쌓아 온 경험과 지금 몸이 감당할 수 있는 일은 따로 살펴야 한다
건강 확인, 가까운 기관 상담, 가족과의 대화 순서로 준비할 필요가 있다
퇴직하고 시간이 지나면 다시 일을 해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어르신이 있다. 동시에 “몸에 무리가 가지 않을까”, “내가 잘할 수 있을까” 하는 걱정도 함께 따라온다. 다만 어르신 일자리를 돌봄 일로만 여기거나, 정보만 많이 모으면 곧 맞는 일을 찾을 수 있다고 보는 것은 흔한 오해다.
돌봄 말고도 일의 종류는 여러 가지다
어르신의 역할에 대한 사회의 관심은 커지는 흐름이다. 특히 보살핌이 필요한 현장에서는 가정을 꾸리고 여러 직장을 거치며 쌓은 경험과 사람에 대한 이해가 강점이 될 수 있다. 젊은 세대가 짧은 기간에 갖추기 어려운 부분이라는 점에서다.
그렇다고 일자리가 돌봄 분야에 한정되는 것은 아니다. 학교 급식 도우미, 공공기관 민원 안내, 도서관 사서 보조, 환경 정비, 카페 운영, 문화해설사처럼 분야는 다양한 편이다. 건강과 형편에 맞춘 일자리가 늘고 있다는 이야기도 나오지만, 지역과 시기에 따라 실제로 구할 수 있는 자리는 달라질 수 있다.
자신의 경험에서 실마리를 찾는 방법도 있다. 컴퓨터를 다루는 데 익숙하다면 사무 보조나 온라인 상담을, 손재주가 있다면 공예나 수리를, 사람과 이야기하는 일을 즐긴다면 상담이나 돌봄을 먼저 살펴볼 수 있다. 어떤 일을 할 때 즐거웠는지, 오랜 일에서 어떤 기술을 얻었는지 적어 보는 것만으로도 후보를 좁히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경험이 많은 것과 몸이 감당하는 것은 다르다
오래 해 온 일이라고 해서 지금도 같은 강도로 할 수 있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경험은 강점이지만 체력과 건강 상태는 그와는 별개다. 일을 오래 이어 가려면 무엇보다 몸에 무리가 없는지부터 따져 볼 필요가 있다.
만성질환이 있는 어르신이라면 일을 정하기 전에 담당 의사와 상의해 어느 정도의 활동이 괜찮은지 확인해 두는 편이 좋다. 다만 이 글에 소개한 직종이 누구에게나 맞는다는 뜻은 아니다. 오래 서 있어야 하는지, 무거운 물건을 드는지처럼 구체적인 업무 내용에 따라 판단은 달라질 수 있다.
서두르지 않는 태도도 필요하다. 당장 자리가 난 곳에 들어가기보다, 보람을 느끼면서 오래 할 수 있는 일인지를 먼저 가늠해 볼 필요가 있다. 일자리 정보가 많다는 것과 자신에게 맞는 일이 있다는 것은 다른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누구에게 맞고 누가 더 따져 봐야 하나
이런 준비는 은퇴 후 보람을 찾으려는 어르신, 건강이 허락하는 한 경제활동을 이어 가려는 어르신에게 특히 쓸모가 있다. 새로운 분야에 도전해 볼 마음이 있다면 생각하지 못했던 일을 발견할 가능성도 있다.
반면 치료 중인 질환이 있거나 체력이 예전 같지 않다고 느끼는 어르신은 일의 종류보다 건강 확인을 앞에 둘 필요가 있다. 집안일이나 가족을 돌보는 일을 맡고 있는 경우도 마찬가지다. 일하는 시간을 어떻게 조정할지 정하지 않은 채 시작하면 부담이 커질 수 있다.
새로 일을 시작하는 것은 본인만의 일로 끝나지 않고 가족의 생활도 바꿀 수 있다. 그래서 혼자 결정하기보다 배우자, 자녀와 함께 하고 싶은 일, 건강 상태, 집안일과 가족 시간의 조율 방안을 놓고 이야기를 나눠 볼 필요가 있다. 가족의 이해와 응원은 일을 이어 가는 데 힘이 될 수 있다.
어디에 묻고 무엇을 확인할까
가장 먼저 찾아갈 만한 곳은 사는 지역의 노인일자리지원기관(어르신 일자리를 연결하고 상담하는 기관)이나 시니어클럽이다. 어르신에게 맞는 일자리를 찾아 주고 필요한 교육을 받도록 돕는 곳으로, 직접 방문하거나 전화로 문의할 수 있다.
여러 직종을 넓게 살펴보려면 국가가 운영하는 일자리 정보 누리집을 이용할 수 있다. 원래 워크넷으로 알려졌던 서비스로, 지금은 고용24에서 찾아볼 수 있다. 컴퓨터나 스마트폰이 어렵다면 자녀에게 도움을 청하거나 앞서 말한 기관에 직접 찾아가 물어보는 방법이 있다.
상담할 때는 하는 일의 구체적인 내용, 근무 시간, 보수, 필요한 교육이 있는지를 물어볼 필요가 있다. 자신의 건강 상태와 할 수 있는 활동 범위를 미리 정리해 가면 상담이 수월해질 수 있다. 가까운 시니어클럽이나 노인복지관, 고용센터(고용24)에 문의하는 것부터 시작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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