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나이에 배워서 무엇하나” 망설이는 어르신이 적지 않다
배움의 효과는 지식보다 사람과 일상의 변화에서 먼저 나타날 수 있다
집 근처 주민센터·평생학습관 강좌 목록부터 확인하는 것이 출발점이다

“지금 배워서 어디에 쓰겠나.” 새 강좌 안내문을 보고도 발길을 돌리는 어르신이 많다. 최근 대학과 지역 사회가 어르신 평생교육을 넓히겠다는 소식이 이어지면서 배울 곳은 늘고 있지만, 마음의 문턱은 여전히 높은 편이다. 다만 배움을 “시험을 치르고 자격을 얻는 일”로만 여기는 것은 흔한 오해다.

배움이 주는 것은 지식만이 아니다

새로운 것을 익히는 과정은 머리를 쓰게 하고 생각하는 힘을 기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정해진 요일에 강좌에 나가는 일 자체가 하루의 리듬을 만들고, 집 밖으로 나설 이유가 되기도 한다.

같은 강좌를 듣는 사람들과 인사를 나누고 함께 웃는 시간도 배움이 주는 몫이다. 혼자 지내는 시간이 긴 어르신에게는 이런 만남이 외로움을 덜고 마음 건강을 챙기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작은 것 하나를 해냈다는 경험은 자신감으로 이어져 일상의 다른 일에도 힘을 보탤 수 있다.

배움의 기쁨과 성과에 대한 부담은 다르다

배움을 시작하지 못하는 이유로는 “내 나이에 무슨”, “몸이 불편해 따라가기 어렵다”는 걱정이 자주 꼽힌다. 그러나 평생교육 강좌의 목적은 남보다 잘하는 데 있지 않고, 배우는 즐거움을 느끼는 데 있다. 빨리 익히지 못해도 괜찮다는 마음가짐이 오래 이어가는 힘이 될 수 있다.

처음부터 거창한 목표를 세울 필요도 없다. 평소 궁금했던 요리, 뜨개질, 그림 그리기, 독서 모임처럼 마음이 가는 분야를 가볍게 고르면 재미를 붙이기 쉽다. 하나를 하다 보면 다른 관심사가 생겨 배움의 폭이 자연스럽게 넓어지기도 한다.

디지털 배움은 혼자보다 함께가 쉽다

스마트폰과 컴퓨터가 낯선 어르신이라면 지역의 디지털 배움터나 평생학습관 강좌를 살펴볼 만하다. 이곳에서는 손주와 화상 통화하기, 인터넷으로 정보 찾기, 은행 앱(스마트폰으로 쓰는 은행 프로그램)으로 간단한 업무 보기처럼 생활에 바로 쓰이는 내용을 어르신 눈높이에 맞춰 천천히 다룬다. 처음에는 서툴러도 반복해 따라 하면 손에 익을 수 있다.

가족의 도움을 받는 것도 방법이다. 자녀나 손주는 앱 설치, 회원가입 같은 절차를 금방 도와줄 수 있고, 함께 배우고 가르치는 과정에서 가족 간 대화가 늘어나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다만 가족이 대신 해 주는 것과 어르신이 직접 해 보는 것은 다르므로, 옆에서 지켜보며 스스로 눌러 보게 하는 편이 익히는 데 낫다.

가까운 기관에 무엇을 물어볼까

첫걸음은 집에서 가까운 곳부터 찾는 것이다. 주민센터, 시군구 평생학습관, 동네 경로당과 노인복지관에서는 스마트폰 활용, 건강 체조, 노래 교실, 외국어, 글쓰기 같은 강좌를 무료나 적은 비용으로 여는 경우가 많다.

직접 찾아가거나 전화로 문의할 때는 지금 신청할 수 있는 강좌, 수업 요일과 시간, 비용과 준비물, 몸이 불편해도 참여할 수 있는지를 함께 물어볼 필요가 있다. 친구와 함께 신청하면 꾸준히 다니기가 한결 수월해질 수 있다. 강좌 정보는 가까운 주민센터나 평생학습관, 공공도서관 안내 창구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