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야의 성장 소식과 내게 맞는 일자리가 있다는 것은 다른 이야기
몸 상태와 근무 조건을 정리한 뒤 시니어클럽·고용센터에 문의
퇴직 후 한동안 집에서 지내던 어르신이 다시 일을 해볼까 고민할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물음은 “이 나이에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있을까”다. 최근 경제 소식에는 서비스 업종과 소매점 등 여러 분야에서 변화와 성장이 이어지고 있다는 이야기가 자주 등장한다. 다만 어떤 분야가 커진다는 소식이 곧바로 어르신에게 맞는 일자리가 가까이에 있다는 뜻은 아니다.
교육·건강·생활 편의 분야, 경험이 쓰일 여지
움직임이 활발하다고 꼽히는 곳은 교육과 건강 관련 서비스, 생활 편의를 돕는 일 등이다. 이들 분야는 사람을 직접 만나 응대하는 경우가 많아 오랜 사회생활에서 익힌 노련함이 쓰일 수 있다. 큰돈을 들여 창업하지 않더라도 숙련된 손길이나 대인 경험을 살릴 수 있는 길이 있다는 점에서 눈여겨볼 만하다.
어르신이 가진 자산은 생각보다 구체적이다. 고객을 응대한 경험, 사람들을 이끈 경험, 꼼꼼하게 일을 마무리한 습관은 이력서의 직함만으로는 드러나지 않는 능력이다. 그동안 어떤 일을 어떻게 해왔는지 한두 문장으로 정리해 두면 상담이나 면접 자리에서 설명하기가 한결 수월할 수 있다.
“일자리가 늘어난다”와 “내 일자리가 있다”는 다르다
분야 전체의 흐름과 개인의 취업 가능성은 별개로 봐야 한다. 업종이 성장한다는 이야기는 대체로 큰 흐름을 설명할 뿐이어서, 사는 지역에 실제 구인이 있는지, 어르신을 채용할 뜻이 있는지, 임금과 근무 시간이 어떤지까지 알려주지는 않는다. 경험이 강점이 될 수 있다는 말 역시 모든 일터에서 똑같이 인정받는다는 보장으로 받아들이기는 어렵다.
따라서 소식만 듣고 기대를 키우기보다 실제 구인 내용을 하나씩 대조해 볼 필요가 있다. 업무 내용과 하루 근무 시간, 근무 장소, 서서 일하는 시간, 들고 옮겨야 할 물건이 있는지 등은 공고만으로 알기 어려운 경우도 있어 지원 전에 물어보는 편이 안전하다.
무리 없는 일과 부담이 큰 일을 나누는 기준
몸 상태가 첫 번째 기준이다. 오래 앉아 있거나 오래 서 있는 일이 부담스러운 어르신이라면 주변에서 가볍게 할 수 있는 일, 파트타임(하루 중 짧은 시간만 일하는 근무 방식) 일자리, 집 근처로 오갈 수 있는 일을 먼저 살펴보는 것이 현실적이다. 출퇴근 거리가 짧으면 일 자체의 피로와 별개로 드는 체력 부담도 덜 수 있다.
반대로 지병이 있거나 최근 건강이 나빠진 어르신, 장시간 근무나 힘쓰는 일이 조건인 자리를 생각하는 어르신은 서두르지 않는 편이 낫다. 수입이 필요한 사정이 있더라도 몸이 버티지 못하면 오래 이어가기 어렵기 때문이다. 건강 문제로 망설여진다면 어떤 일이 가능한지 담당 의사에게 먼저 물어볼 필요가 있다.
가족과의 의논도 빠뜨리기 쉬운 절차다. 어떤 일을 하고 싶은지, 무엇이 걱정되는지 터놓고 이야기하면 가족이 미처 생각하지 못한 의견을 내거나 출퇴근과 서류 준비를 거들 수 있다. 최종 결정은 어르신 본인의 몫이지만, 주변의 이해가 있으면 일을 이어가기가 한결 수월할 수 있다.
어디에 묻고 무엇을 확인할까
어르신을 위한 일자리를 찾을 때 먼저 떠올릴 만한 곳은 노인일자리 지원기관과 시니어클럽(어르신 일자리를 연결하고 교육까지 맡는 기관)이다. 어디로 가야 할지 모르겠다면 사는 곳의 노인복지관에 문의해 안내를 받을 수 있다. 다만 사업마다 참여 조건과 모집 시기가 다를 수 있어 현재 신청할 수 있는 일이 있는지 함께 확인할 필요가 있다.
더 넓게 찾아보려면 정부가 운영하는 일자리 정보망 고용24(옛 워크넷)를 이용할 수 있다. 컴퓨터나 스마트폰이 익숙하지 않은 어르신은 자녀나 주변 사람의 도움을 받아 함께 살펴볼 수 있고, 온라인이 어렵다면 지역 고용센터를 직접 찾아 상담을 받는 방법도 있다.
상담에 앞서 지난 경력과 몸 상태, 일할 수 있는 시간과 거리를 메모해 두면 도움이 될 수 있다. 메모를 들고 가까운 노인복지관이나 시니어클럽, 고용센터를 찾아 “이 조건으로 지금 지원할 수 있는 일이 있는지”부터 물어보는 것이 첫걸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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