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해진 동작을 되풀이하는 일과 사람 마음을 살피는 일은 다르다
시니어클럽과 고용센터에서 몸에 맞는 일자리부터 확인
최근 뉴스에 커피를 만드는 로봇 바리스타가 소개되면서, 기계가 사람의 자리를 차지하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가 다시 나오고 있다. 다시 일을 찾으려는 어르신 가운데에도 “이제 나 같은 사람이 설 자리가 있겠느냐”는 물음을 품는 경우가 적지 않다. 다만 기계가 빠르고 정확하다는 사실이 곧 사람의 경험이 쓸모없어졌다는 뜻은 아니다.
로봇이 잘하는 일, 사람이 잘하는 일
로봇 바리스타는 입력된 순서대로 원두를 갈고 물을 붓는 일을 실수 없이 되풀이할 수 있다. 그러나 손님의 표정을 보고 말을 건네거나, 예상하지 못한 상황에서 그 자리에 맞게 판단하거나, 힘든 사람에게 위로의 말을 건네는 일은 정해진 프로그램 밖에 있다.
이런 차이 때문에 사람의 손길과 마음 씀이 필요한 일자리가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다는 시각이 있다. 다른 어르신을 돌보는 일, 아이를 보살피는 일, 지역에서 이웃과 어울리며 봉사하는 일이 대표적이다. 오랜 세월 일하고 가정을 꾸리며 쌓은 경험과 배려심은 이런 일에서 쉽게 대신하기 어려운 자산이 될 수 있다.
경험이 있다는 것과 바로 일할 수 있다는 것은 다르다
다만 경력이 값지다는 말이 곧 어떤 일이든 바로 할 수 있다는 뜻은 아니다. 돌봄이나 아동 관련 일처럼 교육을 받아야 하는 자리도 있고, 하루에 서 있는 시간이나 오가는 거리처럼 몸이 감당해야 할 조건도 일마다 다르다. 의욕만 앞세워 무리하게 시작하면 오래 이어가기 어려울 수 있다.
그래서 건강을 가장 먼저 따져 볼 필요가 있다. 짧은 시간만 일하는 자리, 몸을 덜 쓰는 자리, 집에서 가까운 자리처럼 선택지는 생각보다 다양하다. 즐겁게 오래 할 수 있는 일인지가 수입의 많고 적음과는 별개로 중요한 기준이 된다.
누구에게 맞고 무엇을 준비할까
사람을 상대하는 일에 익숙하거나 남을 챙기는 데서 보람을 느끼는 어르신이라면 돌봄, 봉사, 지역 활동 쪽 일자리를 눈여겨볼 만하다. 반대로 사람을 많이 만나는 일이 부담스럽거나 지병으로 활동에 제약이 있다면, 근무 시간과 업무 강도를 먼저 확인하고 고르는 편이 낫다.
혼자 결정하기보다 배우자나 자녀와 어떤 일을 하고 싶은지, 어떤 도움이 필요한지 솔직하게 이야기를 나누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다. 가족이 출퇴근이나 서류 준비를 거들어 주면 첫걸음이 한결 가벼워진다. 간단한 컴퓨터 활용법이나 스마트폰 사용법을 익혀 두면 일자리 정보를 찾는 폭도 넓어질 수 있다.
어디에 묻고 무엇을 확인할까
어르신 일자리를 전문으로 돕는 곳은 가까이에 있다. 시니어클럽과 노인일자리 수행기관(지역에서 노인일자리 사업을 맡아 운영하는 곳)은 어르신에게 맞는 일자리를 연결하고 필요한 교육도 안내한다. 전화로 먼저 묻거나 직접 찾아가 상담을 받을 수 있다.
인터넷 구인 정보는 고용24(옛 워크넷을 이어받은 정부 고용 서비스)에서 볼 수 있지만, 컴퓨터나 스마트폰이 익숙하지 않다면 가까운 고용복지플러스센터를 찾아 직원의 도움을 받는 방법이 있다. 상담할 때는 하루 근무 시간, 몸을 쓰는 정도, 사전 교육이 필요한지, 집에서 거리가 얼마나 되는지를 함께 물어보는 것이 좋다. 지역 노인복지관이나 한국노인인력개발원 안내도 참고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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