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자리가 늘어나는 것과 내 몸과 형편에 맞는 일자리는 별개다
건강 상태부터 살핀 뒤 시니어클럽이나 노인일자리지원기관에서 상담을 받을 필요가 있다
은퇴 뒤 다시 일을 찾으려는 어르신이라면 “내 나이에 할 만한 일이 아직 남아 있을까”부터 묻게 된다. 공장에서 물건을 만드는 제조업 일자리는 점차 줄어드는 반면, 보건업과 사회복지 서비스 분야의 일자리는 크게 늘고 있다는 소식이 그 물음에 하나의 실마리가 될 수 있다. 다만 일자리가 늘어난다고 해서 경험만 있으면 누구나 바로 할 수 있다는 뜻으로 받아들이는 것은 흔한 오해다.
돌봄과 복지 현장, 일하는 사람 절반 이상이 50세 이상
늘어나는 일자리의 대표 격은 어르신을 돌보는 요양 분야와 어린이집을 비롯한 사회복지 시설의 일이다. 이 분야 종사자 가운데 50세 이상이 이미 절반을 넘는다는 점도 눈길을 끈다. 나이 든 구직자가 낯선 존재가 아니라 현장의 주축에 가깝다는 의미로 읽을 수 있다.
구체적인 일자리로는 요양보호사, 돌봄 서비스, 사회복지 시설 도우미, 학교 급식 도우미, 실버 카페 운영 등이 꼽힌다. 사람을 상대하는 일이 많아 기술이나 근력만으로 따지기 어렵고, 오랜 생활에서 쌓은 경륜과 상대를 살피는 마음이 강점이 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경험이 강점인 것과 몸에 맞는 일은 다르다
그렇다고 살아온 경험이 곧 일자리를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경력과 지혜가 현장에서 쓸모 있다는 말과, 어떤 일이든 해낼 수 있다는 말은 구분할 필요가 있다. 같은 돌봄 일이라도 사람을 부축하거나 오래 서 있어야 하는 경우에는 체력 부담이 따를 수 있다.
일의 성격도 저마다 다르다. 요양보호사처럼 자격을 갖춰야 하는 일이 있는가 하면, 시설에서 일손을 돕는 일이 있고, 카페 운영처럼 일정한 책임이 따르는 일도 있다. 이름이 비슷해 보여도 하는 일과 조건은 일터마다 다를 수 있으므로, 공고의 제목만 보고 판단하기보다 실제로 맡을 일을 먼저 확인하는 편이 안전하다.
맞는 사람과 한 번 더 따져볼 사람
사람을 만나고 돕는 일에서 보람을 느끼고, 몸에 큰 무리 없이 움직일 수 있는 어르신이라면 이 분야를 먼저 살펴볼 만하다. 집 가까운 곳에서 짧게 일하고 싶은 경우에도 시간제(파트타임)나 근무 시간을 조정하는 유연근무 자리가 있는지 찾아볼 수 있다.
반면 만성질환이 있거나 최근 체력이 떨어졌다고 느끼는 어르신은 일을 시작하기 전에 몸에 부담이 없는지 따져볼 필요가 있다. 일을 고르는 기준을 보수나 보람에만 두지 않고 하루 근무 시간과 신체 부담까지 함께 놓고 보아야 오래 이어 갈 수 있다. 건강이 염려된다면 평소 진료받는 의료진에게 어떤 일까지 무리가 없는지 묻는 것도 방법이다.
가족과의 의논도 빼놓기 어렵다. 혼자 결정하기보다 근무 시간과 건강 문제를 솔직하게 나누면 집안일 분담 같은 현실적인 문제까지 미리 정리할 수 있고, 가족의 이해는 새로운 도전을 이어 가는 데 힘이 될 수 있다.
동네 기관 상담부터 확인
무엇부터 해야 할지 막막하다면 가까운 노인일자리지원기관이나 시니어클럽을 찾아가는 것이 첫걸음이 될 수 있다. 이런 기관에서는 적성과 건강 상태를 고려한 상담을 받고, 필요한 교육을 거쳐 일자리까지 연결받을 수 있다. 상담할 때는 어떤 일을 맡는지, 하루 몇 시간 일하는지, 자격이나 교육이 필요한지, 몸을 얼마나 쓰는 일인지를 물어보는 것이 좋다.
인터넷 사용이 익숙하다면 고용 정보 사이트인 고용24에서 공고를 직접 찾아볼 수 있다. 사용이 어렵다면 자녀에게 도움을 청하거나 고용센터, 노인복지관에 직접 문의해 안내를 받으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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