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자리 소식이 많아도 누구에게나 맞는 일이 있는 것은 아니다
가까운 상담 창구, 가족과의 상의, 건강 상태 점검이 먼저다
퇴직하고 몇 달이 지나면 하루가 길어졌다고 말하는 어르신이 적지 않다. 다시 일을 하고 싶지만 어디에 물어야 할지, 이 나이에 받아 주는 곳이 있을지 막막하다는 물음이 뒤따른다. 다만 일자리 정보가 많아졌다는 말이 곧 원하는 일을 쉽게 구할 수 있다는 뜻은 아니어서, 순서를 정해 하나씩 확인할 필요가 있다.
경력과 경험을 찾는 곳이 늘고 있다
최근에는 정년 연장 논의가 자주 오르내리고, 나이 든 사람의 역할을 다시 보자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오래 쌓은 경력과 현장 감각을 높이 사는 기업과 기관도 생겨나고 있다. 예전처럼 은퇴를 일의 끝으로 여기기보다, 건강을 지키며 자기 속도에 맞춰 일하는 길을 찾는 흐름이 넓어지는 셈이다.
그렇다고 모든 경력이 그대로 새 일자리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일하는 시간, 몸을 쓰는 정도, 보수 수준은 일자리마다 크게 다를 수 있고, 예전 직장에서의 직급이나 대우를 기대하면 실망이 클 수 있다. 사회에 보탬이 되고 싶다는 마음과 생활비를 벌어야 하는 사정은 서로 다른 문제여서, 어느 쪽이 더 중요한지 먼저 정리해 두는 편이 좋다.
상담 창구와 온라인 검색은 다르다
가장 손쉬운 출발점은 동네 가까이에 있는 노인일자리 지원기관이나 시니어클럽(노인 일자리를 연결하고 운영하는 지역 기관)이다. 이곳에서는 어르신이 참여할 수 있는 일자리와 봉사활동을 직접 상담해 주고, 주민센터에서도 안내를 받을 수 있다. 얼굴을 보고 묻는 방식이라 인터넷이 낯선 사람에게 특히 도움이 될 수 있다.
인터넷을 어느 정도 다룰 수 있다면 정부의 고용 정보 누리집인 고용24(옛 워크넷)나 고령자인재은행(중장년·고령자 구직을 돕는 지정 기관) 누리집에서 공고를 찾아볼 수 있다. 검색창에 “시니어 일자리” 같은 말을 넣으면 여러 공고가 나온다. 다만 온라인 공고는 양이 많은 대신 조건을 하나하나 따져야 하므로, 혼자 판단하기 어렵다면 자녀나 주변 사람의 도움을 받는 것이 안전하다.
건강과 가족 사정에 따라 맞는 일이 달라진다
새 일을 고를 때 가장 먼저 따질 것은 건강 상태다. 가볍게 몸을 움직이는 일, 스스로 즐겁게 할 수 있는 일이 오래 이어가기에 유리할 수 있다. 고혈압이나 당뇨 같은 만성질환(오래 관리가 필요한 병)이 있는 어르신이라면 일을 정하기 전에 주치의와 상의할 필요가 있고, 일하다 힘에 부치면 쉬어 가는 것도 계획에 넣어 두는 편이 낫다.
가족과의 상의도 빼놓기 어렵다. 배우자나 자녀와 미리 이야기하면 출퇴근 시간, 집안일 분담, 건강 걱정 같은 문제를 함께 짚어 볼 수 있다. 가족의 이해가 있으면 새 도전을 이어 가는 데 힘이 되지만, 반대로 무리한 일정이라면 시작 전에 걸러 내는 계기도 된다.
반면 이미 몸이 많이 지쳐 있거나 돌봐야 할 가족이 있는 경우라면 정해진 시간에 나가야 하는 일보다 짧은 봉사활동이나 배움부터 시작하는 쪽이 맞을 수 있다. 일자리를 구하는 것과 일상에 활력을 되찾는 것은 같은 목표가 아닐 수 있다.
배움부터 시작해 보는 것도 방법이다
주민센터와 노인복지관에서는 컴퓨터 사용법, 스마트폰 활용법 같은 교육 과정을 운영하는 곳이 많다. 이런 기초를 익혀 두면 온라인 공고를 직접 찾거나 지원서를 내는 데 자신감이 생기고, 선택할 수 있는 일의 폭도 넓어질 수 있다. 처음에는 어렵게 느껴져도 천천히 배우는 과정 자체가 새 출발의 준비가 된다.
정리하면 먼저 원하는 것이 수입인지 보람인지 정하고, 건강 상태를 점검한 뒤 가족과 일정을 맞추는 순서가 바람직하다. 그다음 가까운 시니어클럽이나 노인복지관, 주민센터에 들러 참여할 수 있는 일자리를 묻고, 온라인으로는 고용24에서 공고를 찾아볼 수 있다. 일자리 사업 전반이 궁금하다면 한국노인인력개발원 안내를 함께 확인해 보는 것도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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