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용산구에 어르신 일자리를 돕는 용산시니어클럽 개소
경험을 살릴 곳이 생기는 것과 내 몸에 맞는 일을 찾는 것은 별개
건강과 적성을 점검한 뒤 주민센터나 시니어클럽에서 상담부터

오랜 세월 쌓은 솜씨를 퇴직 뒤에도 쓸 곳이 있을까. 서울 용산구에 어르신의 재주와 능력을 살린 일자리 찾기를 돕는 “용산시니어클럽”이 최근 문을 열었다. 다만 기관이 새로 생겼다고 해서 누구에게나 맞는 일이 곧바로 주어진다고 보기는 어렵고, 자신의 건강과 적성을 먼저 따져 볼 필요가 있다.

바리스타부터 한식당까지, 살아온 경험을 일로 잇는다

용산시니어클럽은 어르신이 살아오며 익힌 능력을 바탕으로 일자리를 찾도록 돕는 곳이다. 커피를 내리는 바리스타, 음식 솜씨를 살리는 한식당 일처럼 전문성과 경험이 드러나는 활동이 예로 꼽힌다. 오래 몸에 밴 기술이나 사람을 대하는 노하우가 일터에서 다시 쓰일 수 있다는 뜻이다.

시니어클럽이 내세우는 가치는 수입에만 머물지 않는다. 일을 통해 생활에 활기를 되찾고, 사회에 보탬이 된다는 보람과 자부심을 느끼도록 돕는 것도 중요한 목표로 제시된다. 어르신의 삶의 이력을 사회가 함께 활용할 자산으로 보는 시각이 깔려 있는 셈이다.

하고 싶은 일과 몸이 감당할 수 있는 일은 다르다

경험을 살린다는 말이 곧 예전처럼 일할 수 있다는 뜻은 아니다. 젊은 시절 자신 있던 일이라도 지금의 체력으로는 부담이 될 수 있고, 반대로 한 번도 해 보지 않은 일이 오히려 잘 맞을 수도 있다. 그래서 일자리를 찾기 전에 어떤 일을 할 때 즐거웠는지, 자신의 강점은 무엇인지를 차분히 돌아보는 과정이 필요하다.

거창한 계획이 아니어도 된다. 사람들과 이야기 나누기를 좋아하는지, 손으로 만들거나 가꾸는 일을 좋아하는지처럼 작은 관심사에서 출발해도 방향을 잡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일을 고르는 기준은 경력 자체보다 지금 즐겁게 이어 갈 수 있는지에 두는 편이 현실적이다.

근무 시간도 같은 맥락에서 살펴볼 일이다. 하루 몇 시간, 일주일 며칠을 일할지 정할 때는 건강을 가장 먼저 고려할 필요가 있다. 평소 꾸준한 운동과 균형 잡힌 식사로 몸과 마음을 관리하는 것도 일을 오래 이어 가는 바탕이 될 수 있다.

어떤 어르신에게 맞고, 어떤 경우 더 살펴야 하나

시니어클럽 같은 기관은 평생 익힌 솜씨를 다시 쓰고 싶은 어르신, 집 밖에서 활력과 보람을 찾고 싶은 어르신, 혼자서는 일자리 정보를 찾기 어려운 어르신에게 특히 도움이 될 수 있다. 무엇부터 시작할지 막막한 경우에도 상담을 통해 방향을 잡아 볼 수 있다.

반면 지병이 있거나 체력에 자신이 없는 어르신은 더 신중할 필요가 있다. 이런 경우에는 일자리의 종류보다 무리하지 않는 범위에서 할 수 있는 일인지를 먼저 따져야 한다. 음식점처럼 오래 서서 일할 수 있는 곳이라면 담당 업무와 근무 방식을 미리 물어보는 것이 좋다.

가족과의 상의도 빼놓기 어렵다. 어떤 일을 하고 싶은지, 필요한 도움은 무엇인지 미리 이야기해 두면 어르신이 한결 든든한 마음으로 시작할 수 있다. 일자리를 찾는 과정에서 가족과 머리를 맞대다 보면 혼자서는 생각하지 못한 길이 보이기도 한다.

상담은 가까운 곳부터, 물어볼 곳은 세 군데

일자리 정보를 얻는 첫걸음은 동네에서 시작할 수 있다. 사는 곳의 주민센터나 구청에 문의하면 인근 노인일자리지원기관(어르신 일자리를 연결하고 지원하는 기관)이나 시니어클럽을 안내받을 수 있고, 직접 찾아가 상담을 받는 방법이 가장 정확하고 편리한 편이다. 이미 다니는 노인복지관이 있다면 그곳에서도 일자리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인터넷으로 찾는 길도 있다. 정부의 일자리 정보 누리집인 고용24(옛 워크넷)에서 “노인 일자리”를 검색해 볼 수 있으며, 사용이 익숙하지 않다면 자녀나 손주의 도움을 받는 것도 방법이다.

상담에 앞서 체력과 지병 여부, 원하는 근무 시간, 해 보고 싶은 일을 정리해 두면 이야기가 수월해질 수 있다. 상담 자리에서는 어떤 일을 맡는지, 근무 시간과 일하는 방식은 어떤지를 구체적으로 물어볼 필요가 있다. 용산구에 사는 어르신이라면 용산시니어클럽에, 다른 지역이라면 주민센터나 구청, 노인복지관에 먼저 문의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