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택시, 배달, 가사 도우미처럼 스마트폰 앱으로 일감을 받는 경우가 많다
회사 직원처럼 보여도 개인 사업자처럼 계약하는 경우가 많다
계약서와 건강 상태를 확인하고 시니어클럽, 고용24에서 상담받을 필요가 있다

오랜 직장 생활을 마친 어르신이 다시 일을 찾아 나설 때 가장 먼저 부딪히는 물음은 “어디서, 어떤 일을 구할 수 있을까”다. 요즘은 택시 운전, 배달, 가사 도우미처럼 스마트폰 앱을 통해 일감을 받는 일자리가 눈에 자주 띈다. 다만 앱으로 쉽게 시작할 수 있다고 해서 회사에 고용된 직원과 같은 조건으로 일하게 된다고 볼 수는 없다.

앱으로 일하는 플랫폼 일자리, 소속은 어디일까

플랫폼 일자리는 스마트폰 앱 같은 온라인 중개 수단을 거쳐 일감을 받고 일하는 형태를 말한다. 택시, 배달, 가사 도우미가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겉으로는 특정 회사에 소속된 것처럼 보이는 경우도 있어 처음 접하는 사람은 직원으로 채용됐다고 받아들이기 쉽다.

그러나 실제 계약을 들여다보면 개인 사업자처럼 맺는 사례가 적지 않다. 회사 소속처럼 보이는 것과 계약서상 지위는 별개인 셈이다. 그래서 일을 시작한 뒤 생길 수 있는 어려움에 대비하려면 앱 화면의 안내만 믿기보다 계약 조건 자체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할 수 있는 일과 오래 할 수 있는 일은 다르다

일자리를 고를 때 어르신에게 더 먼저 따져볼 기준은 건강과 안전이다. 오랜 경력과 경험은 어느 일터에서나 강점이 될 수 있지만, 경험이 있다고 해서 지금의 체력으로 무리 없이 해낼 수 있는 일이라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해낼 수 있는 일과 오래 이어갈 수 있는 일은 구분해서 볼 필요가 있다.

따라서 일의 강도가 몸에 맞는지, 혼자 감당하기 어려운 일은 아닌지부터 점검하는 편이 좋다. 앉아서 할 수 있는 일처럼 부담이 덜한 일을 찾아보는 것도 방법이다. 일을 시작하기 전에 몸 상태를 확인하고, 일하는 동안에도 힘들 때 쉬어갈 수 있는 여건인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경력을 제대로 인정받을 수 있는지도 따져볼 대목이다. 어르신이 쌓아온 경험은 그 자체로 가치가 있는 만큼 이를 존중하는 일터를 찾는 일이 중요하다. 급하게 결정하기보다 자신에게 맞는 자리를 차근차근 비교해 보는 여유가 결과적으로 도움이 될 수 있다.

더 꼼꼼히 살펴야 할 사람은 누구일까

당뇨나 고혈압 같은 만성질환이 있는 어르신은 일을 정하기 전에 담당 의사와 상담해 볼 필요가 있다. 혼자 이동하거나 혼자 일을 처리해야 하는 일감을 고려한다면 위급할 때 도움을 받을 수 있는지도 함께 생각해 봐야 한다. 계약서 내용이 낯설어 혼자 판단하기 어려운 경우에는 자녀나 믿을 만한 가족과 충분히 상의한 뒤 결정하는 것이 안전하다.

반대로 건강 상태가 안정적이고 일의 강도와 조건을 스스로 따져볼 수 있는 어르신이라면 플랫폼 일자리도 선택지가 될 수 있다. 다만 이 경우에도 앱이 편리한 것과 계약 조건이 유리한 것은 다르다. 앱 사용에 익숙하더라도 계약 내용을 살피는 절차는 건너뛰지 않는 편이 좋다.

계약서에서 물어볼 것, 찾아갈 곳부터 확인

일을 시작하기 전에는 계약서에서 월급 등 받는 돈, 근무 시간, 휴식 시간을 먼저 확인할 필요가 있다. 내용이 이해되지 않거나 궁금한 부분이 있으면 서명하기 전에 묻는 것이 좋다. 직원으로 고용되는 계약인지, 개인 사업자처럼 일하는 계약인지도 이 단계에서 분명히 해둘 필요가 있다.

혼자 일자리를 찾기 어렵다면 지원 기관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 가까운 노인일자리 지원기관이나 시니어클럽에서는 어르신에게 맞는 일자리 연결과 면접 준비, 교육을 도와준다. 온라인으로 찾으려면 고용 정보 사이트인 워크넷의 일자리 서비스가 통합된 고용24를 이용할 수 있고, 검색이 낯설면 자녀나 손주의 도움을 받아도 된다.

계약 조건이 맞는지 판단이 서지 않을 때는 가까운 고용센터, 시니어클럽, 노인복지관에 계약서를 들고 가서 물어보는 것이 현실적인 첫걸음이 될 수 있다. 일할 곳을 정하기 전에 몸 상태와 계약 내용, 이 두 가지를 먼저 점검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