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 논의가 이어지며 다시 일해볼까 고민하는 어르신이 적지 않은 시기
임금의 바닥선과 나에게 맞는 일자리는 별개의 문제
경력 메모와 건강 점검을 마친 뒤 가족, 공공 기관과 상의하는 순서가 필요

내년 최저임금을 둘러싼 논의가 뉴스에 오르내리면서, 어르신 가운데 다시 일터에 나가볼지 고민하는 사람이 적지 않다. 최저임금은 어르신들이 많이 지원하는 일자리의 보수에도 영향을 줄 수 있어 관심이 쏠리는 소식이다. 다만 임금이 오른다는 소식이 곧 나에게 맞는 일자리가 생긴다는 뜻은 아니며, 재취업 준비는 자신의 경험을 되짚는 데서 시작할 필요가 있다.

최저임금은 바닥선, 일자리 선택은 개인의 조건

최저임금 논의는 일하는 사람이 받아야 할 임금의 최소한을 정하는 일이다. 어떤 일을, 얼마 동안, 어떤 강도로 할 수 있는지는 이 논의와 별개로 각자의 경력과 몸 상태에 달려 있다. 그래서 임금 소식에 서둘러 지원서를 내기보다 내가 잘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를 먼저 따져보는 편이 낫다.

오랜 사회생활에서 몸에 밴 문제 해결 요령, 사람을 응대하는 감각, 맡은 일을 마무리하는 책임감은 새 일터에서도 쓰일 수 있다. 젊은 동료들 사이에서 어르신의 차분함이 일터의 안정에 보탬이 되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경험이 풍부하다는 것과 그 경험이 특정 일자리에 그대로 들어맞는다는 것은 다르므로, 무엇을 해왔는지 구체적으로 정리해둘 필요가 있다.

해본 일과 하고 싶은 일을 종이에 적는다

준비의 첫걸음은 지금까지 해본 일과 앞으로 해보고 싶은 일을 나란히 적어보는 것이다. 손을 쓰는 일에 자신이 있다면 공방 보조나 간단한 수리 일, 사람과 대화하는 것을 즐긴다면 안내 도우미 같은 일이 후보가 될 수 있다. 사소해 보이는 경험도 빼놓지 않는 것이 좋고, 혼자 떠올리기 어렵다면 가족과 이야기를 나누며 함께 채워가는 방법도 있다.

혼자 일자리를 찾기 막막할 때는 공공 기관을 활용할 수 있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운영하는 노인일자리 지원기관과 시니어클럽은 일자리 정보뿐 아니라 필요한 교육과 활동 프로그램도 소개한다. 가까운 주민센터에서도 안내를 받을 수 있고, 스마트폰이나 컴퓨터 사용이 익숙하다면 정부 구인 누리집인 고용24(예전 워크넷)에서 시니어 일자리를 직접 검색해볼 수 있다.

건강에 맞는 일인지 먼저 살핀다

새 출발에 대한 기대와는 별개로 건강은 가장 먼저 확인할 조건이다. 빡빡한 일정보다 자신의 체력에 맞는 일을 고르는 것이 오래 일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일을 시작한 뒤에도 틈틈이 쉬고 가벼운 운동을 이어가는 습관이 필요하다.

고혈압이나 당뇨 같은 만성질환(오랫동안 관리해야 하는 병)이 있는 어르신은 일을 정하기 전에 담당 의사와 상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오래 서 있어야 하는 일, 무거운 짐을 옮기는 일, 밤에 근무하는 일처럼 몸에 부담이 큰 일은 특히 신중히 따질 필요가 있다. 반면 건강이 안정되어 있고 하루 몇 시간 정도의 활동을 원하는 어르신은 고를 수 있는 일의 폭이 넓어질 수 있다.

가족과 의논하고 상담 때 물어볼 것

다시 일을 시작하는 것은 본인만의 결정이 아니라 가족의 일상에도 변화를 주는 일이다. 원하는 일의 종류, 일주일에 며칠 몇 시간을 일할지, 출퇴근이나 건강 문제로 도움이 필요한지를 배우자나 자녀와 미리 이야기해두면 시작한 뒤의 부담을 덜 수 있다. 가족의 이해와 응원은 새 일을 꾸준히 이어가는 데 힘이 되기도 한다.

기관 상담에서는 근무 시간과 장소, 맡을 업무의 내용, 임금 수준과 지급 방식, 사전 교육이 필요한지를 확인해둘 필요가 있다. 미리 정리한 경력 메모와 건강 상태를 함께 가져가면 상담이 한결 수월해질 수 있다. 가까운 시니어클럽, 노인복지관, 주민센터, 고용센터(고용24)에 문의하면 자신에게 맞는 일자리와 지원 사업을 안내받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