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 뒤 다시 일자리를 찾는 어르신이 적지 않다
노인 일자리 사업과 일반 채용은 통로와 조건이 다르다
경험을 정리하고 건강·가족 사정을 따진 뒤 가까운 기관에서 상담을 받는다

퇴직 후 몇 달이 흐르면 “이대로 쉬기만 해도 될까”라는 생각이 드는 어르신이 많다. 살림에 보탬이 될 돈도 필요하지만, 규칙적인 하루와 사람 사이의 만남을 되찾고 싶은 마음도 함께 작용한다. 다만 많은 경우 구인 공고부터 찾아보는데, 그보다 앞서 챙겨야 할 순서가 따로 있다.

회사 경력만 경력이 되는 것은 아니다

다시 일을 시작하려면 먼저 지금까지 해온 일과 즐겁게 했던 일을 되짚어 볼 필요가 있다. 오랜 직장 생활에서 익힌 업무는 물론이고, 봉사 활동이나 취미, 집안일을 하며 쌓은 솜씨도 일터에서 쓰일 수 있다. 컴퓨터를 다루는 능력, 손님을 대하는 말솜씨, 손으로 하는 잔재주 같은 것도 찾는 곳이 생각보다 여러 곳이다.

자신이 잘하고 좋아하는 일을 고르면 그 일을 오래 이어갈 가능성도 커질 수 있다. 일은 돈을 버는 방법이면서 생활에 활기를 더하고 건강한 일상을 지키는 데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 지난 경력과 자신 있는 일을 종이 한 장에 적어 두면 상담 자리에서도 쓸모가 있다.

노인 일자리 사업과 일반 채용은 다르다

어르신 일자리를 전문으로 이어 주는 곳은 따로 있다. 노인일자리 지원기관과 시니어클럽은 어르신을 위한 일자리 정보를 모으고, 상담을 통해 형편에 맞는 자리를 연결한다. 일의 성격에 따라 거리 환경 정비나 급식 보조 같은 공익활동형, 보육시설 지원이나 노노케어(건강한 어르신이 돌봄이 필요한 어르신을 살피는 활동) 같은 사회서비스형, 카페나 재활용품 가게를 꾸리는 시장형으로 나뉜다.

일반 채용 정보는 정부가 운영하는 구직 사이트에서 찾아볼 수 있다. 예전에 워크넷이라는 이름으로 알려졌던 이 서비스에서는 장년층 대상 일자리만 골라 보는 기능도 있다. 인터넷이나 스마트폰 사용이 서툴다면 자녀나 이웃과 함께 검색하는 것도 방법이다. 노인 일자리 사업과 일반 채용은 신청 방법과 조건이 서로 달라 두 갈래를 모두 살펴볼 필요가 있다.

보수보다 먼저 따질 것은 건강과 가족

일자리를 정할 때 보수 못지않게 따져야 할 기준이 건강이다. 몸에 큰 부담을 주는 일보다는 짧은 시간 꾸준히 할 수 있는 시간제 일자리가 더 맞는 어르신이 많다. 일을 시작한 뒤에도 건강 상태를 때때로 점검하고 쉬는 시간을 넉넉히 두어야 오래 일할 수 있다.

다시 일을 하는 것은 본인만의 문제가 아니라 가족의 생활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어떤 일을 하는지, 몇 시간 일하는지, 출퇴근 거리와 일하는 환경은 어떤지 가족과 미리 터놓고 의논하면 나중에 생길 갈등을 줄일 수 있다. 가족이 응원해 주면 새 일터에 적응하는 일도 한결 쉬워질 수 있다.

어디서 상담하고 무엇을 물을까

다시 일하고 싶은 어르신은 우선 가까운 시니어클럽이나 노인복지관을 찾아 노인 일자리 상담을 받아 보는 것이 순서다. 일반 채용 정보는 고용센터(고용24)에서 확인할 수 있고, 노인 일자리 사업 전반에 대한 안내는 한국노인인력개발원에서 얻을 수 있다. 상담할 때는 하루 몇 시간 일하는지, 보수는 얼마인지, 활동 기간은 언제까지인지, 자신의 건강 상태로 감당할 수 있는 일인지를 꼼꼼히 물어볼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