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 뒤 다시 일을 찾는 어르신이 늘고 있지만 시작점이 막막하다는 목소리가 많다
오래 쌓은 경력과 지금 몸에 맞는 일은 따로 따져 볼 필요가 있다
시니어클럽·노인일자리 지원기관 상담과 가족과의 의논이 첫 단계다

정년을 마친 뒤에도 하루를 보람 있게 채우고 싶다는 어르신이 적지 않다. 수십 년 일한 경험이 있으니 다시 일하는 것도 어렵지 않으리라 여기기 쉽다. 다만 경력이 많다는 사실과 지금 건강과 생활에 맞는 일을 고르는 것은 별개의 문제다.

경험은 자산, 일자리는 소득 이상의 의미

어르신이 오랜 세월 쌓아 온 노련함, 사람을 대하는 따뜻한 소통 방식, 문제가 생겼을 때 풀어 가는 능력은 젊은 세대가 단기간에 갖추기 어려운 강점으로 꼽힌다. 이런 능력을 필요로 하는 일터는 사회 곳곳에 있다.

은퇴 후의 일은 생활비를 보태는 수단에 그치지 않는다. 사회에 보탬이 된다는 느낌, 무언가를 해냈다는 성취감, 규칙적인 하루가 주는 활력까지 함께 얻을 수 있다. 그래서 “은퇴는 끝이 아니라 새 출발”이라는 말이 자주 나온다.

경력에 맞는 일과 몸에 맞는 일은 다르다

일자리를 고를 때 가장 먼저 따질 것은 건강이다. 예전에 하던 일과 비슷하다는 이유만으로 고르면 체력이나 근무 시간이 맞지 않아 오래 이어 가기 어려울 수 있다.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즐겁게 할 수 있는 일인지가 더 중요한 기준이 될 수 있다.

하루 몇 시간만 일하는 단시간 근무나 몸에 부담이 덜한 일을 먼저 살펴보는 것도 방법이다. 어르신이 많이 하는 일로는 환경 정리를 돕는 환경 도우미, 학교나 기관의 급식을 돕는 급식 도우미, 건물을 지키는 경비원 등이 있다. 같은 이름의 일이라도 근무 시간과 업무 강도는 일터마다 다를 수 있어 미리 물어볼 필요가 있다.

혼자 찾기 막막하다면 지원기관부터

새 일을 혼자 찾는 것이 부담스러운 어르신이라면 가까운 노인일자리 지원기관이나 시니어클럽(어르신 일자리를 연결하고 운영하는 지역 기관)을 찾아가 볼 만하다. 이곳에서는 경력, 건강 상태, 원하는 근무 시간을 듣고 알맞은 일자리를 함께 찾아 준다.

컴퓨터나 스마트폰으로 구인 정보를 찾는 일이 익숙하지 않아도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 직접 방문하면 담당자와 마주 앉아 상담을 받을 수 있다. 반면 이미 원하는 분야와 조건이 분명한 경우라면 고용센터(고용24)의 구인 정보를 함께 살펴보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다.

시작 전 가족과 의논하고 물어볼 것

일을 시작하기 전에는 배우자나 자녀 등 가족과 충분히 이야기를 나누는 과정이 필요하다. 어떤 일을 할지, 일주일에 얼마나 일할지, 일하는 동안 건강은 어떻게 챙길지를 함께 정해 두면 시작이 한결 든든해진다. 가족의 지지는 낯선 일터에 적응하는 데도 힘이 될 수 있다.

상담을 받을 때는 하루 근무 시간과 쉬는 날, 서서 하는 일인지 앉아서 하는 일인지, 몸이 불편할 때 일정을 조정할 수 있는지를 물어보는 것이 좋다. 가까운 시니어클럽이나 노인복지관, 한국노인인력개발원에 문의하면 지역에서 참여할 수 있는 일자리를 안내받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