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와서 뭘 배우나” 하며 배움을 미루는 어르신이 적지 않다
배움의 즐거움과 치매 예방 효과는 구분해서 볼 필요가 있다
가까운 주민센터·평생학습관·노인복지관 강좌부터 알아보는 것이 첫걸음

동네 주소 안내도가 새로 바뀌고, 은행 업무와 병원 예약이 스마트폰으로 옮겨 가는 시대다. 세상의 변화 속도를 따라가기 버겁다고 느끼는 어르신들 사이에서는 “이 나이에 무엇을 새로 배우겠느냐”는 말이 자주 나온다. 다만 배움에 정해진 나이가 있다는 생각은 흔한 오해에 가깝고, 실제로 지역마다 어르신 눈높이에 맞춘 배움터가 여럿 마련돼 있다.

배움은 마음과 생활에 활력을 더한다

새로운 것을 익히는 경험은 일상에 작은 목표를 만들고 마음을 한결 젊게 해 줄 수 있다. 오랜 세월 쌓아 온 경험과 지혜가 새로운 지식과 만나면, 같은 내용을 배워도 젊은 세대와는 다른 깊이로 받아들이는 경우가 많다.

배울 수 있는 분야도 넓다. 스마트폰 활용법, 건강 체조, 그림, 노래 같은 취미 강좌부터 건강 관리 교육까지 다양하다. 주소 안내도가 종이와 디지털 두 가지로 나오듯, 배우는 방식도 교실 수업과 영상 강의 등 여러 갈래로 준비돼 있다.

두뇌 건강과 치매 예방은 다르다

배움이 뇌를 꾸준히 쓰게 해 기억력 유지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이야기는 널리 알려져 있다. 그러나 강좌 하나를 듣는다고 치매를 막을 수 있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두뇌를 자극하는 생활 습관과 질병 예방 효과는 별개의 문제로 보는 편이 정확하다.

따라서 배움의 목적을 치료나 예방에만 두기보다 즐거움과 사회적 교류에 두는 것이 부담을 덜어 준다. 기억력 저하가 눈에 띄게 걱정된다면 강좌와는 별도로 보건소나 병원에서 검사를 받아 볼 필요가 있다.

디지털 학습, 작은 것부터 시작하면 된다

스마트폰과 컴퓨터는 처음 접하면 낯설지만 차근차근 반복하면 대부분 익숙해질 수 있다. 처음부터 모든 기능을 익히려 하기보다 유튜브 영상 보기, 건강 관리 앱(스마트폰에 내려받아 쓰는 프로그램) 사용처럼 생활에 바로 쓰이는 기능 하나를 고르는 것이 좋다.

혼자 고민하기보다 가까운 사람에게 도움을 청하는 방법도 있다. 자녀나 손주에게 사용법을 물어보면 배움이 빨라질 뿐 아니라 함께 시간을 보내며 가족 사이의 정도 깊어질 수 있다. 다만 같은 내용을 여러 번 묻는 것이 미안하다면, 정해진 순서대로 가르쳐 주는 강좌를 함께 이용하는 편이 마음 편할 수 있다.

이런 배움은 바깥 활동이 줄어 하루가 길게 느껴지는 어르신, 스마트폰 때문에 일상 업무에 불편을 겪는 어르신에게 특히 도움이 될 수 있다. 반면 건강 상태 때문에 외출이 어렵다면 무리하게 강좌에 나가기보다 집에서 볼 수 있는 영상 강의나 가족의 도움을 먼저 활용하는 것이 낫다.

가까운 배움터부터 확인할 것

배움을 시작하려면 멀리 갈 필요가 없다. 동네 주민센터, 평생학습관, 경로당, 노인복지관에 어떤 강좌가 열리는지 문의하는 것이 첫 단계다. 상담을 받으며 수업 시간과 수강료, 준비물, 처음 듣는 사람도 따라갈 수 있는 수준인지를 미리 물어보면 중간에 포기할 가능성을 줄일 수 있다.

강좌에 나가면 같은 관심사를 가진 이웃을 만나는 것도 덤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거창한 계획이 아니라 시작하는 용기이며, 궁금한 강좌가 있다면 가까운 주민센터나 노인복지관, 평생학습관 창구에 먼저 전화로 일정을 확인해 보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