보다 가까운 노인일자리 지원 기관이나 시니어클럽, 노인복지관을 찾아 상담을 받아 보는 것이 좋다. 온라인으로는 예전 워크넷이 통합된 고용24에서 전국의 일자리 정보를 검색할 수 있고, 노인 일자리 사업 전반은 한국노인인력개발원 안내를 참고할 수 있다. 상담 때는 원하는 일의 종류, 하루 가능한 시간, 보수가 있는 일인지를 함께 물어보는 것이 도움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