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사업장의 관행과 어르신 일자리 전체는 따로 봐야
서명 전 기간·임금·수당을 살피고 의심되면 고용센터에 문의
다시 일자리를 찾는 어르신이 먼저 따지는 것은 “어떤 조건으로 얼마나 일할 수 있는가”다. 그런데 최근 일부 기관이 퇴직금 지급을 피하려고 계약 기간을 1년에서 하루 모자라게 잡아 거듭 맺었다는 소식이 알려지며 불안이 커지고 있다. 다만 이 사례만으로 모든 일자리가 같은 방식으로 운영된다고 보기는 어렵고, 계약서를 미리 꼼꼼히 읽으면 막을 수 있는 경우도 많다.
하루 모자란 계약, 무엇이 문제인가
퇴직금은 일반적으로 한 사업장에서 1년 이상 계속 일한 사람에게 주어지는 돈이다. 전해진 사례에서는 364일처럼 1년에 딱 하루 못 미치는 기간으로 계약을 정한 뒤, 기간이 끝나면 다시 새 계약을 맺는 방식이 되풀이됐다. 서류상으로는 짧은 계약이 여러 번 이어진 모양새지만 실제로는 같은 자리에서 같은 일을 계속해 온 셈이다.
이 때문에 일하는 사람이 정당하게 받아야 할 몫을 형식만 바꿔 빼앗는 관행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오랜 경력을 지닌 어르신의 노동을 제대로 대우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사회적으로 바로잡아야 할 문제라는 목소리도 이어진다.
짧은 계약과 쪼개기 계약은 다르다
이번에 알려진 것은 일부 기관의 사례이며, 어르신 일자리 전반이 이렇게 운영된다는 뜻은 아니다. 계약 기간이 짧다는 이유만으로 부당하다고 단정할 수도 없다. 사업 자체가 정해진 기간에만 진행되도록 짜인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눈여겨볼 대목은 따로 있다. 계약 기간이 1년 바로 아래에서 끊기는 일이 반복되는지, 맡은 업무와 근무지는 그대로인데 계약서만 새로 쓰는지가 핵심이다. 이런 정황이 겹친다면 혼자 결론을 내리기보다 상담 기관에 사정을 설명하고 판단을 구할 필요가 있다.
서명 전 살펴볼 것들
일을 시작하기 전에는 계약서의 근무 시작일과 끝나는 날, 월 임금, 퇴직금과 수당 여부를 차례로 확인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글자가 작거나 낯선 용어가 많다면 자녀나 믿을 만한 지인과 함께 읽어 보는 방법도 있다. 서명 전에 조금 더 시간을 들이면 훗날 생길 수 있는 다툼을 줄일 수 있다.
몸 상태도 함께 헤아려야 한다. 만성질환(고혈압이나 당뇨처럼 오래 이어지는 병)을 앓고 있다면 근무 시간과 업무 강도가 감당할 만한지 따져 보고, 고된 일보다는 오래 이어 갈 수 있는 일을 고르는 편이 나을 수 있다. 가족과도 하고 싶은 일, 걱정되는 점, 출퇴근이나 서류 준비처럼 도움이 필요한 부분을 미리 나눠 두면 결정이 한결 수월해진다.
어디에 물어야 하나
어르신 재취업을 돕는 창구는 여러 곳이다. 노인일자리 수행기관과 시니어클럽은 경력과 건강에 맞는 일자리를 이어 주고 상담과 교육도 한다. 가까운 주민센터에 문의하거나 인터넷에서 “노인일자리”를 검색하면 위치를 알 수 있다.
고용노동부의 일자리 정보 누리집인 고용24(예전 워크넷이 합쳐진 곳)에서는 구인 공고를 보고 바로 지원할 수 있고, 인터넷이 익숙지 않다면 고용센터를 찾아가 상담사의 안내를 받을 수 있다. 계약 조건이 미심쩍을 때는 계약서를 들고 고용센터나 시니어클럽, 노인복지관을 찾아 먼저 확인을 받는 것이 순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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