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험을 살리는 일과 몸에 맞는 일은 따로 따져 볼 필요가 있다
건강과 희망 직무를 정리한 뒤 시니어클럽이나 주민센터에 먼저 문의
몸은 아직 건강한데 평생 쌓은 경험을 그냥 묵혀두기 아깝다는 어르신의 이야기가 드물지 않다. 젊은 세대에게 살면서 얻은 지혜를 나누고 싶다는 바람도 함께 나온다. 다만 경력이 길다고 해서 어떤 일이든 잘 맞는 것은 아니어서, 일자리를 찾기에 앞서 건강 상태와 하고 싶은 일부터 따져 볼 필요가 있다.
달라지는 일터에서 경험이 쓰이는 자리
일하는 방식을 둘러싼 고민은 요즘 사회 곳곳에서 이어지고 있다. 근무 형태가 한결 유연해지는 일자리가 있는가 하면, 사람을 대하는 마음과 판단력이 더 중요해지는 일자리도 있다. 이런 변화 속에서 오랜 경력과 삶의 지혜는 쓰임새가 넓어질 수 있다.
여러 직업 현장에서 익힌 요령이나 뜻밖의 문제를 풀어 온 경험은 일터에서 자산이 될 수 있다. 식당에서 손님을 맞는 일이나 동네 아이들을 돌보는 일이 대표적인 예다. 따뜻한 말 한마디와 노련한 대처가 업무의 질을 가르는 자리이기 때문이다. 서류를 다루는 일보다 사람을 만나 소통하고 경험을 나누는 일에서 보람을 더 크게 느끼는 어르신도 있을 수 있다.
어르신이 눈여겨볼 만한 일로는 마을 환경을 가꾸는 일, 학교 앞에서 아이들의 안전을 지키는 일, 공공기관에서 민원인 안내를 돕는 일, 노인복지관에서 다른 어르신을 돕는 일 등이 꼽힌다. 이런 일은 소득뿐 아니라 생활의 활력과 자긍심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보람 있는 일과 몸에 맞는 일은 다르다
경험이 귀한 자산이라는 말과 원하는 일자리를 쉽게 구할 수 있다는 말은 별개다. 근무 조건과 보수, 모집 시기, 참여 자격은 일자리와 지역에 따라 다를 수 있어 직접 확인할 필요가 있다. 활력과 보람을 얻으려는 경우와 생활비를 보태려는 경우는 고를 일자리도 달라질 수 있다.
일자리를 고를 때 가장 먼저 놓을 기준은 건강이다. 과거에 어떤 일을 할 때 보람을 느꼈는지, 어떤 경험이 즐거웠는지를 떠올려 보되, 그 일을 지금의 몸으로 감당할 수 있는지는 따로 살필 필요가 있다. 평소 가벼운 산책이나 동네 뒷산 오르기처럼 규칙적인 운동으로 몸을 돌보는 일도 함께 챙겨야 일을 오래 이어 갈 수 있다.
어떤 어르신에게 맞고 어떤 경우 조심할까
건강에 큰 문제가 없고 사람을 만나는 일을 즐기는 어르신이라면 안내, 돌봄, 지역 활동 같은 일을 살펴볼 만하다. 몸이 조금 불편한 어르신은 앉아서 할 수 있는 일이나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일처럼 부담이 적은 쪽이 나을 수 있다. 몸을 많이 쓰는 일이라면 무리하지 않는 범위인지 먼저 따져 보는 편이 좋다.
병원 치료를 받고 있는 어르신이라면 일을 시작하기 전에 담당 의사에게 근무 시간과 활동량을 물어볼 필요가 있다. 가족과의 상의도 빠뜨리기 어렵다. 건강에 대한 걱정이나 집안일을 누가 맡을지 같은 문제는 일을 시작한 뒤보다 미리 이야기해 두는 것이 낫고, 가족의 이해와 응원은 새 일을 이어 가는 데 힘이 될 수 있다.
어디에 가서 무엇을 물어볼까
첫 문의처로는 가까운 노인 일자리 지원기관이나 시니어클럽이 꼽힌다. 경력과 건강 상태에 맞는 일자리를 찾도록 돕고, 필요한 교육도 안내하는 곳이다. 인터넷 검색이 낯선 어르신은 담당자를 직접 만나 상담하는 편이 수월할 수 있다. 동네에 어떤 시니어클럽이 있는지 모른다면 주민센터에 물어보면 된다.
인터넷으로 찾으려면 정부가 운영하는 일자리 사이트 고용24(옛 워크넷)를 이용할 수 있다. 전국의 일자리 정보가 올라오는 곳으로, “노인 일자리”라고 검색하면 관련 공고를 추려 볼 수 있다. 컴퓨터 사용이 어려운 어르신은 자녀나 손주와 함께 찾아보는 것도 한 방법이다.
상담에 앞서 하고 싶은 일, 건강상 피해야 할 동작, 일할 수 있는 요일과 시간을 메모해 두면 도움이 된다. 상담 자리에서는 하루 근무 시간과 일의 강도, 보수, 교육 여부, 참여 자격을 물어볼 필요가 있다. 정리한 메모를 들고 가까운 시니어클럽이나 주민센터, 노인복지관, 고용센터 가운데 다니기 편한 곳을 먼저 찾으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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