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험을 살려 인생 2막 일자리를 찾는 어르신이 이어지고 있다
일하는 보람과 근로 조건, 몸이 감당할 부담은 따로 따져야 한다
시니어클럽과 고용센터 상담으로 조건을 먼저 확인할 필요가 있다

퇴직한 어르신이 “그동안 쌓은 경험을 다시 써 보고 싶다”며 구인 정보를 뒤적이는 모습은 이제 낯설지 않다. 새 일터는 생활의 활력이 되고 사회와 다시 이어지는 통로가 될 수 있다. 다만 일할 곳을 구했다는 사실만으로 좋은 일자리를 얻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일하는 보람과 정당한 대우는 다르다

일자리를 고를 때 가장 먼저 살펴야 할 것은 구체적인 근로 조건이다. 일부 일터에서는 근무 기간을 지나치게 짧게 잡거나, 마땅히 줘야 할 수당을 주지 않는 사례도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런 문제는 첫 면접에서는 잘 드러나지 않아 일을 시작한 뒤에야 속앓이로 이어질 수 있다.

일 자체가 즐겁고 의미가 있다는 것과, 그 일에 걸맞은 대우를 받는다는 것은 별개의 문제다. 계약 기간, 하루 근무 시간, 수당 지급 여부가 분명하지 않다면 다시 물어볼 필요가 있다. 어르신이 들이는 시간과 노력이 제대로 인정받는 곳인지가 일자리 선택의 기준이 될 수 있다.

시니어클럽과 고용센터는 쓰임새가 다르다

어르신 일자리를 전문으로 다루는 곳으로는 지역 노인일자리 지원기관과 시니어클럽이 있다. 이곳 상담사는 지난 경력과 건강 상태를 함께 따져 알맞은 일자리를 이어 줄 수 있다. 처음 찾아가는 길이 부담스럽다면 자녀나 이웃과 함께 가는 것도 방법이다.

보다 넓은 범위의 구인 정보는 고용노동부가 운영하는 일자리 정보망에서 찾을 수 있다. 예전의 워크넷(Work-Net, 고용노동부 구인구직 사이트)은 지금 고용24로 합쳐져 운영되고 있다. 인터넷 사용이 서툰 어르신은 가까운 고용센터를 찾으면 직원과 함께 일자리를 검색하고 구직 신청을 할 수 있다.

몸에 맞는 일인지, 누구에게 맞는지

새로운 도전은 힘이 되지만 의욕만 앞세워 몸에 무리가 가는 일을 고르면 오래 이어 가기 어렵다. 하루 근무 시간은 적당한지, 서서 일하는 시간과 몸을 쓰는 강도는 어떤지, 쉬는 시간은 보장되는지 미리 살펴볼 필요가 있다. 일을 시작한 뒤 피로가 쌓이거나 몸에 이상한 느낌이 들면 근무량을 줄이는 것이 바람직하다.

건강에 자신이 있고 경력을 살릴 분야가 뚜렷한 어르신이라면 전문 상담을 거쳐 조건이 맞는 일자리를 적극적으로 찾아볼 만하다. 반면 지병이 있거나 체력이 걱정되는 어르신은 짧은 시간, 가벼운 업무부터 시작하는 편이 부담을 덜 수 있다.

가족과 의논하고 조건은 글로 받아 둔다

일자리를 찾기 전에 가족과 충분히 이야기하는 과정도 도움이 된다. 하고 싶은 일과 하루에 일할 수 있는 시간을 미리 나누면 가족이 정보를 함께 찾거나 조건을 따져 보는 데 힘을 보탤 수 있다. 가족의 응원은 낯선 일터에 적응하는 데도 버팀목이 될 수 있다.

일자리 제안을 받았다면 근무 기간, 근무 시간, 급여와 수당 지급 방식을 먼저 묻고 되도록 서면으로 받아 둘 필요가 있다. 조건이 모호하거나 궁금한 점이 남으면 가까운 시니어클럽, 노인복지관, 고용센터(고용24), 한국노인인력개발원에 문의해 상담을 받아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