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경험은 강점이지만 체력과 하루 일할 수 있는 시간은 사람마다 다르다
조건을 먼저 정리한 뒤 시니어클럽·고용센터 상담을 받는 것이 순서다
은퇴하고 몇 달쯤 쉬다 보면 “이제 다시 무슨 일이든 해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어르신이 적지 않다. 오랜 직장 생활과 집안 살림, 봉사 활동으로 쌓은 경험은 다른 무엇으로 대신하기 어려운 밑천으로 꼽힌다. 다만 경험이 풍부하다고 어떤 일이든 잘 맞는 것은 아니어서, 일자리를 고를 때는 경력보다 건강과 생활 리듬을 먼저 살펴볼 필요가 있다.
살아온 이력 전체가 일의 밑천이 된다
어르신이 지닌 재능의 폭은 흔히 생각하는 것보다 넓다. 현역 시절의 전문 업무는 물론 살림을 꾸려 온 요령, 이웃과 함께한 봉사, 손주를 키우며 몸에 익힌 돌봄 감각도 일터에서 쓰임새를 찾을 수 있다. 오래 즐긴 취미나 특기가 새 일의 출발점이 되는 경우도 있다.
최근에는 작은 가게를 운영하는 자영업자들이 부당한 대우를 받지 않도록 스스로 힘을 모으려 한다는 소식도 있었다. 자기 가치를 정확히 알고 더 나은 조건을 찾으려는 자세는 재취업을 준비하는 어르신에게도 그대로 적용될 수 있다. 잘하는 일을 미리 정리해 두면 상담이나 면접 자리에서 자신을 소개하기가 훨씬 쉬워질 수 있다.
하고 싶은 일과 꾸준히 할 수 있는 일은 다르다
의욕이 앞서면 예전처럼 온종일 일해도 괜찮을 것 같은 마음이 들기 쉽다. 그러나 해 보고 싶은 일과 지금의 체력으로 오래 해낼 수 있는 일은 다르다. 무리하게 시작한 일이 건강을 해치거나 마음의 짐이 되면 얼마 가지 못하고 그만두게 될 수 있다.
그래서 구직에 나서기 전에 스스로 몇 가지를 따져 보는 과정이 필요하다. 어떤 일을 할 때 즐거운지, 하루 몇 시간까지 일할 수 있는지, 오래 서 있는 일과 앉아서 하는 일 가운데 어느 쪽이 맞는지 등이다. 이런 내용을 배우자나 자녀와 함께 이야기하면 혼자서는 놓치기 쉬운 점을 발견할 수 있다.
정보 찾기가 막막하면 공공 상담 창구로
일자리 정보를 혼자 모으기 어려운 어르신은 공공기관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시니어클럽(노인일자리 전담 지원기관)은 건강 상태와 경력, 바라는 근무 조건을 듣고 알맞은 일자리를 소개해 연결하는 일을 맡는다. 집에서 가까운 기관을 직접 방문해 상담을 받는 것이 첫걸음이 될 수 있다.
컴퓨터나 스마트폰 사용에 익숙하다면 고용노동부의 고용24(옛 워크넷을 합친 구직 누리집)에서 중장년·어르신 대상 일자리를 찾아볼 수 있다. 화면 조작이 낯선 경우에는 가까운 고용센터를 찾아가는 방법도 있다. 센터 직원이 정보 검색을 돕거나 상담을 거쳐 조건에 맞는 일자리를 골라 줄 수 있다.
상담 전에 적어 갈 것과 물어볼 것
상담에 앞서 지금까지 해 온 일과 갖춘 자격, 건강상 주의할 점, 원하는 근무 시간과 지역을 메모해 가면 이야기가 수월해진다. 상담 자리에서는 구체적인 업무 내용과 근무 시간, 몸에 부담이 되는 작업이 있는지, 처음 일을 시작할 때 교육을 받을 수 있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
다시 일을 시작하는 것은 본인뿐 아니라 가족 전체에 중요한 결정이다. 잘 모르는 부분은 자녀의 도움을 받고, 결정을 내리기 전에 가족과 충분히 의견을 나누면 부담을 덜 수 있다. 구체적인 일자리 문의는 가까운 시니어클럽이나 고용센터(고용24) 상담 창구에서 시작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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