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산을 맡는 기계가 늘면서 일자리 걱정도 커진다
사라지는 업무와 사람이 맡아야 할 업무는 따로 있다
경험을 살릴 일을 고르고 상담 기관부터 찾아볼 필요가 있다

동네 마트 계산대 앞에 물건을 올려놓기만 하면 값이 매겨지는 인공지능(AI) 계산대가 하나둘 들어서고 있다. 이런 장면을 본 어르신 가운데 상당수는 “이러다 일할 자리가 없어지는 것은 아닐까” 하는 물음을 품을 수 있다. 다만 기계가 들어온다고 해서 매장 안의 사람 일이 모두 사라진다고 보기는 어렵다.

계산은 기계가 맡아도 남는 일이 있다

새 기술이 자리 잡으면 일의 모양이 바뀌는 것은 분명하다. 과거 계산만 전담하던 직원의 업무 일부를 이제 기계가 대신하는 곳도 생겼다. 그러나 매장이 돌아가려면 기계가 해내지 못하는 일이 여전히 남는다.

무인 계산대 앞에서 사용법을 몰라 머뭇거리는 손님을 도와 설명하는 일, 진열대를 정리하고 빈 자리에 물건을 채우는 일, 매장을 깨끗하게 관리하는 일, 손님의 불편을 듣고 살피는 일이 대표적이다. 특히 사람과 사람이 얼굴을 마주하고 나누는 소통은 기계가 대신하기 어려운 영역으로 꼽힌다.

줄어드는 업무와 커지는 역할은 다르다

기계가 대신하는 것은 주로 반복되는 단순 업무이고, 사람의 판단과 배려가 필요한 일은 그와는 별개다. 오랜 세월 몸에 밴 친절함과 꼼꼼함, 예기치 못한 상황에서 침착하게 대처하는 경험은 손님의 만족과 직결될 수 있다. 기업들도 이런 경력과 경험이 서비스의 질을 높이는 데 보탬이 된다는 점을 알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물론 모든 일자리가 그대로 유지된다는 뜻은 아니다. 업무 내용이 바뀌는 만큼 새로운 기계를 다루는 법을 익히거나 다른 역할로 옮겨 가야 하는 경우도 생길 수 있다. 기술 변화를 막연히 두려워하기보다 어떤 일이 남고 어떤 일이 새로 생기는지 따져 볼 필요가 있다.

경험을 살리되 몸에 무리 없는 일을 골라야

과거에 어떤 일을 했든 그 경험은 새 일자리에서 밑천이 될 수 있다. 오래 살림을 꾸려 온 어르신이라면 정리 정돈 솜씨를 돌봄 서비스나 환경 관리 분야에서 살릴 수 있고, 사람 만나기를 즐기는 어르신이라면 고객 안내나 상담 업무에서 강점을 보일 수 있다.

다만 일을 고를 때는 건강이 먼저다. 무리하게 힘든 일을 맡기보다 하루 몇 시간만 하는 일, 앉아서 하는 일, 사람들과 어울리며 보람을 느끼는 일처럼 체력에 맞는 자리를 찾는 편이 오래 일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처음에는 천천히 시작해 몸 상태를 살피는 것이 바람직하다.

새 일을 시작하기 전 배우자나 자녀와 충분히 이야기를 나누는 과정도 필요하다.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 건강은 감당할 만한지, 집안일은 어떻게 나눌지를 미리 터놓고 이야기하면 가족의 응원 속에 한결 든든하게 출발할 수 있다.

일자리 정보는 어디서 확인하나

어르신에게 맞는 일자리를 찾고 교육까지 연결해 주는 곳으로는 지역 시니어클럽과 노인일자리 지원기관이 있다. 직접 찾아가거나 전화로 문의하면 지역별 모집 정보와 신청 방법을 안내받을 수 있다.

정부가 운영하는 일자리 정보 누리집인 고용24(옛 워크넷)에서도 구인 정보를 살펴볼 수 있다. 컴퓨터나 스마트폰이 낯설다면 가까운 주민센터나 고용센터를 찾아 담당 직원의 도움을 받는 방법이 있고, 노인복지관 등에서 여는 간단한 디지털 교육을 함께 들어 두면 무인 계산대 같은 새 기계에도 한결 쉽게 적응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