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종별 차등 없이 같은 최저임금을 적용하기로 했지만 일자리 고민은 남는다
임금의 하한선과 내 몸에 맞는 일을 고르는 문제는 서로 다르다
건강 상태와 경험을 정리한 뒤 시니어클럽이나 고용센터에서 상담받을 필요가 있다

식당 주방이든 돌봄 현장이든 사무 보조 자리든, 최저임금은 업종을 가리지 않고 같은 기준으로 적용하기로 결정됐다. 업종에 따라 금액을 달리하자는 논의가 있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은 것이다. 다만 이 결정이 곧 어르신에게 맞는 일자리를 찾아 주는 것은 아니며, 어떤 일을 얼마나 오래 할 수 있는지는 여전히 따로 따져 볼 문제다.

업종 구분 없이 하나의 기준, 액수는 별개의 문제

이번 논의의 핵심은 최저임금을 업종별로 나눌 것인가였다. 결론은 모든 업종에 똑같이 적용하는 쪽으로 났고, 해당 결정이 알려질 당시 다음 해 최저임금 액수는 아직 정해지지 않은 상태였다. 차등 적용 여부와 금액 결정은 서로 다른 단계의 논의인 셈이다.

이 결정은 어르신이 많이 찾는 식당 일이나 돌봄, 간단한 사무 보조 같은 일에도 같은 기준이 쓰인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어느 업종에서 일하느냐에 따라 법이 정한 최저 기준이 달라지지 않는다는 뜻으로 읽을 수 있기 때문이다.

같은 최저임금과 좋은 일자리는 다르다

다만 최저임금은 어디까지나 임금의 아래 기준이다. 근무 시간과 노동 강도, 몸에 주는 부담은 이 기준만으로 알 수 없고, 같은 금액을 받더라도 어떤 일은 어르신의 건강에 무리가 될 수 있다. 또한 근로계약을 맺고 일하는 경우와 봉사나 활동 성격으로 참여하는 경우는 조건이 다를 수 있어, 일을 시작하기 전에 어떤 형태인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

그래서 일자리를 고를 때 가장 먼저 살필 것은 건강이다. 의욕이 앞서면 처음부터 무리하기 쉬운데, 오래 일하려면 규칙적인 생활과 충분한 휴식, 적당한 운동이 뒷받침될 필요가 있다. 만성질환(오래 관리해야 하는 고혈압, 당뇨 같은 병)이 있다면 정기 검진과 치료를 일정에 먼저 넣고, 몸이 힘들다는 신호가 오면 쉬어 가는 편이 낫다.

경험을 살릴 수 있는 사람, 다시 따져 볼 사람

오랜 경력이나 생활 속 경험이 있는 어르신은 몸을 많이 쓰는 일보다 그 경험을 활용하는 일을 먼저 살펴볼 만하다. 상담, 교육, 행정 보조, 환경 관리 같은 분야가 대표적이다. 한 분야에서 오래 일했다면 후배를 가르치는 멘토(경험을 나누며 조언하는 사람) 활동을, 손주를 돌본 경험이 있다면 보육 시설에서 아이들을 돌보는 일을 생각해 볼 수 있다. 다만 시설마다 요구하는 조건은 다를 수 있어 지원 전에 확인이 필요하다.

반대로 체력 부담이 큰 일을 고려하고 있거나 건강 관리가 필요한 상황이라면 임금만 보고 결정하기보다 근무 시간과 업무 내용을 먼저 따져 볼 필요가 있다. 경력이 없다고 해서 선택지가 없는 것은 아니다. 관심 있는 분야와 지금의 몸 상태를 함께 놓고 차분히 추려 보는 과정이 도움이 될 수 있다.

가족과의 대화도 빼놓기 어렵다. 일을 시작하면 집안의 생활 리듬이 달라질 수 있는 만큼, 일하려는 계획이 가족에게 어떤 영향을 줄지, 가족은 어떤 일을 바라는지 미리 이야기해 두면 결정을 내리기가 한결 수월할 수 있다.

어디에 묻고 무엇을 확인할까

혼자 찾기 어렵다면 어르신 일자리를 전문으로 돕는 기관을 이용하는 방법이 있다. 가까운 노인일자리 지원 기관이나 시니어클럽은 방문이나 전화로 상담과 일자리 소개를 받을 수 있는 곳이다. 인터넷으로 찾을 때는 정부가 운영하는 일자리 사이트인 고용24(옛 워크넷)를 이용할 수 있고, 스마트폰이나 컴퓨터가 익숙하지 않다면 기관을 찾아가 검색을 도와 달라고 요청하면 된다.

상담에 앞서 그동안 해 온 일, 관심 있는 분야, 건강상 피해야 할 작업을 정리해 두면 이야기가 빨라질 수 있다. 상담 자리에서는 하루 근무 시간과 주요 업무, 근로계약 여부, 임금이 최저임금 기준을 지키는지를 묻는 것이 좋다. 구체적인 일자리는 가까운 시니어클럽이나 노인복지관, 고용센터(고용24)에 문의하면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