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출·배달 일자리는 늘었지만 불안정하거나 법적 보호가 부족할 수 있다
쌓아 온 경험을 살리는 일과 시간만 자유로운 일은 따져 볼 점이 다르다
체력과 휴식 여건을 살핀 뒤 시니어클럽과 주민센터에서 상담받는 길이 있다

은퇴한 뒤 다시 일을 찾으려는 어르신이 가장 먼저 품는 물음은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아직 남아 있을까”일 것이다. 오랜 세월 쌓은 경험과 숙련된 기술, 사람을 대하는 마음은 일터에서 강점이 될 수 있다. 다만 경험이 있다고 해서 어떤 일이든 잘 맞는 것은 아니며, 일의 형태와 체력 부담을 함께 살필 필요가 있다.

늘어나는 새로운 일자리, 장단점은 함께 온다

최근 눈에 띄게 늘어난 일자리로는 택시 호출과 배달이 꼽힌다. 일하는 시간을 스스로 조절하기 쉽다는 점은 체력에 맞춰 일하려는 어르신에게 장점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이런 일자리는 벌이나 일감이 안정적이지 않거나 법적 보호가 부족할 수 있다는 지적도 함께 나온다. 시간이 자유롭다는 점과 일자리가 안정적이라는 점은 별개이므로, 겉으로 드러난 장점만 보고 결정하기보다 조건을 먼저 확인할 필요가 있다.

경험을 살리는 일과 무리하는 일은 다르다

어르신의 강점을 살릴 수 있는 분야로는 어린아이를 돌보는 보육 도우미, 공공기관 관리, 지역사회 봉사활동과 연계된 일자리 등이 거론된다. 살아오며 얻은 지혜와 노하우가 그대로 쓰일 수 있는 자리들이다.

다만 이런 분야에 일자리가 있다는 것과 누구에게나 맞는다는 것은 다른 이야기다. 힘든 일을 억지로 맡기보다 자신이 가장 잘하고 즐겁게 할 수 있는 일을 고르는 편이 오래 일하는 데 유리할 수 있다. 어떤 일자리든 지역과 시기에 따라 모집 여부가 달라질 수 있으므로, 실제 자리가 있는지는 따로 확인해야 한다.

일할 기회만큼 중요한 기준은 건강이다. 체력과 건강 상태를 고려해 무리가 없는 일인지, 일하는 중에 충분히 쉴 수 있는 곳인지를 살필 필요가 있다. 몸이 조금이라도 불편할 때 바로 쉬어 갈 수 있는지도 미리 물어볼 만한 대목이다.

어떤 어르신에게 맞고, 누가 더 살펴야 하나

오래 몸담은 일의 기술이나 아이 돌봄, 시설 관리, 지역 활동 경험이 있는 어르신이라면 이를 살릴 자리부터 찾아보는 것이 자연스러운 순서일 수 있다. 시간 조절이 중요하고 일감의 변동을 감당할 여유가 있는 어르신은 호출이나 배달 같은 일도 살펴볼 수 있다.

반면 생활비를 일정하게 벌어야 하는 어르신이라면 수입이 고르지 않을 수 있는 일은 더 꼼꼼히 따져 볼 필요가 있다. 건강에 걱정이 있는 어르신도 일의 강도와 휴식 여건을 먼저 확인하는 편이 안전하다. 새 일은 생활 방식을 바꾸는 결정인 만큼 가족에게도 영향을 줄 수 있다. 배우자나 자녀와 솔직하게 의논하면 일자리를 고르는 데 도움이 되고, 가족의 격려는 새로운 도전에 힘이 될 수 있다.

혼자 찾기 어렵다면 상담 창구부터

혼자 일자리를 찾기 어렵다면 전문 기관의 도움을 받는 방법이 있다. 노인일자리 지원기관과 시니어클럽은 어르신에게 맞는 일자리를 찾아 연결해 주는 곳으로, 가까운 기관에 전화하거나 직접 찾아가 상담받을 수 있다. 읍면동 주민센터에서도 지역사회와 연계된 어르신 일자리를 상담받을 수 있다.

인터넷으로 정보를 보려면 고용24(옛 워크넷, 정부가 운영하는 구인·구직 사이트)에서 여러 일자리를 검색할 수 있다. 컴퓨터나 스마트폰이 익숙하지 않은 어르신은 자녀나 가까운 사람과 함께 찾아보는 방법도 있다.

상담할 때는 하루에 몇 시간 일하는지, 쉬는 시간은 어떻게 주어지는지, 일감과 수입이 일정한지, 몸이 불편할 때 일을 조정할 수 있는지를 물어 두는 것이 좋다. 먼저 가까운 시니어클럽이나 주민센터에 연락해 지금 모집 중인 일자리부터 확인하는 것이 첫걸음이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