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자리가 늘어난다는 것과 누구에게나 맞는 일이라는 것은 다른 이야기
건강 상태를 살핀 뒤 시니어클럽과 고용24에서 일감 확인
퇴직하고 몇 해가 지나면 “다시 일할 곳이 있을까”라는 물음이 자주 고개를 든다. 최근 일자리 지형을 보면 공장과 제조업 비중이 컸던 예전과 달리 돌봄과 이웃 돕기를 맡는 보건·사회복지 서비스 분야(병원, 요양, 복지 현장의 일을 묶어 부르는 말)가 빠르게 커지고 있다는 소식이 나온다. 다만 이 분야가 늘어난다고 해서 어느 어르신에게나 곧바로 알맞은 일자리가 있다는 뜻은 아니다.
돌봄·복지 일자리, 왜 어르신이 많을까
눈여겨볼 대목은 이 분야 종사자의 절반 이상이 어르신이라는 점이다. 고령화가 진행되면서 돌봄과 이웃을 돕는 일의 수요가 함께 커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앞으로도 어르신의 손길이 필요한 현장은 더 늘어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 일에서는 오래 살아온 경험이 강점이 될 수 있다. 말벗이 되어 드리거나 어려움을 살피는 일은 기술보다 상대의 처지를 헤아리는 태도가 앞서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살면서 쌓은 지혜와 공감 능력을 이 분야의 자산으로 꼽는 시각도 그래서 나온다.
구체적인 일감은 폭이 넓다. 어르신 돌봄, 어린이집 보조, 환경 지킴이, 복지관 도우미가 대표적이고, 마을 주변을 가꾸는 일이나 말벗 활동, 간단한 사무 보조도 여기에 든다. 과거에 하던 일과 분야가 달라도 관심을 가져 볼 만한 이유다.
일자리가 늘어난다는 것과 내게 맞는다는 것은 다르다
분야 전체가 커진다는 소식과 개인이 원하는 조건의 일을 찾을 수 있다는 것은 별개다. 사는 지역과 체력, 희망하는 시간에 따라 실제로 할 수 있는 일은 달라질 수 있다. 종사자 가운데 어르신 비중이 높다는 사실만으로 일의 강도나 처우까지 판단하기도 어렵다.
돌봄처럼 몸을 쓰는 일과 말벗이나 사무 보조처럼 부담이 적은 일도 구분해서 볼 필요가 있다. 같은 복지 현장이라도 맡은 역할에 따라 몸에 가는 부담은 크게 다를 수 있기 때문이다. 경험이 강점이 된다는 말 역시 일을 시작하는 데 준비가 필요 없다는 뜻과는 거리가 있다.
먼저 살펴볼 사람, 서두르지 않아도 될 사람
사람을 만나는 일에서 보람을 느끼고 익숙한 일자리에 얽매이지 않는 어르신이라면 이 분야를 먼저 살펴볼 만하다. 몸에 큰 무리가 없고 가까운 곳에서 일하기를 바라는 경우에도 환경 지킴이나 복지관 도우미 같은 일이 후보가 될 수 있다.
반면 만성질환이 있는 어르신은 일자리부터 고르기보다 담당 의사와 먼저 상의할 필요가 있다. 건강 상태에 맞는 활동의 범위를 확인한 뒤에 일을 찾아도 늦지 않다. 일을 다시 시작하는 것 자체가 목표가 되어 몸에 무리를 주면 오히려 일을 오래 이어 가기 어려울 수 있다.
가족과의 대화도 건너뛰기 어려운 단계다. 어떤 일을 하고 싶은지, 무엇이 걱정되는지를 미리 나누면 출퇴근이나 집안일 분담처럼 혼자서는 놓치기 쉬운 부분까지 함께 정리할 수 있다. 가족의 지지가 일을 시작할 때 큰 힘이 된다는 점도 빼놓기 어렵다.
어디에 묻고 무엇을 확인할까
상담은 노인일자리 지원기관이나 시니어클럽에서 받을 수 있다. 어르신 일자리를 전문으로 상담하고 연결해 주는 곳으로, 위치는 가까운 주민센터나 구청에 물으면 알 수 있다. 인터넷에 익숙하다면 정부가 운영하는 일자리 정보 사이트에서 어르신 일자리를 직접 찾아보는 방법도 있고, 어렵다면 자녀나 주변의 도움을 받으면 된다.
상담에 앞서 몇 가지를 정리해 두면 도움이 된다. 하루에 일할 수 있는 시간, 집에서 다닐 수 있는 거리, 몸에 부담이 되는 동작이 무엇인지 적어 가면 알맞은 일감을 좁히기 쉽다. 일의 내용과 근무 시간, 체력 부담의 정도는 기관에 구체적으로 물어볼 필요가 있다.
서두를 이유는 없다. 건강 상태를 확인하고 가족과 이야기를 나눈 다음, 가까운 시니어클럽이나 노인복지관, 고용센터(고용24)에 문의해 지금 모집하는 일부터 알아보는 순서가 현실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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