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세를 바라보는 의사 출신 교육자가 손수 그린 그림으로 전시회를 열었다
뛰어난 솜씨보다 배움을 놓지 않는 습관이 먼저라는 점을 보여 준다
가까운 주민센터와 평생학습관 강좌 목록부터 살펴볼 필요가 있다

복지관 휴게실이나 경로당에서는 “이제 와서 무얼 배우겠나”라는 말이 자주 오간다. 그런 가운데 100세 가까운 나이에 직접 그린 그림을 모아 전시회를 연 사례가 알려지며 눈길을 끌었다. 다만 이를 타고난 재능을 지닌 일부의 이야기로만 받아들이면 핵심을 놓칠 수 있다. 새로운 배움은 대단한 실력보다 작은 첫 시도에서 시작되는 경우가 많다.

의사이자 교육자의 늦은 붓질

전시회의 이름은 “백년의 시선”이다. 건양교육재단 김희수 박사가 그린 작품을 한자리에 모은 행사로, 김 박사는 오랜 세월 의사와 교육자로 살아온 인물이다. 본업과 거리가 먼 미술이라는 분야에 꾸준히 관심을 두어 왔고, 100세를 앞둔 나이에도 작품을 손수 완성했다는 점이 주목을 받았다.

이 이야기가 전하는 메시지는 단순하다. 나이가 많다는 사실만으로 새로운 분야의 문이 닫히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평생 해 온 일과 전혀 다른 영역이라도 관심을 이어 가면 일상에 새로운 활기를 더할 수 있다. 실제로 어르신 가운데에는 젊은 시절 미뤄 두었던 그림, 악기, 글쓰기를 다시 꺼내 드는 이도 적지 않다.

전시회 수준의 실력과 배우는 즐거움은 별개다

한 사람이 이룬 성과가 곧 누구나 같은 결과를 낼 수 있다는 뜻은 아니다. 몸 상태와 생활 형편, 가용 시간에 따라 시작할 수 있는 범위는 사람마다 다르다. 전시회를 열 만한 솜씨를 갖추는 일과 배움 자체를 즐기는 일은 구분해서 볼 필요가 있다. 배우는 과정에서 얻는 성취감과 새로운 사람과의 교류는 작품의 완성도와는 별개의 가치다.

처음 무언가를 시작할 때 “과연 따라갈 수 있을까”라는 걱정이 드는 것은 자연스럽다. 이럴 때는 처음부터 잘하려는 마음을 내려놓고 짧은 강좌 하나, 하루 잠깐의 연습처럼 부담이 적은 단계부터 밟는 편이 현실적이다. 거동이 다소 불편한 어르신이라면 앉은 자리에서 할 수 있는 그리기, 손글씨, 스마트폰 익히기 같은 활동을 고를 수 있다.

동네 배움터와 스마트폰, 가족이라는 선생님

가장 가까운 배움터는 동네 주민센터와 평생학습관(지역 주민을 위한 공공 교육 기관)이다. 이곳에서는 컴퓨터와 스마트폰 사용법, 요가, 그림, 악기 등 여러 강좌가 열리는 경우가 많다. 경로당 가운데에도 건강 관리나 취미 프로그램을 꾸리는 곳이 있어 이웃과 어울리며 가볍게 참여할 수 있다.

스마트폰은 집에서 혼자 배움을 이어 가기 좋은 도구다. 손주와 영상통화를 하거나 뉴스를 읽고 좋아하는 노래를 찾아 듣는 등 자주 쓰는 기능부터 익히면 기계에 대한 막연한 거리감이 줄어들 수 있다. 낯설다는 이유로 손을 놓기보다 기능 하나를 정해 여러 번 되풀이해 보는 방식이 도움이 될 수 있다.

혼자 익히기 버겁다면 자녀나 손주에게 도움을 청하는 방법도 있다. 디지털 기기에 익숙한 젊은 가족은 곁에서 천천히 짚어 줄 수 있는 좋은 안내자가 된다. 함께 찾아보며 배우는 시간은 가족 간 대화를 늘리는 기회가 되기도 한다.

강좌 신청 전에 따져 볼 것

강좌를 고를 때는 수업 요일과 시간, 장소, 수강료, 준비물, 모집 인원을 먼저 확인할 필요가 있다. 걷기가 불편하다면 건물에 승강기가 있는지, 오가는 길이 무리가 없는지도 함께 살피는 것이 좋다. 체조나 요가처럼 몸을 쓰는 강좌라면 지병이 있는 경우 담당 의사와 미리 상의하는 편이 안전하다.

어떤 강좌가 열리는지는 가까운 주민센터, 평생학습관, 노인복지관에 전화로 물으면 일정과 신청 방법을 안내받을 수 있다. 동네 도서관이 운영하는 문화 프로그램도 함께 살펴볼 만하다. 관심 가는 분야 하나를 정하고 이번 학기 강좌 목록을 확인하는 것이 첫걸음이 될 수 있다.