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으로 몇 시간짜리 일을 구하는 어르신이 늘고 있다
쉽게 잡히는 일과 오래 할 수 있는 일은 다르다
건강·가족 상의·전문 기관 상담을 거쳐 일자리를 고르는 것이 먼저다

아침에 스마트폰 앱으로 오후 몇 시간짜리 일을 잡고, 버스를 타고 현장으로 향한다. 원하는 시간에 짧게 일하고 용돈을 벌 수 있다는 점에서 초단기 일자리(앱 등으로 하루나 몇 시간 단위로 구하는 일)는 어르신에게도 솔깃한 선택지다. 다만 “언제든 쉽게 구할 수 있다”는 장점이 곧 “안정적으로 벌 수 있다”는 뜻은 아니다.

출근 직전 취소, 교통비만 남는 경우도

초단기 일자리는 젊은 층뿐 아니라 잠시 시간을 내 용돈을 벌거나 새로운 경험을 해 보려는 어르신 사이에서도 관심이 커지고 있다. 일을 고르는 과정이 간단하고 시간 부담이 적다는 점이 주된 이유로 꼽힌다.

그러나 이런 방식에는 예상하지 못한 어려움이 따를 수 있다. 일하러 나서기 직전에 갑자기 취소 통보를 받아 헛걸음을 하거나, 교통비만 쓰고 돌아오는 사례도 있다고 한다. 들인 시간과 노력만큼 보상을 받지 못하면 금전 손해에 더해 마음의 상처도 남을 수 있다.

쉽게 잡히는 일과 오래 할 수 있는 일은 다르다

어르신이 오랜 세월 쌓아 온 인내심과 책임감, 일을 다루는 노련함, 사람을 대하는 지혜는 어느 직장에서든 필요한 덕목으로 여겨진다. 이런 경험이 불안정한 일자리에서 잠깐 쓰이고 마는 것은 본인에게도, 일터에도 아쉬운 일일 수 있다.

그래서 당장 잡히는 일과 꾸준히 보람을 느끼며 할 수 있는 일은 구분해서 볼 필요가 있다. 용돈벌이나 경험 삼아 초단기 일을 해 보는 것과, 생활의 한 축으로 삼을 일자리를 찾는 것은 별개의 문제다. 경비, 안내, 사회 서비스, 돌봄, 제조처럼 어르신의 경험이 쓰일 수 있는 분야는 생각보다 넓다.

일을 고르기 전에 짚어 볼 것들

가장 먼저 따질 것은 몸 상태다. 새 일을 시작하고 싶은 마음이 앞서더라도 무리한 업무나 지나치게 긴 근무 시간은 오히려 건강을 해칠 수 있다. 자신의 체력에 맞춰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꾸준히 할 수 있는 일을 고르고, 정기 건강검진과 충분한 휴식을 함께 챙길 필요가 있다.

가족과의 상의도 빼놓기 어렵다. 어떤 일을 하고 싶은지, 근무 시간과 거리 같은 조건은 어떠해야 하는지를 배우자나 자녀와 솔직하게 나누면 판단이 한결 쉬워질 수 있다. 일터에서 뜻밖의 문제가 생겼을 때도 가족이 상황을 알고 있으면 도움을 받기 수월하다.

하고 싶은 일을 차분히 정리해 보는 과정도 필요하다. 평생 가장 잘했던 일, 즐거웠던 일, 새로 배워 보고 싶은 분야를 떠올려 보면 방향이 잡힐 수 있다. 잘할 수 있고 재미를 느끼는 일일수록 오래 이어 갈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 현장의 일반적인 이야기다.

혼자 찾기 어렵다면 기관 상담부터

어르신의 재취업을 돕는 기관은 여러 곳이 있다. 노인일자리 지원기관은 본인에게 맞는 일자리를 찾아 연결해 주며, 전화나 방문으로 상담을 받을 수 있다. 시니어클럽은 어르신들이 함께 일하는 사업단을 운영하고 각종 교육 프로그램도 마련하고 있어 직접 찾아가 분위기를 살펴보는 것도 방법이다.

인터넷 이용이 익숙하지 않다면 자녀나 주변의 도움을 받아 고용노동부의 일자리 정보 사이트인 고용24(옛 워크넷)를 함께 살펴볼 수 있다. 방문이 어렵다면 대표 전화로 문의하는 길도 있다.

초단기 일자리를 이용하려는 경우에도 취소 시 보상 규정이 있는지, 현장까지 오가는 비용과 시간이 얼마나 드는지를 미리 따져 보는 것이 좋다. 안정적인 일자리를 원한다면 가까운 시니어클럽이나 노인복지관, 고용센터(고용24)에 먼저 상담을 요청해 자신의 건강과 경험에 맞는 일을 함께 찾아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