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학력보다 능력과 경험을 보는 채용이 늘고 있다는 흐름
경험이 인정받는 것과 아무 일이나 맞는 것은 다른 문제
원하는 일을 정리한 뒤 시니어클럽·고용센터 상담부터

은퇴한 뒤 몇 달이 지나면 남는 시간을 어떻게 쓸지 고민하는 어르신이 적지 않다. 수십 년 일하며 쌓은 경험을 다시 써 볼 곳이 있을지 궁금해하는 경우도 많다. 다만 경험이 인정받는 분위기가 생겼다고 해서 누구에게나 맞는 일자리가 저절로 찾아오는 것은 아니다.

나이보다 능력을 보는 채용, 무엇이 달라졌나

최근에는 나이나 학력보다 실제로 갖춘 능력과 경험을 따지는 채용 방식이 늘고 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젊은 층의 인공지능(AI) 활용 능력 같은 새 기술이 주목받는 한편, 오랜 현장 경험에서 나온 노련함과 사람을 대하는 태도는 기술로 쉽게 대신하기 어려운 부분으로 꼽힌다.

이런 가치를 알아보고 중장년·노년층과 함께 일하려는 곳이 생기고 있다는 점은 반가운 변화다. 컴퓨터나 스마트폰이 서툴러 걱정하는 어르신도 있지만, 기초 디지털 교육을 함께 제공하는 기관도 있어 배우려는 의지가 있다면 적응할 길은 열려 있다.

경험이 인정받는 것과 일이 맞는 것은 다르다

경험을 높이 사는 분위기와 지금 몸 상태에 맞는 일을 찾는 것은 별개의 문제다. 오래 서 있거나 무거운 것을 드는 일, 근무 시간이 긴 일은 경력과 상관없이 부담이 될 수 있다. 무리하지 않고 건강을 지키며 할 수 있는 일인지가 먼저 따져 볼 대목이다.

그래서 일자리를 찾기 전에 지금까지 해 온 일, 앞으로 해 보고 싶은 일, 몸에 부담이 덜한 일을 차분히 적어 보는 과정이 필요하다. 혼자 정리하기 어렵다면 가족과 이야기를 나누며 방향을 잡는 것도 방법이다. 서두르기보다 마음이 가는 분야를 먼저 정해 두면 상담 때 훨씬 구체적인 안내를 받을 수 있다.

어떤 어르신에게 도움이 되나

은퇴 뒤 보람 있는 일을 찾고 싶지만 어디서부터 시작할지 막막한 어르신, 디지털 기기가 익숙하지 않아 구직 정보를 찾기 어려운 어르신에게는 가까운 지원 기관이 출발점이 될 수 있다. 노인일자리 지원기관이나 시니어클럽에서는 개인에게 맞는 일자리를 연결하고, 필요한 교육 프로그램과 스마트폰 사용법 같은 기초 교육도 안내한다.

반면 이미 컴퓨터와 스마트폰을 어느 정도 다루는 어르신이라면 정부가 운영하는 구직 사이트를 직접 활용할 수 있다. 원문에서 소개한 워크넷(www.work.go.kr)은 현재 고용24로 통합돼 운영되고 있으며, 검색창에 “시니어”나 “노인 일자리” 같은 말을 넣어 공고를 찾아볼 수 있다. 처음이라면 자녀나 손주의 도움을 받아 함께 살펴보는 것도 좋다.

시작 전에 확인하고 물어볼 것

새로 일을 시작하는 것은 본인뿐 아니라 가족의 생활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근무 시간과 이동 거리, 건강 상태를 가족과 함께 따져 보고 결정하는 편이 안전하다. 가족의 지지는 새 일에 적응하는 데에도 힘이 될 수 있다.

상담을 받을 때는 하루 근무 시간, 업무 강도, 교육 지원 여부, 급여와 계약 기간을 미리 물어 두는 것이 좋다. 일자리 상담은 가까운 시니어클럽이나 노인복지관, 고용센터(고용24)에서 받을 수 있고, 노인 일자리 사업 전반은 한국노인인력개발원을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