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을 익히는 일과 내게 맞는 일을 찾는 일은 별개다
잘해 온 일과 체력부터 정리한 뒤 시니어클럽·고용24에 물어볼 만하다
퇴직하고 몇 해가 지나면 “지금 다시 일을 구할 수 있을까”라는 물음이 고개를 든다. 인공지능(AI, 사람처럼 판단하는 컴퓨터 기술)과 디지털 전환(업무가 인터넷과 전산 중심으로 옮겨 가는 변화)을 다루는 뉴스가 잦아지면서 망설임이 깊어진 어르신도 있다. 다만 최신 기술을 전부 배워야 일을 얻을 수 있다고 보는 것은 흔한 오해에 가깝다.
쌓아 온 경험을 다시 쓰려는 기관들
고령층 일자리를 돕겠다는 움직임은 여러 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최근에는 한국공인노무사회와 명강사협회가 함께 고령층 대상 일자리 교육과 지원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어떤 교육을 누구에게 제공하는지는 기관에 따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므로 신청 전에 따로 알아볼 필요가 있다.
이런 움직임은 긴 사회생활에서 얻은 경력과 생활 지혜가 쉽게 대체되지 않는다는 시각과 맞닿아 있다. 위기를 넘겨 본 경험, 사람을 응대하는 요령, 맡은 일을 마무리하는 끈기는 짧은 기간에 갖추기 어려운 장점으로 거론된다. 다시 일하면서 생활에 활기가 돌고 사회에 보탬이 된다는 보람을 얻는 경우도 있다.
기술 교육과 일자리 찾기는 다른 문제다
기술 교육은 고를 수 있는 일의 폭을 넓혀 주는 방법 가운데 하나이고, 그것만이 재취업의 조건은 아니다. 먼저 살펴볼 것은 지금까지 무엇을 잘해 왔고 어떤 일에서 즐거움을 느꼈는지다. 내세울 만한 직함이 없어도 괜찮다. 손주를 키운 경험은 아이 돌봄으로, 텃밭을 가꾼 솜씨는 농촌 일손 돕기로 연결될 수 있다.
벌이와 건강도 나누어 생각할 필요가 있다. 보수가 많아도 몸에 부담이 큰 일이라면 오래 하기 어려울 수 있다. 주 2~3회가량 짧게 일하는 시간제 자리도 있고, 돈보다 보람을 얻는 봉사활동도 하나의 선택지가 될 수 있다. 일의 가치는 보수만으로 정해지지 않는다는 점에서, 높은 수입과 오래 할 수 있는 일은 구분해서 볼 문제다.
건강 상태에 따라 시작점은 달라질 수 있다
건강이 비교적 양호하고 규칙적인 하루를 되찾으려는 어르신에게는 짧은 시간제 일이 첫걸음이 될 수 있다. 지병을 앓고 있거나 기력이 많이 떨어진 어르신이라면 일의 양을 서둘러 늘리기보다 봉사나 가벼운 활동부터 해 보는 편이 나을 수 있다. 어느 경우든 자신 있는 일, 해 보고 싶은 일, 일주일에 낼 수 있는 시간을 종이에 적어 두면 상담할 때 쓸모가 있다.
가족과 미리 의논하는 과정도 필요하다. 일을 시작하면 집안의 일과가 달라질 수 있어서 배우자나 자녀에게 하려는 일과 걱정거리를 미리 털어놓는 것이 좋다. 가족이 사정을 알고 있으면 일을 계속하는 데 힘이 되고, 예상하지 못한 문제가 생겼을 때 같이 방법을 찾기도 수월해질 수 있다.
상담할 곳과 물어볼 내용
직접 찾기가 막막할 때는 동네 시니어클럽, 노인일자리 수행기관, 노인복지관에서 상담을 받을 수 있다. 이들 기관은 어르신에게 맞는 일을 이어 주고 필요한 교육도 알려 준다. 상담에서는 하루에 몇 시간 일하는지, 일이 얼마나 힘든지, 보수는 얼마인지, 교육을 받아야 하는지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
구인 정보는 정부의 고용 정보 사이트 고용24(옛 워크넷)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컴퓨터나 스마트폰이 익숙하지 않다면 자녀, 주민센터, 가까운 고용센터의 도움을 받는 방법이 있다. 노인일자리 사업 안내는 한국노인인력개발원 누리집에 나와 있으므로, 적어 둔 내용을 들고 시니어클럽이나 고용센터에 먼저 문의해 볼 수 있다.

댓글 0
로그인 후 댓글을 작성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