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 뒤 다시 일을 찾는 어르신이 늘고 있다
오래 쌓은 경험은 자산이지만 체력과 건강 상태에 맞는 일인지가 먼저다
시니어클럽·고용24·주민센터에서 정보를 얻고 가족과 먼저 상의할 필요가 있다

퇴직하고 몇 해가 지나 “나도 아직 일할 수 있지 않을까” 하고 생각하는 어르신이 적지 않다. 정년 연장 논의가 이어지면서 오랜 경험과 눈썰미를 다시 찾는 곳도 조금씩 늘고 있다. 다만 일할 기회가 늘었다는 것과 아무 일이나 해도 괜찮다는 것은 별개다.

경험은 자산, 출발은 “내가 잘하는 일” 찾기

오랫동안 해 온 직업, 손에 익은 기술, 꾸준히 이어 온 취미는 새 일을 고를 때 출발점이 될 수 있다. 같은 분야로 돌아가는 길도 있고, 전혀 새로운 분야에 도전하는 길도 있다. 어느 쪽이든 먼저 스스로 무엇을 좋아하고 무엇을 잘하는지 정리해 두면 상담 자리에서 원하는 일을 설명하기가 한결 쉬워진다.

새 일자리는 더 이상 젊은 층만의 몫이 아니라는 시각도 넓어지고 있다. 일을 통해 생활비를 보태는 것뿐 아니라 사회에 보탬이 된다는 보람, 사람들과 어울리는 즐거움을 얻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이런 기대가 크다고 해서 몸에 무리가 가는 일까지 감수할 필요는 없다.

좋은 일자리와 맞는 일자리는 다르다

보수가 높거나 조건이 좋아 보이는 일이라도 자신의 체력과 건강 상태에 맞지 않으면 오래 이어 가기 어렵다. 고혈압이나 당뇨 같은 만성질환(오래 관리가 필요한 병)이 있는 어르신이라면 근무 시간, 서 있는 시간, 이동 거리 등을 미리 따져 볼 필요가 있다. 일과 휴식의 균형이 무너지면 일이 활력소가 아니라 스트레스가 될 수 있다.

그래서 처음에는 짧은 시간이나 가벼운 활동으로 시작해 몸 상태를 살피는 방법도 생각해 볼 수 있다. 공익 활동처럼 부담이 덜한 일부터 해 보고, 익숙해지면 보수를 받는 일로 넓혀 가는 식이다. 어떤 일이 맞는지는 사람마다 다르므로 주변 사례를 그대로 따르기보다 자신의 조건을 기준으로 삼는 편이 낫다.

혼자 찾기 어렵다면 도움받을 곳부터

노인일자리 지원기관이나 시니어클럽은 경력과 건강 상태를 고려해 공익 활동부터 보수를 받는 일까지 여러 일자리를 연결해 준다. 인터넷 사용이 익숙하거나 자녀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면 고용24(옛 워크넷)에서 전국 일자리 정보를 한 번에 살펴볼 수 있다. 인터넷이 낯선 어르신은 가까운 주민센터나 노인복지관을 찾아 안내를 받는 방법도 있다.

반면 이미 건강에 이상 신호가 있거나 치료 중인 어르신은 일자리 상담에 앞서 담당 의사와 일해도 괜찮은지 먼저 이야기해 보는 것이 순서다. 일자리를 구하는 일보다 건강을 지키는 일이 앞선다는 점은 누구에게나 같다.

시작 전 가족과 나눌 이야기

새 일을 시작하기 전에는 배우자나 자녀와 차분히 이야기를 나눌 필요가 있다. 어떤 일을 하고 싶은지, 출퇴근이나 서류 준비 등에서 어떤 도움을 받을 수 있는지, 집안 생활에 어떤 변화가 생길지 함께 짚어 보면 판단이 한층 현명해질 수 있다. 가족의 지지는 낯선 일터에 적응하는 데도 힘이 된다.

정리하면 먼저 자신의 경험과 건강 상태를 점검하고, 가족과 상의한 뒤, 가까운 시니어클럽이나 노인복지관, 주민센터, 고용센터(고용24)에 문의해 자신에게 맞는 일자리를 함께 찾아보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