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계가 맡기 쉬운 일과 사람의 소통이 필요한 일은 구분해 볼 필요가 있다
경력을 정리한 뒤 시니어클럽이나 고용센터에 문의하는 것이 첫걸음이다
길에서 스스로 움직이는 배달 로봇을 마주친 어르신이라면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점점 없어지는 것은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 수 있다. 물건을 나르는 로봇이 늘고 있다는 보도도 이런 걱정을 키운다. 다만 기술이 발전한다고 해서 모든 일자리가 함께 사라진다고 보기는 어렵다.
로봇 소식이 불러온 두 가지 걱정
배달 로봇을 둘러싼 걱정은 크게 두 갈래다. 하나는 로봇이 많아지면 사람이 하던 일이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이고, 다른 하나는 좁은 길에서 로봇을 피해 다녀야 하는 일상의 불편이다. 앞의 걱정은 노후의 수입과 활동 계획으로 곧바로 이어지기 때문에 어르신에게 더 무겁게 다가올 수 있다.
그러나 로봇이 늘어난다는 사실과 어르신의 일자리가 없어진다는 결론은 같은 말이 아니다. 어떤 일이 얼마나 줄어들지는 업종과 지역, 일의 성격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며, 로봇 소식 하나만으로 단정할 수는 없다.
물건을 나르는 일과 사람을 이해하는 일은 다르다
물건을 정해진 곳으로 옮기는 일과 사람의 사정을 듣고 함께 해법을 찾는 일은 성격이 다르다. 상담, 교육, 돌봄처럼 대화와 공감이 필요한 분야에서는 오랜 세월 쌓은 경험과 사람을 헤아리는 마음, 문제를 풀어 본 지혜가 강점이 될 수 있다.
다만 이런 강점이 있다고 해서 일자리가 저절로 생기는 것은 아니다. 경험이 값진 것과 실제 채용으로 이어지는 것은 별개이며, 분야에 따라 교육을 받거나 자격을 갖춰야 할 수도 있다. 관심 있는 일의 조건을 미리 알아볼 필요가 있는 이유다.
누구에게 맞고, 누가 먼저 살펴야 하나
사람을 만나는 일에 보람을 느끼거나 활기찬 생활을 이어 가려는 어르신, 새로운 즐거움을 찾는 어르신이라면 이런 분야를 눈여겨볼 만하다. 꼭 직장 경력이 아니어도 된다. 봉사활동이나 가족을 돌본 경험, 특정 분야에서 일한 이력 모두 앞으로 할 일을 고르는 실마리가 될 수 있다.
반대로 건강이 염려되는 어르신이라면 일을 고르기 전에 몸 상태부터 따져 볼 필요가 있다. 무리하게 일을 늘리기보다 몸과 마음에 맞는 시간을 정하고, 피곤할 때 쉴 수 있는 환경인지 살피는 것이 오래 활동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일을 시작하거나 경제 활동을 계획할 때는 배우자, 자녀와 충분히 이야기를 나누는 것도 좋다. 가족의 이해와 응원이 새로운 도전에 힘이 될 수 있어서다.
경험을 정리한 뒤 문의할 곳
첫 단계는 자신의 이력을 되짚어 보는 일이다. 무엇을 잘했는지, 어떤 경험이 가장 소중했는지, 어떤 활동을 할 때 가장 즐거웠는지 차분히 적어 두면 상담할 때 원하는 일을 설명하기가 한결 쉬워질 수 있다. 하루에 일할 수 있는 시간과 건강 상태도 함께 메모해 두면 도움이 된다.
정리가 끝나면 기관에 물어볼 차례다. 노인일자리 지원기관은 건강과 능력에 맞는 일자리를 연결해 주는 곳으로, 직접 찾아가거나 전화로 문의할 수 있다. 시니어클럽(노인 일자리 사업을 운영하는 지역 기관)은 여러 어르신이 함께 활동하며 일자리 사업에 참여하도록 돕는 곳이라 사람을 만나고 보람을 찾는 기회도 될 수 있다.
컴퓨터나 스마트폰이 익숙하다면 고용노동부의 일자리 정보 사이트 고용24(옛 워크넷)에서 “어르신 일자리” 같은 검색어로 찾아볼 수 있고, 사용이 어려우면 자녀나 가까운 사람에게 도움을 청하는 방법도 있다. 상담할 때는 지금 모집 중인 일이 무엇인지, 하루 근무 시간과 몸을 쓰는 정도는 어떤지, 참여 조건이 있는지를 물어보는 것이 좋다. 어디서 시작할지 막막하다면 가까운 노인복지관이나 시니어클럽, 고용센터에 먼저 문의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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