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득이 목적인 일과 보람이 목적인 활동은 고르는 기준이 다르다
노인일자리 상담 창구와 시니어클럽에서 조건부터 물어볼 필요가 있다
은퇴하고 한동안 쉬던 어르신이 통장 잔액을 살피다 다시 일을 알아볼지 고민하는 장면은 이제 낯설지 않다. 평생 일해 왔어도 연금만으로는 살림이 넉넉지 않고, 자녀를 키우느라 경력이 끊긴 여성 어르신은 받는 연금이 더 적은 경우가 많다는 이야기도 자주 들린다. 다만 “경험이 있으니 일자리는 곧 구해진다”거나 “일만 시작하면 노후 걱정이 풀린다”고 여기는 것은 흔한 오해다.
일자리를 찾는 창구는 어디인가
어르신이 일을 찾을 때 먼저 떠올릴 만한 곳은 세 갈래다. 첫째는 노인일자리지원기관으로, 어르신에게 맞는 일자리를 찾아 주고 상담도 함께 하는 곳이다. 집에서 가까운 기관의 위치는 주민센터나 구청에 물으면 안내받을 수 있다.
둘째는 시니어클럽(어르신의 일자리와 사회활동을 지역에서 연결하는 기관)이다. 지역사회에서 참여할 수 있는 여러 활동과 일자리를 이어 주기 때문에, 어떤 일을 할지 아직 정하지 못한 어르신도 찾아가 이야기를 나눠 볼 수 있다.
셋째는 고용노동부가 운영하는 온라인 취업 정보 서비스다. 옛 이름인 워크넷으로 널리 알려졌고 지금은 고용24에서 이용할 수 있으며, 어르신이 지원할 만한 공공 일자리 정보도 찾아볼 수 있다. 컴퓨터나 스마트폰이 익숙하지 않은 어르신은 자녀나 노인일자리지원기관 직원의 도움을 받는 방법이 있다.
일을 구하는 것과 살림이 나아지는 것은 다르다
창구를 찾았다고 해서 원하는 일이 바로 연결된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일의 종류와 모집 시기, 참여 조건은 지역과 기관에 따라 다를 수 있기 때문이다. 수십 년 쌓은 경험은 분명 자산이지만, 그 경험이 곧바로 같은 분야의 일자리나 기대한 수입으로 이어지는 것과는 별개다.
일의 목적도 나눠서 생각할 필요가 있다. 짧은 시간 일하는 자리는 몸의 부담을 덜 수 있지만 수입도 그만큼 제한될 수 있고, 재능을 나누는 봉사 활동은 보람과 사람 사이의 교류가 중심이어서 생활비를 메우는 일과는 성격이 다르다. 어느 쪽이 더 낫다고 가를 문제가 아니라, 지금 필요한 것이 수입인지 활력인지에 따라 고르는 기준이 달라진다는 뜻이다.
새로운 기술을 배우는 길도 있다. 어르신을 대상으로 한 컴퓨터, 바리스타, 공예 교육 등이 여러 곳에서 열리고 있고, 배우는 과정에서 새 친구를 사귀며 생활에 활기를 더할 수 있다. 다만 교육을 마쳤다고 해서 취업이 보장되는 것은 아니므로, 일자리가 목적이라면 수료 뒤 연계되는 일이 있는지 미리 물어볼 필요가 있다.
누구에게 맞고 누가 더 살펴야 하나
연금만으로 생활비가 부족한 어르신, 경력이 끊겨 연금이 적은 여성 어르신, 은퇴 뒤 다시 사회와 이어지고 싶은 어르신이라면 이런 창구를 두드려 볼 만하다. 당장 수입이 급하지 않다면 교육이나 봉사부터 시작해 자신에게 맞는 속도를 찾는 방법도 있다.
반면 체력이 예전 같지 않거나 앓는 병이 있는 어르신은 일을 고르기 전에 몸에 무리가 가지 않는지부터 따져 볼 필요가 있다. 오래 서 있거나 무거운 것을 드는 일인지, 근무 시간을 조정할 수 있는지에 따라 부담이 크게 달라질 수 있고, 걱정이 된다면 진료받는 의사에게 물어보는 것이 안전하다. 건강을 해치면서 얻는 수입은 오래가기 어렵다는 점에서, 일을 시작할 때 건강은 수입만큼 중요한 조건이다.
가족과 나누는 대화도 빠뜨리기 쉬운 과정이다. 어떤 일을 하고 싶은지, 무엇이 걱정되는지를 배우자나 자녀에게 솔직히 털어놓으면 가족의 이해를 얻기 쉽고, 함께 고민하는 과정에서 미처 생각지 못한 방법이 나올 수도 있다.
상담 전에 정리하고 물어볼 것
상담을 받기 전에는 한 달에 필요한 수입, 일할 수 있는 시간과 요일, 건강상 피해야 할 작업, 살려 보고 싶은 경력을 미리 적어 두면 도움이 된다. 창구에서는 지금 참여할 수 있는 일의 종류와 신청 시기, 근무 시간과 보수, 참여 자격, 함께 받을 수 있는 교육이 있는지를 물어볼 필요가 있다.
어디부터 가야 할지 모르겠다면 주민센터나 구청에 가까운 노인일자리지원기관의 위치를 묻고, 시니어클럽이나 노인복지관에서 지역 사정을 확인하는 순서가 무난하다. 민간 일자리까지 넓혀 찾으려면 고용센터나 고용24에서 구인 정보를 함께 살펴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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