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기술을 다루는 능력과 이야기를 담는 힘은 다르다
주민센터·평생학습관·경로당의 강좌와 가족의 도움부터 살펴볼 필요가 있다
“이 나이에 무엇을 새로 배우겠느냐”는 말은 지금도 경로당이나 동네 모임에서 흔히 들린다. 그런데 인천의 한 평생학습관에서는 어르신을 포함한 수강생들이 인공지능(AI, 사람처럼 글이나 그림을 만들어 주는 컴퓨터 프로그램)을 활용해 자신의 시를 전자책으로 엮어 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다만 이런 소식을 두고 컴퓨터를 잘 다루는 일부 어르신만의 이야기로 여기는 경우가 많은데, 실제로는 옆에서 가르쳐 주는 과정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일이다.
살아온 이야기를 디지털 책으로
이 강좌에서 수강생들은 평생 겪은 일과 느낀 감정을 글과 그림으로 정리하고, 이를 전자책(종이 대신 스마트폰이나 컴퓨터 화면으로 읽는 책)으로 만들어 선보였다. 인공지능은 그림을 그리거나 책 모양을 갖추는 일을 돕는 도구로 쓰였다. 컴퓨터가 낯선 어르신도 강사와 함께 단계를 밟아 가며 작업을 마칠 수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이 사례가 어느 학습관에서 몇 명이 참여했는지, 얼마 동안 배웠는지는 원래 소식에서 자세히 밝혀지지 않았다. 따라서 모든 지역에서 같은 강좌를 바로 찾을 수 있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기기 다루는 솜씨와 이야기의 가치는 다르다
새 기술을 능숙하게 다루는 능력과 담아낼 이야기를 가진 것은 서로 다른 문제다. 인공지능이나 전자책은 표현을 돕는 수단일 뿐, 책의 알맹이는 어르신이 살아온 경험과 지혜에서 나온다. 기계가 서툴다는 이유로 배움을 미룰 필요는 없다는 뜻이다.
처음에는 화면 조작이 낯설 수 있지만 천천히 따라 하면 익숙해지는 경우가 많다. 유튜브에서 손주가 좋아하는 동요를 찾아보거나, 카카오톡으로 고향 친구에게 사진을 보내는 일처럼 작은 것부터 시작하는 방법도 있다. 이런 경험이 쌓이면 더 큰 배움으로 이어질 수 있다.
어디서, 누구와 배울 수 있나
가까운 주민센터와 평생학습관에서는 스마트폰 사용법, 그림 그리기, 악기 연주, 외국어 회화 등 여러 강좌를 운영하는 곳이 많다. 경로당에서도 스마트폰 활용 교육이나 건강 강좌를 여는 경우가 있다. 강좌에 나가면 새 친구를 사귀고 함께 이야기를 나누는 즐거움도 얻을 수 있다.
집에서는 자녀나 손주가 좋은 선생님이 될 수 있다. “이건 어떻게 하는 거니”, “이 사진은 어떻게 보내니” 하고 묻는 시간이 가족 사이의 대화를 늘리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반면 혼자 사는 어르신이나 가족이 멀리 있는 경우에는 공공기관의 디지털 교육 프로그램을 먼저 알아보는 편이 나을 수 있다.
강좌 고르기 전에 물어볼 것
배움을 시작하려면 먼저 사는 곳 가까운 주민센터나 평생학습관에 어떤 강좌가 열리는지, 수강료와 신청 기간은 어떤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 컴퓨터나 스마트폰을 처음 다루는 사람도 따라갈 수 있는 수준인지, 강사가 곁에서 도와주는지도 함께 물어보면 좋다.
글쓰기나 전자책 만들기처럼 특정 강좌를 원한다면 지역 평생학습관이나 도서관, 노인복지관에 비슷한 프로그램이 있는지 문의해 볼 수 있다. 경로당 운영 강좌는 시기마다 달라질 수 있으므로 담당자에게 일정을 미리 확인하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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