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세 넘어 고용 기간 1년 이상 일자리를 얻는 사례가 젊은 층보다 많아졌다는 보도가 나왔다
고용 기간이 길다는 것과 내 건강에 맞는 일이라는 것은 별개의 문제다
건강 상태와 경력을 먼저 따져 본 뒤 시니어클럽이나 고용센터에서 상담을 받을 필요가 있다

“이 나이에 다시 일할 수 있을까.” 은퇴한 어르신이라면 한 번쯤 품어 봤을 물음이다. 최근 한 신문 보도에 따르면 60세 이상이 상용직(고용 기간이 1년 이상인 일자리)을 얻는 사례가 젊은 층보다 많아졌다고 한다. 다만 이 소식이 곧 어느 어르신이든 쉽게 안정된 일자리를 구할 수 있다는 뜻은 아니다.

상용직 취업이 늘었다는 소식, 무엇을 말하나

이런 변화를 두고 고령 인구가 늘어난 영향만은 아니라는 해석이 나온다. 기업들이 오랜 경력에서 나오는 책임감, 문제를 차분히 풀어 가는 능력, 맡은 일을 꼼꼼히 처리하는 태도를 눈여겨본다는 것이다.

일하려는 쪽의 사정도 달라졌다. 건강하게 사는 기간이 길어지면서 은퇴 뒤에도 경제활동을 이어 가려는 어르신이 많아졌다. 노후 생활비를 마련하려는 현실적인 이유가 있고, 사회에 계속 보탬이 되며 사람들과 어울리고 싶다는 바람도 작용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사회 전반의 고령화도 일자리 지형을 바꾸고 있다. 어르신을 돌보는 일과 복지 분야의 일자리가 꾸준히 늘어나는 흐름이고, 이 분야에서는 사람을 대해 온 경험이 강점이 될 수 있다.

고용 기간이 긴 일과 몸에 맞는 일은 다르다

상용직이라는 말은 고용 기간을 기준으로 한 구분이다. 임금이 넉넉한지, 업무 강도가 알맞은지까지 알려 주는 말은 아니므로 고용 기간만 보고 판단하기는 어렵다. 전체 흐름이 좋아 보여도 개인의 구직 결과는 지역과 경력, 건강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어르신의 성실함을 높이 평가한다는 이야기도 일반적인 해석으로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 나이가 많다고 모두 같은 강점을 지니는 것은 아니며, 고용주가 찾는 능력도 직종마다 다르다. 결국 중요한 것은 내가 무엇을 할 수 있고 어떤 조건에서 오래 일할 수 있는지를 구체적으로 정리하는 일이다.

건강은 가장 먼저 따져 볼 조건이다. 오래 서 있거나 무거운 물건을 드는 일은 몸에 부담이 될 수 있어, 앉아서 하는 일이나 근무 시간을 조절할 수 있는 일을 함께 살펴보는 편이 낫다. 일을 시작하기 전에 건강 상태를 확인하고 정기 검진을 이어 갈 필요가 있으며, 일하다 힘에 부치면 쉬어 가거나 다른 일로 옮기는 것도 선택지가 될 수 있다.

어떤 어르신에게 맞는 길인가

오랜 직장 경력이 있는 어르신만 해당하는 이야기는 아니다. 살림을 꾸린 경험, 손주를 돌본 경험, 취미 활동, 이웃을 도운 일도 일자리와 이어질 수 있다. 어떤 일을 할 때 즐거웠는지, 무엇을 잘하는지 천천히 적어 보는 것이 출발점이 된다.

이런 경험을 살릴 만한 일로는 안내 데스크에서 방문객을 맞는 일, 공공시설을 관리하는 일, 아이를 돌보는 일, 어르신을 보살피는 일 등이 꼽힌다. 처음 해 보는 일이라도 작은 일부터 차근차근 배워 가며 시작할 수 있다.

반대로 지병이 있거나 체력에 자신이 없는 어르신이라면 고용 기간이 긴 일을 서둘러 찾기보다 몸 상태에 맞는 업무와 근무 시간을 먼저 살피는 것이 현실적일 수 있다. 일을 시작하기 전에 가족과 건강 상태, 하고 싶은 일, 계획을 터놓고 이야기해 두는 것도 도움이 된다. 가족의 조언과 지지는 어려움이 생겼을 때 버팀목이 될 수 있다.

어디에 묻고 무엇을 확인할까

혼자 찾기 어렵다면 가까운 상담 창구부터 이용하는 방법이 있다. 노인일자리 지원 기관과 시니어클럽은 동네 주민센터에 문의하면 가까운 곳을 안내받을 수 있다. 이곳에서는 일자리 정보를 알려 주고, 면접 요령 교육이나 컴퓨터, 스마트폰 사용법 교육을 지원하기도 한다.

고용센터를 직접 찾아가면 상담사가 경력과 건강 상태를 고려해 일자리 정보를 안내해 준다. 인터넷으로 찾을 때는 정부 고용 정보 누리집인 고용24(옛 워크넷 서비스를 이어받은 곳)에서 “시니어 일자리”, “고령자 친화 일자리” 같은 말로 검색해 볼 수 있다. 인터넷 사용이 낯선 어르신은 자녀나 손주의 도움을 받아 함께 찾아보는 것도 방법이다.

상담을 받거나 공고를 볼 때는 고용 기간, 하루 근무 시간, 업무에 서 있는 시간이나 물건 운반이 포함되는지, 임금 조건을 먼저 확인할 필요가 있다. 궁금한 점을 적어 시니어클럽이나 고용센터, 고용24 창구에 물어보면 자신에게 맞는 일자리를 가려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