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력의 가치와 몸이 감당할 수 있는 일의 양은 따로 따져볼 문제다
재능 정리, 가족 상의, 주치의 상담을 거쳐 시니어클럽·고용24로 향하는 순서가 권해진다
아침 산책을 마치고 집에 돌아온 70대 어르신이 “나도 아직 쓸모 있는 일을 할 수 있지 않을까” 하고 혼잣말을 한다. 은퇴 뒤 한동안 쉬다가 다시 사회와 이어지고 싶다는 마음이 드는 것은 흔한 일이다. 다만 의욕만으로 아무 일에나 뛰어들면 건강을 해치거나 금세 그만두게 될 수 있어, 시작 전에 짚어볼 것이 몇 가지 있다.
숙련된 경험을 다시 보는 사회 분위기
최근 일부 대기업에서도 정년 연장(퇴직 나이를 늦추는 것)을 두고 논의가 오갔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오랜 기간 쌓은 숙련과 경험을 쉽게 대체하기 어렵다는 인식이 퍼지고 있다는 신호로 읽힐 수 있다.
어르신이 젊은 시절 해온 일만 경력이 되는 것은 아니다. 살림을 꾸리며 익힌 요령, 오래 즐긴 취미, 이웃과 함께한 봉사 활동도 일자리에서 쓸모 있는 재능이 될 수 있다. 여기에 나이 들며 생긴 여유와 침착함이 더해지면 맡은 일을 꾸준히 해내는 힘이 될 수 있다.
하고 싶은 일과 할 수 있는 일은 다르다
경험이 풍부하다는 것과 지금 몸이 그 일을 감당할 수 있다는 것은 별개다. 만성질환(고혈압, 당뇨처럼 오래 관리해야 하는 병)이 있는 어르신이라면 일을 고르기 전에 주치의와 먼저 상의할 필요가 있다. 일하는 시간과 강도, 서서 하는 일인지 앉아서 하는 일인지에 따라 몸에 주는 부담이 크게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일을 시작한 뒤에도 규칙적인 운동과 고른 식사를 이어가는 것이 바탕이 된다.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일의 양을 정하고, 몸이 버거우면 줄여갈 수 있는 일자리를 고르는 편이 오래 일하는 데 유리할 수 있다.
먼저 해볼 일은 재능 정리와 가족 대화
첫걸음은 종이 한 장에 자신을 정리해보는 일이다. 어떤 일을 할 때 가장 즐거웠는지, 관심 있는 분야는 무엇인지, 남보다 잘한다고 느끼는 점은 무엇인지 적어보면 찾아볼 일자리의 방향이 잡힐 수 있다.
가족과의 대화도 빼놓기 어렵다. 배우자나 자녀와 어떤 일을 하고 싶은지, 건강은 괜찮은지, 집안일이나 손주 돌봄 같은 기존 역할에 지장은 없는지 솔직하게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 좋다. 가족의 이해와 응원은 새 일에 적응하는 동안 큰 버팀목이 될 수 있다.
정보는 어디서 얻나
어르신을 위한 일자리는 생각보다 다양하다. 가까운 시니어클럽이나 노인일자리 지원기관을 찾아가면 건강 상태와 경력에 맞춘 일자리를 안내받고 상담도 받을 수 있다. 컴퓨터가 익숙하지 않은 어르신도 직접 방문하면 담당자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이 장점이다.
인터넷 사용이 편한 어르신이라면 정부가 운영하는 일자리 사이트를 활용하는 방법도 있다. 예전 워크넷은 현재 고용24로 통합돼 운영되고 있어, 그곳에서 지역과 직종별 구인 정보를 찾아볼 수 있다. 온라인이 낯설다면 무리하게 혼자 찾기보다 기관을 방문하는 편이 더 수월할 수 있다.
정리하면 재능과 관심사를 적어보고, 가족과 상의하고, 주치의에게 건강 상태를 확인한 뒤 일자리를 찾는 순서가 권해진다. 구체적인 일자리와 상담은 가까운 시니어클럽, 노인복지관, 고용센터(고용24), 한국노인인력개발원에 문의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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