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 뒤 쉬다가 다시 일터를 찾는 어르신이 적지 않다
같은 어르신 일자리라도 공공형·사회서비스형·민간형은 하는 일과 근무 방식이 다르다
하고 싶은 일과 몸 상태를 정리한 뒤 상담 창구에 묻는 것이 순서다

퇴직하고 몇 달을 집에서 보내다 보면 “다시 무언가를 해볼까” 하는 마음이 드는 어르신이 많다. 직장에서 쌓은 경력뿐 아니라 자녀를 키우고 집안을 꾸려 온 경험도 동네에서는 쓰임새가 있는 능력으로 평가받는다. 다만 일자리부터 덜컥 구하고 보면 체력이나 생활 형편과 맞지 않는 자리를 고를 수 있어, 나서기 전에 따져 볼 것이 적지 않다.

동네에서 넓어지는 어르신 일자리

최근에는 어르신의 경험을 지역에서 살리려는 시도가 곳곳에서 이어지고 있다. 서울 관악구처럼 지방자치단체가 어르신을 위한 공공 일자리를 직접 마련하는 곳도 있다. 이런 일자리는 생활비에 보탬이 되는 동시에 이웃과 어울리고 규칙적인 하루를 되찾는 기회가 될 수 있다.

하는 일도 여러 갈래다. 예전 직업 경험을 그대로 살리는 자리가 있고, 아이를 돌보거나 함께 놀아 주는 일, 골목과 공원을 가꾸는 일, 간단한 사무를 돕는 일처럼 처음 접하는 분야도 있다. 그래서 본인이 즐겁게 할 수 있는 일과 해 본 일을 미리 적어 두면 상담이 훨씬 빨라질 수 있다.

공공형과 민간형은 같은 일자리가 아니다

시니어클럽(지역에서 어르신 일자리를 연결·운영하는 기관)이나 노인일자리지원기관은 공공형, 사회서비스형, 민간형 일자리를 한꺼번에 안내한다. 공공형은 지역 사회에 보탬이 되는 활동에 참여하는 방식이고, 사회서비스형은 돌봄이나 안전처럼 사회에 필요한 서비스를 맡는 일이며, 민간형은 기업이나 가게에 고용돼 일하는 형태로 볼 수 있다. 이름에 똑같이 “어르신 일자리”가 붙어도 업무 내용과 근무 방식, 받는 돈은 서로 다를 수 있다.

인터넷으로 구인 정보를 찾는 길도 있다. 고용노동부가 운영하는 워크넷(work.go.kr) 같은 구직 사이트에도 어르신 대상 공고가 올라온다. 그러나 공고를 읽는 것과 자신에게 맞는 자리를 고르는 것은 별개다. 글로 된 공고만으로는 일이 얼마나 힘든지, 일하는 곳의 분위기는 어떤지 알기 어려워 직접 물어보고 확인할 필요가 있다.

소득보다 건강과 생활 리듬이 먼저

일은 보람을 얻는 활동이어야 하며, 무리하다 건강을 잃으면 손해가 더 클 수 있다. 근무 시간과 일의 양을 정할 때는 버는 돈보다 몸 상태와 체력을 앞에 두고 판단할 필요가 있다. 주 2~3일, 하루 3~5시간처럼 짧게 일하는 자리도 적지 않아 자신에게 맞는 속도를 고를 수 있다.

지병이 있거나 오래 서 있기 힘든 어르신, 병원에 자주 다니는 어르신은 근무 시간이 짧고 몸을 덜 쓰는 일부터 알아보는 편이 낫다. 체력에 여유가 있고 예전 경력을 이어 가고 싶은 어르신이라면 민간형 일자리까지 범위를 넓혀 볼 수 있다. 일을 다시 시작하는 일은 가족에게도 큰 변화가 될 수 있어, 원하는 일과 필요한 도움을 가족과 미리 이야기해 두면 오래 일하는 데 힘이 될 수 있다.

상담 창구에서 물어볼 것

상담에서는 맡게 될 일의 내용, 일주일에 며칠과 하루 몇 시간을 일하는지, 받는 금액, 일터까지의 거리, 몸을 얼마나 쓰는 일인지를 하나씩 확인하는 것이 좋다. 지원 자격과 모집 시기는 기관마다 차이가 있을 수 있어 미리 알아 둘 필요가 있다.

기관을 직접 찾아가기 어렵다면 전화 문의부터 해도 된다. 컴퓨터나 스마트폰 사용이 낯선 어르신은 자녀나 손주에게 도움을 청하거나, 가까운 주민센터, 고용복지센터, 노인복지관에 들러 검색과 신청을 함께 해 달라고 부탁할 수 있다. 하고 싶은 일과 가능한 근무 시간을 메모해 가까운 시니어클럽이나 노인일자리지원기관을 찾는 것이 첫 단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