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 뒤 다시 일을 찾는 어르신이 늘고 있다
새 기술을 익히는 일과 쌓아 온 경험을 살리는 일은 다르다
건강 상태와 강점을 먼저 따져 보고 가까운 지원 기관에 묻는 것이 순서다

은퇴 뒤에도 몸을 움직이며 일하고 싶다는 어르신이 적지 않다. 그런데 막상 일자리를 찾으려 하면 “요즘 세상에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있을까” 하는 물음부터 떠오르기 쉽다. 다만 새 일을 하려면 반드시 컴퓨터나 온라인 기술에 능숙해야 한다는 생각은 흔한 오해에 가깝다.

세상은 바뀌어도 경험은 남는다

온라인으로 물건을 사고파는 일이 일상이 됐고, 국내 상품이 해외에서 인기를 얻는다는 소식도 자주 들린다. 이런 변화 속에서 이전에 없던 일거리가 새로 생기고, 어르신이 참여할 수 있는 자리도 함께 넓어질 수 있다.

그렇다고 모두가 당장 온라인 판매에 뛰어들어야 한다는 뜻은 아니다. 복잡해 보이던 기술도 점차 쓰기 쉬운 방향으로 바뀌고 있고, 손재주나 사람을 대하는 태도, 오랜 사회생활과 살림에서 쌓은 지식은 시대와 관계없이 쓰임이 있다. 새 기술을 익히는 일과 이미 가진 경험을 살리는 일은 서로 다른 문제이며, 후자만으로도 시작할 수 있는 일이 있다.

건강이 먼저, 그다음이 강점

새 일을 고를 때 가장 먼저 따질 것은 건강이다. 수입이나 보람도 중요하지만, 무리하지 않는 범위에서 즐겁게 이어 갈 수 있는 일인지가 오래 일하는 데 더 큰 영향을 줄 수 있다.

그다음은 자신의 강점과 관심사를 정리하는 일이다. 예전에 어떤 직업을 가졌는지, 손으로 만드는 일과 사람과 이야기하는 일, 누군가를 돌보는 일 가운데 무엇에서 보람을 느꼈는지를 되짚어 볼 필요가 있다. 직업 경력뿐 아니라 취미나 봉사활동 경험도 실마리가 될 수 있고, 작은 일이라도 자신에게 맞으면 오래 이어 가기 쉽다.

혼자 결정하지 않는 것도 중요하다. 건강 상태, 원하는 일의 종류, 기대하는 수입을 배우자나 자녀와 솔직하게 이야기하면 현실적인 조언과 지지를 함께 얻을 수 있다.

배움은 부담이 아니라 기회

스마트폰으로 사진을 찍고 문자를 보낼 수 있다면 이미 출발선에 서 있는 셈이다. 주민센터나 노인복지관에서는 컴퓨터와 스마트폰 사용법, 간단한 온라인 교육 같은 강좌를 비교적 싼 값에 여는 경우가 많다.

새로운 것을 배우는 과정은 머리를 쓰고 새 사람을 만나는 기회도 된다. 다만 강좌를 듣는다고 곧바로 일자리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며, 배움과 취업은 별개로 보고 차근차근 넓혀 가는 편이 낫다. 기술이 서툰 어르신이라면 디지털 역량이 덜 필요한 일부터 살펴보는 것도 방법이다.

어디에 묻고 어떻게 찾을까

노인일자리 지원기관과 시니어클럽은 공익형, 사회서비스형, 시장형(어르신이 직접 상품이나 서비스를 팔아 수익을 내는 형태) 등 여러 유형의 일자리를 발굴해 연결해 준다. 가까운 기관에 전화로 묻거나 직접 찾아가 상담을 받으면 자신에게 맞는 유형을 가늠하기 쉽다.

고용노동부가 운영하는 일자리 정보 누리집(옛 워크넷, 현재 고용24)에서도 구인 정보를 찾아볼 수 있다. 컴퓨터가 낯설다면 자녀나 손주의 도움을 받거나 가까운 고용센터를 찾아가 담당자의 안내를 받을 수 있다.

일자리를 알아보기 전에 자신의 건강 상태, 하루에 일할 수 있는 시간, 원하는 일의 종류를 미리 적어 두면 상담이 한결 수월해진다. 이 메모를 들고 가까운 시니어클럽이나 노인복지관, 고용센터(고용24)에 문의해 참여할 수 있는 일자리와 교육 과정을 확인하는 것이 첫걸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