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경험의 가치와 실제 일자리를 구하는 일은 별개다
몸에 맞는 근무 조건을 정한 뒤 시니어클럽과 고용센터에 물어볼 필요가 있다
다시 일할 수 있을까, 한다면 어떤 일을 해야 할까. 일을 그만둔 뒤 이런 물음을 품어 본 어르신이라면 요즘 뉴스에 자주 오르는 정년 연장 이야기가 남의 일처럼 들리지 않을 수 있다. 다만 경험이 많다는 사실이 곧바로 일자리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며, 일을 찾을 때 먼저 따질 것은 경력보다 건강과 근무 조건일 수 있다.
정년 연장 논의 속에 달라지는 경험의 쓰임
정년 연장이 자주 거론되면서 나이 든 직원의 경험과 노하우를 다시 보는 기업도 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정해진 방식대로만 일하던 때와 달리, 오래 쌓은 지식을 새로운 형태로 활용할 길이 열리고 있다는 시각이다.
하는 일의 모습도 하나로 고정되지 않는다. 젊은 세대와 함께 일하며 새로 배우는 자리가 있는가 하면, 후배에게 경험을 나눠 주는 멘토(조언자) 역할도 있다. 요즘은 컴퓨터나 스마트폰 활용을 간단히 익히는 교육도 많아 기술이 낯선 어르신이 첫걸음을 떼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경험의 가치와 일자리 구하기는 다르다
여기서 구분할 점이 있다. 사회가 연륜을 귀하게 여긴다는 말과 지금 내게 맞는 일자리가 있다는 말은 다르다. 정년 연장 역시 대체로 현재 일하는 사람의 근속과 맞닿은 이야기여서, 이미 퇴직한 어르신의 재취업과는 별개로 볼 필요가 있다.
그래서 지난 경력을 있는 그대로 되살리려 하기보다 그중 어떤 일이 즐거웠고 자신 있었는지부터 추려 보는 편이 현실적일 수 있다. 어떤 경험이 어느 일자리에서 인정받을지는 업무와 사업장에 따라 달라질 수 있어 미리 단정하기 어렵다.
무리 없는 일이 맞는 사람, 더 살펴야 할 사람
일자리를 고를 때 가장 앞에 둘 기준은 무리하지 않는 것이다. 오전에만 근무하거나 주 2~3일만 나가는 일처럼 몸에 부담이 적은 형태는 체력에 자신이 없지만 일을 이어 가고 싶은 어르신에게 맞을 수 있다. 오래 일하려면 처음부터 건강이 버틸 수 있는 시간과 강도를 정해 둘 필요가 있다.
반대로 앓는 병이 있거나 오래 서 있기 어려운 어르신, 근무 시간을 쉽게 바꾸기 어려운 집안 사정이 있는 어르신은 일의 내용을 더 꼼꼼히 살펴야 한다. 건강이 걱정된다면 지원하기 전에 담당 의사에게 맞는 업무 강도를 물어보는 것도 방법이다. 생활비가 급한지, 사회 활동이 목적인지에 따라서도 알맞은 일자리는 달라질 수 있다.
혼자 결정하지 않는 것도 중요하다. 어떤 일을 하고 싶은지, 어느 일자리가 잘 맞을지, 가족에게 도움받을 부분은 없는지 미리 의논해 두면 새 일을 시작한 뒤 생길 수 있는 부담을 덜 수 있다. 가족의 지지는 새로운 도전에 힘이 되기도 한다.
어디에 묻고 무엇을 확인할까
정보를 얻는 길은 여럿이다. 노인일자리 지원 기관이나 시니어클럽을 찾아가면 상담을 거쳐 사정에 맞는 일자리를 추천받을 수 있다. 인터넷이 익숙하다면 고용노동부 구직 사이트인 고용24에서 “시니어”, “노년” 같은 말로 찾아볼 수 있고, 어렵다면 자녀나 손주의 도움을 받는 것도 방법이다.
상담 때는 근무 요일과 시간, 맡을 업무, 몸을 얼마나 쓰는 일인지, 필요한 교육이 있는지를 물어볼 필요가 있다. 공고만으로 알기 어려운 내용은 지원 전에 직접 확인해 두는 편이 좋다. 일자리 상담은 가까운 시니어클럽과 고용센터에서, 컴퓨터나 스마트폰 교육은 동네 노인복지관에서 운영 여부를 먼저 물어보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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