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복 업무와 사람을 대하는 일은 흐름이 다를 수 있다
잘하는 일을 적어 보고 시니어클럽·고용센터에서 상담부터 받는다
텔레비전 뉴스마다 “인공지능”이라는 말이 나오면서, 이제 나이 든 사람이 설 자리는 더 좁아지는 것 아니냐는 물음을 품는 어르신이 늘고 있다. 다만 인공지능이 모든 일자리를 같은 방식으로 바꾸는 것은 아니다. 어떤 일은 기계가 빠르게 대신하지만, 사람의 경험과 마음 씀씀이가 필요한 일은 여전히 사람의 몫으로 남을 수 있다.
기계가 대신하기 쉬운 일과 어려운 일
최근 나온 몇몇 연구에서는 인공지능이 주로 정해진 절차를 되풀이하는 업무를 대신하는 경향이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런 업무는 젊은 층이 많이 맡는 일과 겹치는 경우가 많아, 고령층 일자리는 다소 다른 흐름을 보인다는 해석이 뒤따랐다. 다만 이는 경향을 짚은 것일 뿐, 특정 일자리가 안전하다는 보장과는 별개다.
기계가 흉내 내기 어려운 영역으로는 흔히 상대의 마음을 헤아리는 공감, 뜻밖의 상황을 침착하게 수습하는 판단, 맡은 일을 끝까지 해내는 책임감 등이 꼽힌다. 오랜 세월 여러 사람을 만나고 크고 작은 일을 겪어 온 어르신에게는 이런 능력이 몸에 배어 있는 경우가 많다.
경험이 통하는 일자리는 어디에 있나
경험과 노하우를 살릴 수 있는 일로는 손님을 맞고 응대하는 서비스직, 아이 돌봄을 돕는 보육 지원, 이웃을 살피는 돌봄 활동, 자신이 오래 해 온 분야의 상담이나 멘토링(경험 많은 사람이 후배를 이끌어 주는 활동) 등이 대표적이다. 거창한 경력이 아니어도 요리, 텃밭 가꾸기, 손재주, 말벗 되기처럼 생활 속 재주가 일의 출발점이 될 수 있다.
새 기술을 처음부터 배우는 것보다 이미 가진 경험을 어디에 쓸 수 있을지 따져 보는 편이 부담이 적을 수 있다. 젊을 때 즐겁게 했던 일, 남보다 수월하게 해냈던 일을 종이에 적어 보거나 가족과 이야기해 보면 방향을 잡는 데 도움이 된다.
건강이 먼저, 일하는 방식도 고를 수 있다
일을 다시 시작하는 것과 무리하게 일하는 것은 다르다. 체력과 지병, 복용하는 약 등을 고려하지 않고 일을 고르면 오히려 건강을 해칠 수 있다. 하루 몇 시간, 일주일에 며칠만 일하는 시간제나 유연근무(출퇴근 시간이나 근무 일수를 조정할 수 있는 방식) 일자리를 먼저 살펴볼 필요가 있다.
일하는 도중에도 충분히 쉬고, 정기 진료와 건강 관리를 미루지 않는 것이 오래 일하는 바탕이 된다. 몸에 부담이 큰 일, 오래 서 있거나 무거운 것을 드는 일은 건강 상태에 따라 맞지 않는 사람도 있다. 반대로 사람을 만나는 일이 기운을 북돋는 어르신에게는 짧은 시간의 대면 업무가 잘 맞을 수 있다.
혼자 찾기 막막하면 상담 창구부터
혼자 일자리를 찾기 어렵다면 동네 가까운 시니어클럽이나 노인일자리 수행기관에 문의하는 방법이 있다. 이런 곳에서는 어르신 형편에 맞는 일을 연결하고 간단한 교육도 안내한다. 전화로 먼저 묻거나 직접 찾아가 상담을 받으면 된다.
정부가 운영하는 일자리 정보 사이트 워크넷에서 정보를 볼 수 있고, 컴퓨터나 스마트폰이 익숙하지 않다면 가까운 고용센터를 찾아가 직원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어떤 일을 할지 정할 때는 가족과도 충분히 의논하는 것이 좋다. 상담에 앞서 하루 몇 시간, 일주일에 며칠 일할 수 있는지와 하고 싶은 일, 피해야 할 일을 정리해 가면 시니어클럽, 고용센터, 노인복지관 어디서든 더 알맞은 일을 안내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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