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력이 있다는 것과 지금 몸에 맞는 일을 찾는 것은 별개다
경험을 적어 보고 건강을 따진 뒤 상담 창구를 찾을 필요가 있다
평생 일터를 지켜 온 어르신이 퇴직 뒤 달력을 넘기다 문득 “이제 무엇을 하며 지낼까”를 떠올리는 경우가 있다. 다시 일을 하면서 활력과 보람을 찾고 싶어 하는 어르신도 적지 않다. 다만 오랜 경력만 있으면 일자리가 저절로 이어진다고 보기는 어렵다. 어떤 경험을 살릴지, 몸이 얼마나 감당할 수 있는지를 먼저 따져 볼 필요가 있다.
오랜 경력을 찾는 곳은 있다, 출발점은 내 경험 정리
오랜 세월 쌓은 경력과 노하우는 일터에서 쓸모가 있을 수 있다. 젊은 세대가 미처 떠올리지 못한 해결책을 내놓거나, 경험을 나누는 과정에서 사회에 보탬이 된다는 보람을 얻을 수도 있다. 최근에는 건강 상태나 취미에 맞춰 일할 수 있는 유연한 일자리도 늘어나는 흐름이다.
그래서 첫 단계로 꼽히는 것이 자신의 경험을 종이에 적어 보는 일이다. 어떤 일을 오래 했는지, 무엇을 잘해 왔는지를 글로 옮겨 보면 어떤 자리를 찾아야 할지 방향을 잡기가 한결 쉬워질 수 있다. 직함이나 회사 이름만 적기보다 실제로 맡았던 일을 함께 적어 두면 상담할 때도 설명하기 편하다.
경력에 맞는 일과 몸에 맞는 일은 다르다
흔히 예전에 하던 일과 가까운 자리부터 떠올리지만, 경력에 맞는 일이 지금 몸에 맞는 일이라는 보장은 없다. 일을 고를 때는 건강을 가장 앞에 둘 필요가 있다. 오래 서 있어야 하거나 무거운 물건을 드는 일은 부담이 될 수 있어, 앉아서 할 수 있는 일이나 짧은 시간만 근무하는 자리를 먼저 살펴보는 편이 낫다는 조언이 나온다.
일과 휴식의 균형도 함께 따져야 한다. 보람을 찾으려고 시작한 일이 몸을 지치게 한다면 처음 목적과 멀어질 수 있다. 근무 시간과 쉬는 날, 출퇴근 거리처럼 매일 겪을 조건을 미리 확인해 두면 무리한 선택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유연한 일자리가 늘어난다는 말과 누구에게나 알맞은 자리가 바로 있다는 말도 구분할 필요가 있다. 지역과 시기, 본인의 조건에 따라 찾을 수 있는 일자리는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처음에 마음에 드는 자리가 보이지 않더라도 조건을 조금씩 바꿔 가며 살펴보는 과정이 필요하다.
어떤 어르신에게 어떤 방식이 맞을까
어르신에게 맞춘 일자리와 교육을 함께 알아보려는 경우라면 노인일자리지원기관이나 시니어클럽이 출발점이 될 수 있다. 어디로 가야 할지 모를 때는 가까운 주민센터나 구청에 문의하면 된다. 반면 예전 경력을 살릴 자리를 직접 찾아보려는 어르신이라면 정부의 일자리 정보 누리집을 살펴보는 방법이 있다. 원래 워크넷으로 알려졌던 이 서비스는 현재 고용24(정부 고용 서비스 누리집)에서 이용할 수 있다.
컴퓨터 사용이 어렵다고 해서 정보에서 멀어질 이유는 없다. 가까운 고용복지플러스센터(고용센터)를 찾아가면 직업상담사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 혼자 공고를 뒤지며 고민하기보다 상담을 먼저 받아 보는 것이 시간을 아끼는 길이 될 수 있다.
건강이 염려되는 어르신이나 가족의 돌봄이 필요한 어르신이라면 서두를 필요가 없다. 몸 상태를 먼저 살핀 뒤 짧은 시간 일하는 자리부터 알아보는 것도 방법이다. 일을 시작하는 것 자체보다 오래 무리 없이 이어 갈 수 있느냐가 더 중요한 기준이 될 수 있다.
가족과 상의한 뒤 상담 창구에 물을 것
새 일을 시작하는 것은 일상이 크게 바뀌는 결정이다. 그만큼 가족과 건강 상태, 하고 싶은 일을 솔직하게 나누고 의견을 들어 볼 필요가 있다. 가족의 이해와 지지가 있으면 새 출발을 이어 가는 데 힘이 될 수 있다.
상담 창구를 찾기 전에는 그동안 해 온 일, 하루에 일할 수 있는 시간, 피해야 할 작업을 정리해 두면 좋다. 상담에서는 집 근처에서 지원할 수 있는 일자리가 있는지, 일하는 시간과 업무 내용은 어떤지, 필요한 교육이 있는지를 물어볼 수 있다. 일자리 상담은 고용센터(고용24)에서, 어르신 맞춤 일자리와 교육은 시니어클럽이나 주민센터, 구청에서 안내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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