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일하려는 어르신, 어디서 시작할지가 첫 고민
보람 있는 일과 대가 없는 노동은 구분할 필요
건강과 근무 시간을 정한 뒤 시니어클럽이나 고용24에 문의

오랜 일을 마치고 한숨 돌린 어르신이 다시 일터를 떠올릴 때 먼저 품는 물음은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아직 있을까”다. 살면서 쌓은 경험과 노하우는 사회 곳곳에서 쓰일 여지가 있다. 다만 경험이 있다고 해서 어떤 일이든 몸에 맞는 것은 아니며, 일을 구하는 데만 마음이 앞서면 오래 이어 가기 어려울 수 있다.

상담은 시니어클럽, 채용 정보는 인터넷에서

어르신이 일자리를 찾을 때 먼저 떠올릴 만한 창구는 가까운 노인일자리지원기관이나 시니어클럽(어르신 일자리를 만들고 연결하는 지역 기관)이다. 이곳에서는 어르신 사정에 맞는 일자리를 상담받을 수 있다. 공익형(지역사회에 도움이 되는 활동 중심), 사회서비스형(돌봄 등 사회 서비스 분야의 일)처럼 성격이 다른 일자리도 함께 살펴볼 수 있다.

두 번째 경로는 인터넷이다. 그동안 널리 쓰인 고용 정보 사이트 워크넷은 고용 서비스 통합 창구인 고용24로 안내되고 있어, 지금 찾는다면 고용24에서 시작하는 편이 수월할 수 있다. 어르신을 위한 채용 정보를 찾아볼 수 있는 곳이지만 화면에 익숙해지는 데 시간이 걸릴 수 있다. 컴퓨터나 스마트폰이 낯설다면 자녀나 가족의 도움을 받아 함께 접속하는 것도 방법이다.

두 경로는 쓰임새가 다르다. 기관 방문은 사람과 마주 앉아 자신의 사정을 설명하고 조언을 들을 수 있다는 점이, 인터넷 검색은 여러 채용 정보를 시간 제약 없이 비교할 수 있다는 점이 장점이다. 어느 한쪽만 고집하기보다 상담으로 방향을 잡은 뒤 공고를 찾아보는 식으로 함께 활용할 필요가 있다.

보람 있는 일과 “공짜 노동”은 다르다

일자리를 고를 때 흔히 생기는 오해는 “경험을 나누는 일이니 대가는 크게 따지지 않아도 된다”는 생각이다. 그러나 보람을 느끼는 일과 힘만 들고 정당한 대가가 없는 “공짜 노동”은 별개다. 하는 일의 범위와 받는 대가가 어떻게 되는지 시작 전에 짚어 볼 필요가 있다.

대가를 따진다고 해서 일의 의미가 줄어드는 것은 아니다. 어르신의 깊이 있는 시각과 넉넉한 마음은 일터에 보탬이 될 수 있고, 그 기여에 맞는 대우를 받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순수한 봉사활동을 원한다면 처음부터 봉사로 알고 시작하면 되지만, 일자리로 소개받은 자리라면 조건을 분명히 확인하는 것이 좋다.

일을 시작하는 것이 곧 건강과 행복으로 이어진다고 단정할 수도 없다. 몸에 무리가 가는 일이라면 오히려 생활 리듬을 해칠 수 있기 때문이다. 일의 가치를 따지는 기준에 대가와 함께 건강을 지키며 지속할 수 있는지를 넣어 둘 필요가 있다.

단시간 근무가 맞는 사람, 더 따져 볼 사람

체력에 자신이 없거나 오랜만에 일을 다시 시작하는 어르신이라면 풀타임(하루 종일 일하는 전일제 근무)보다 단시간 근무나 유연 근무(일하는 시간을 조절할 수 있는 방식)가 잘 맞을 수 있다. “할 수 있는 만큼만”이라는 기준으로 시작하면 자신의 속도를 찾기가 쉬워진다. 일에 적응한 뒤 시간을 늘릴지 판단해도 늦지 않다.

반면 생활비 마련이 급한 경우라면 근무 시간을 줄이는 선택이 살림에 부담이 될 수 있어 수입과 건강을 함께 따져 볼 필요가 있다. 치료 중인 질환이 있거나 복용하는 약이 많은 어르신은 일의 강도와 근무 시간대를 담당 의사와 상의해 두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다. 어떤 형태가 알맞은지는 사람마다 다르므로 남의 사례를 그대로 따르기보다 자신의 사정에 비추어 볼 일이다.

가족과의 상의도 빼놓기 어렵다. 일을 시작하면 집안 일정과 돌봄 역할, 병원 다니는 시간 등이 달라질 수 있어서다. 결정은 어르신 본인이 하더라도 자녀와 미리 이야기를 나누면 놓치는 부분을 줄일 수 있다.

상담 전에 정리하고 물어볼 것

기관을 찾기 전에는 그동안 해 온 일, 하루에 일할 수 있는 시간, 몸에 부담이 되는 동작이나 환경을 미리 적어 두면 상담이 한결 수월해질 수 있다. 상담에서는 맡게 될 일의 내용, 근무 시간과 요일, 받는 대가, 시간 조정이 가능한지를 물어볼 필요가 있다.

어디서 시작할지 막막하다면 가까운 시니어클럽이나 노인복지관에 먼저 문의하고, 채용 공고를 함께 보고 싶다면 고용센터나 고용24를 이용할 수 있다. 공익형과 사회서비스형 가운데 어떤 일에 지원할 수 있는지도 이때 확인해 두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