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 뒤 다시 일하려는 어르신이 늘지만 첫걸음에서 막히는 경우가 많다
쌓아 온 경험이 강점이 되는 것과 아무 일이나 맞는 것은 다르다
체력과 근무 시간을 먼저 정하고 시니어클럽·고용센터에서 상담받는 것이 순서다

퇴직 뒤 몇 년을 쉬다가 다시 일을 알아보는 어르신이 적지 않다. 이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물음은 “이 나이에 할 수 있는 일이 있을까”다. 다만 일자리를 찾는 데 나이 자체보다 더 크게 작용하는 것은 어떤 일을, 얼마나, 어떤 몸 상태로 할지 미리 정해 두었는지인 경우가 많다.

경험을 귀하게 보는 분위기는 커지고 있다

최근에는 일부 대기업에서 퇴직 연령을 늦추자는 논의가 나왔다는 소식도 전해졌다. 오랜 경력을 가진 인력이 기업과 사회에 필요하다는 인식이 퍼지고 있다는 신호로 읽을 수 있다. 다만 이런 논의가 곧바로 모든 어르신의 재취업 기회로 이어진다고 보기는 어렵고, 실제 제도로 자리 잡을지도 지켜볼 필요가 있다.

현장에서 어르신의 강점으로 꼽히는 것은 성실함, 책임감, 문제를 풀어 본 경험, 사람을 품는 너그러움 같은 것들이다. 이런 자질은 새 일터의 분위기를 안정시키고 젊은 동료에게 본보기가 될 수 있다. 그러나 경험이 강점이라는 것과 어떤 일이든 잘 맞는다는 것은 별개다.

하고 싶은 일과 할 수 있는 일은 다르다

일을 고를 때는 예전 직업의 경력을 살릴지, 평소 관심 있던 새로운 분야에 도전할지부터 정리하는 것이 좋다. 같은 분야라도 예전처럼 하루 종일 일하는 자리와 하루 몇 시간, 일주일에 며칠만 나가는 자리는 부담이 크게 다르다. 무리해서 시작한 일은 건강을 해치고 오래 이어 가기 어려울 수 있다.

그래서 먼저 따져야 할 것은 자신의 체력과 생활 여건이다. 오래 서 있어도 괜찮은지, 출퇴근 거리는 어느 정도까지 견딜 수 있는지, 가족을 돌보는 일과 겹치지 않는지를 미리 적어 두면 상담할 때 훨씬 수월하다. 즐겁게 오래 할 수 있는 일이 결국 가장 나은 선택일 수 있다.

혼자 찾기보다 기관과 가족의 도움을

어르신의 재취업과 사회 활동을 돕는 기관은 전국 곳곳에 있다. 시니어클럽이나 노인일자리 지원기관에서는 어르신에게 맞는 일자리를 연결하고 필요한 교육을 안내한다. 처음 찾아가는 자리가 낯설 수 있지만 상담 자체는 부담 없이 받아 볼 수 있다.

온라인 취업 정보 사이트에도 어르신이 지원할 수 있는 일자리가 꾸준히 올라온다. 예전 워크넷은 지금 고용24로 합쳐졌다. 컴퓨터나 스마트폰이 익숙하지 않은 어르신은 자녀나 손주와 함께 찾아보거나, 눈에 띈 공고를 메모해 두었다가 기관에 문의하는 방법도 있다.

새 일을 시작하는 것은 본인뿐 아니라 가족 전체의 생활과도 맞닿아 있다. 어떤 일을 얼마나 하고 싶은지 가족과 충분히 이야기를 나누면, 일정 조정이나 건강 관리에서 도움을 받기 쉬워진다.

상담 전에 정리해 둘 것

기관을 찾기 전에는 예전에 했던 일과 다룰 줄 아는 기술, 하루와 일주일에 일할 수 있는 시간, 피해야 할 작업 조건, 원하는 활동 지역 정도를 적어 가면 좋다. 지병이 있거나 복용하는 약이 있다면 무리가 되는 일이 무엇인지 주치의에게 먼저 물어볼 필요도 있다.

구체적인 일자리와 교육 과정은 가까운 시니어클럽, 노인복지관, 고용센터(고용24)에서 상담받을 수 있다. 노인일자리 사업 전반은 한국노인인력개발원 안내를 함께 확인하면 지역에서 참여할 수 있는 활동을 넓게 살펴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