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비 부담에 은퇴 뒤 일자리를 다시 알아보는 어르신이 늘고 있다
돌봄·상담·경비·행정 지원·교육처럼 경험을 살릴 길은 여러 갈래다
근무 시간과 몸의 부담부터 따져 보고 가까운 상담 창구를 찾을 필요가 있다

장바구니 물가와 최저임금 소식이 뉴스에 자주 오르면서 은퇴한 뒤 다시 일할 곳을 찾는 어르신이 적지 않다. 이들이 먼저 품는 물음은 “이 나이에 무슨 일을 할 수 있을까”와 “어디에 물어봐야 할까”다. 다만 나이가 들수록 맡을 수 있는 일이 사라진다는 생각은 사실과 거리가 있다.

긴 세월의 경험이 일터의 자산이 된다

오래 사회생활을 해 온 어르신에게는 짧은 기간에 익히기 어려운 장점이 있다. 일의 전체 흐름을 읽는 눈, 고비를 넘겨 온 지혜, 사람을 넉넉하게 대하는 태도, 맡은 일을 마무리하는 책임감이 그것이다.

이런 장점이 쓰이는 일자리도 다양하다. 아이를 돌보는 일, 이웃의 고민을 들어 주는 상담 일, 아파트나 건물을 지키는 경비 일, 관공서와 회사의 서류를 정리하는 행정 지원 일, 동네 아이들에게 옛이야기를 들려주는 교육 일이 대표적으로 꼽힌다. 이런 일은 살림에 보탬이 되는 한편 규칙적인 하루와 보람을 되찾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

수입과 오래 할 수 있는 일은 다르다

다시 일을 고를 때 벌이만 앞세우면 몸이 먼저 지칠 수 있다. 돈을 많이 버는 일과 꾸준히 즐겁게 이어 갈 수 있는 일은 다르다는 점에서, 이른 아침부터 밤까지 이어지는 일보다 하루 몇 시간이나 일주일에 며칠만 나가는 유연 근무 일자리(근무 시간과 요일을 조정할 수 있는 일자리)가 더 맞을 수 있다.

일하는 중에 몸이 불편해지면 바로 알리고 쉬는 것도 일의 한 부분으로 볼 필요가 있다. 참고 버티다 건강을 잃으면 일자리 자체를 오래 지키기 어렵기 때문이다. 어떤 일을 하느냐만큼 얼마나 고된 일이냐를 따져 보는 일이 중요한 까닭이다.

혼자 찾기 막막하면 동네 창구부터

일자리를 찾는 과정이 낯선 어르신이라면 시니어클럽이나 노인일자리 지원기관처럼 어르신 일자리를 전문으로 이어 주는 곳을 먼저 찾는 편이 수월할 수 있다. 사는 곳의 주민센터나 구청에 전화하거나 찾아가 어르신 일자리 상담을 원한다고 말하면 안내를 받을 수 있다. 이런 기관은 건강 상태와 경력에 맞는 일을 연결하고, 면접 준비나 필요한 교육을 함께 돕기도 한다.

인터넷이 익숙한 어르신은 정부가 운영하는 일자리 누리집에서 전국 구인 정보를 직접 볼 수도 있다. 예전의 워크넷은 지금 고용24로 합쳐져 운영된다. 컴퓨터나 스마트폰이 서툴러도 미리 포기할 일은 아니며, 자녀나 노인복지관 직원의 도움을 받으면 정보를 찾는 일이 한결 쉬워질 수 있다.

가족과 의논하고 상담 때 물어볼 것

다시 일을 시작하는 결정은 혼자 내리기보다 가족과 나눌 때 부담이 덜할 수 있다. 하고 싶은 일과 걱정되는 점을 솔직하게 이야기하면 응원과 함께 현실적인 조언도 얻을 수 있다.

상담 창구에서는 하루와 일주일 근무 시간, 일의 신체 부담, 교육 지원이 있는지, 몸이 불편할 때 쉴 수 있는지를 미리 확인할 필요가 있다. 지역별 어르신 일자리와 상담 창구는 가까운 시니어클럽, 노인복지관, 주민센터, 고용센터(고용24), 한국노인인력개발원 누리집에서 알아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