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격을 따는 배움과 즐기려는 배움은 출발점부터 다르다
가까운 주민센터·평생학습관 강좌 안내부터 살펴볼 필요가 있다
동네 게시판에 붙은 강좌 모집 공고를 한참 들여다보다가 “지금 와서 무슨 공부냐”며 돌아서는 어르신이 적지 않다. 기억력이 예전 같지 않고 체력도 걱정되며, 젊은 수강생 틈에서 뒤처질까 하는 마음이 앞서기 때문이다. 다만 배움이 반드시 자격증이나 눈에 보이는 성과로 끝나야 한다는 생각은 오해에 가깝다는 지적이 나온다.
시민정원사 과정부터 스마트폰 교실까지
최근 극동대학교가 시민정원사를 모집한다는 소식이 알려졌다. 정원 관리 이론을 익히고 실습을 거치면 과정 수료 뒤 전문가 자격도 얻을 수 있는 과정이다. 꽃과 나무 돌보기를 즐겨 온 어르신에게는 취미를 한 단계 넓힐 기회가 될 수 있다.
대학 과정만 있는 것은 아니다. 지역 기관이 여는 강좌에는 텃밭 가꾸기, 그림, 악기, 외국어, 서예, 노래, 건강 체조, 스마트폰 사용법 등이 두루 있다. 새로운 것을 익히다 보면 생각에 활기가 돌고, 관심사가 같은 이웃과 어울릴 기회도 생긴다. 사람에 따라서는 배운 솜씨가 작은 수입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전문가 과정과 즐기는 배움은 다르다
망설임의 상당 부분은 “잘해내야 한다”는 압박에서 온다. 그러나 자격을 갖춰 활동하려는 배움과 호기심이나 재미에서 시작하는 배움은 목표 자체가 같지 않다. 전문가 수준에 이르지 못하더라도 하나씩 익혀 가는 과정에서 느끼는 보람이 크다는 점이 흔히 강조된다.
오래 살아온 경험은 새 분야를 배울 때 걸림돌보다 밑천이 될 수 있다. 계절과 사람을 겪으며 쌓인 안목이 정원 배치나 그림 한 장에 자연스럽게 배어 나오기 때문이다. 배움이 노년의 활력에 보탬이 된다는 이야기도 널리 퍼져 있지만, 이는 경험에서 나온 기대일 뿐 누구에게나 같은 결과를 보장하는 것과는 별개다.
몸 상태와 생활 형편에 맞는 강좌를
처음 발을 떼는 어르신이라면 집에서 가까운 주민센터, 평생학습관, 경로당 강좌가 부담이 덜하다. 직접 들러 담당자에게 물으면 수업 요일과 시간, 준비물, 난이도를 정확히 알 수 있다. 바깥나들이가 힘든 경우에는 유튜브 강의나 온라인 평생학습 사이트로 시작해 볼 수도 있다.
컴퓨터나 스마트폰 조작이 서툰 어르신은 자녀나 손주에게 기초를 배우는 방법도 있고, 이 시간이 가족 간 대화를 늘리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한편 만성 질환(고혈압, 당뇨, 관절염처럼 오래 이어지는 병)을 앓는 어르신은 몸을 많이 쓰는 실습이나 긴 수업을 피하고, 필요하면 주치의와 먼저 상의할 필요가 있다.
신청 전 확인하고 물어볼 것
강좌를 정하기 전에는 수강료와 재료비가 따로 드는지, 한 회 수업이 얼마나 걸리는지, 중간 휴식이 있는지, 처음 배우는 사람도 따라갈 수 있는지를 미리 확인하는 편이 낫다. 실습 위주 과정은 오래 서 있거나 허리를 굽히는 시간이 길 수 있어 체력과 맞는지도 따져 볼 필요가 있다.
무리하게 진도를 맞추기보다 친구와 함께 다니며 힘들 때 쉬어 가는 편이 배움을 오래 이어 가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어떤 강좌가 열리는지는 가까운 주민센터, 평생학습관, 노인복지관, 도서관에 문의하면 이번 학기 안내를 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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